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부부의 일기

바다의여신 조회수 : 3,097
작성일 : 2018-07-23 16:24:17
2018. 7. 22.

아내의 일기

저녁 내내 남편이 좀 이상하다. 
오늘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저녁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친구들과 하루종일 쇼핑을 했는데, 그 때문에 조금 늦었다고 
화가 난 것 같긴 하지만 남편이 그래서 그렇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대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좀 하자고 했다. 
남편도 그러자고 했지만 그다지 입을 열지 않는다. 
뭔가 잘못된 일이라도 있냐고 물어도 '아니'라는 말 뿐이다. 
내가 잘못해서 화가 났냐고 물었다. 
화난 거 아니라고,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란다. 

집에 오는 길에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그냥 웃어보이면서 운전만 계속했다.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도 없고 '나도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남편은 그냥 조용히 앉아 티비만 봤다. 
너무 먼 사람처럼,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우리 사이에 침묵만이 흐르자, 
나는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약 15분 후 그도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위축돼보였고 
다른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같아 보였다. 

그가 잠들자, 나는 울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가 다른 사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인생이 재앙이다. . . .


2018.7. 22.

남편의 일기

오늘 연습장 갔는데 .. 
계속 슬라이스가 난다...
이유를 모르겠다.
IP : 218.39.xxx.20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자는
    '18.7.23 4:26 PM (175.198.xxx.197)

    저렇게 단순하고 여자의 미묘한 심리나 상황을 볼 줄
    몰라요.

  • 2.
    '18.7.23 4:30 PM (223.33.xxx.184)

    이 글 펌글인거죠? 이 글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요 며칠 냉전중이라 저도 세상이 넘 답답하고
    공기가 짓누르는 듯한 느낌으로ㅡ물론 상황은
    다르지만ㅡ 힘이 든데 조금 위로 받았어요.
    감사해요

  • 3. 정답입니다
    '18.7.23 4:34 PM (211.245.xxx.178)

    가끔 남편과 아들의 단순함에 진정 우리가 같은 종이라는게 믿어지지않습니다.
    종구분을 해야할거같아요..

  • 4. 아내의 다음날 일기
    '18.7.23 4:37 PM (116.39.xxx.29)

    눈 뜨자마자 82에 접속해서 '제 남편이 왜 이러는걸까요'라고 글을 올렸다.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회사,여자,빚...

  • 5.
    '18.7.23 4:42 PM (223.33.xxx.184)

    윗글님, 넘 웃겨요. 온갖 소설이 만들어지고,,

    가끔은 남편과 같이 볼거예요 라는 글이 될 수도
    있죠.^^

  • 6. 인터넷에서
    '18.7.23 4:44 PM (223.62.xxx.215)

    남편은 이미 여자 있는걸로 판결
    그리고 아내는 매일 운다
    남편은 요즘 왜 저러지하고 잘해주려 노력한다
    아내가 기쁨의 소식을 올린다
    해피엔딩

  • 7. 바다의여신
    '18.7.23 4:49 PM (218.39.xxx.209)

    정말 이글을 읽으면서 82쿡에 올려야 겠다 생각했네요. 우리 부부도 그래요. 남편이 멍하게 딴 생각하면 난 무슨일 있나 무지 걱정하는데 결국 남편은 아무것도 아닌일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읽고 느끼게 되네요 ㅠㅠㅠ

  • 8.
    '18.7.23 7:11 PM (61.72.xxx.130)

    우리집은 왜 반대죠 ㅜ 울고싶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5244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 궁금 2018/07/23 516
835243 미션에 남창희 6 2018/07/23 1,355
835242 우석훈 박사 글 내친구 노회찬을 위하여 35 ........ 2018/07/23 7,033
835241 맞춤법 질문이요 6 맞춤법 2018/07/23 707
835240 질문) 고등학교 봉사 2 여름 2018/07/23 970
835239 현재 전력사태의 원인 7 ㅇ1ㄴ1 2018/07/23 2,699
835238 경찰이 쫙 깔린 어느 도지사의 출근길 16 쫄보 2018/07/23 4,625
835237 미시usa 4 실화냐 2018/07/23 2,888
835236 오늘 우리는 정치계의 큰 별 하나를 또 잃었습니다 3 ... 2018/07/23 913
835235 저는 왜 유럽여행이 흥미가 안생길까요?ㅠ 23 레고 2018/07/23 5,450
835234 베트남 사시거나 배트남어 하시는 분 계세요? 5 혹시 2018/07/23 1,427
835233 무로 발거스본 사용해보신분 3 계신가요 2018/07/23 4,047
835232 어느 부부의 일기 8 바다의여신 2018/07/23 3,097
835231 왠지 모르겠지만 저는 유명인 사망소식중 가장 충격이에요 27 /// 2018/07/23 16,820
835230 시폰 롱스커트 출퇴근하면서 입어도 되는 복장인가요? 11 ..... 2018/07/23 3,211
835229 이재명을 다시 5 실검에 2018/07/23 1,307
835228 거기가 어딘데....지진희씨 6 .... 2018/07/23 4,058
835227 이영애는 입술이랑 눈동자가 매력인듯해요 3 zz 2018/07/23 3,454
835226 부모님 모시고 가기 좋은 서울근교 여행지 추천해주세요 2 ㅇㅇ 2018/07/23 1,815
835225 정말 내살은.. 1 2018/07/23 697
835224 노회찬의원 생각할수록 불쌍해요ㅠㅠ 26 ㅇㅇ 2018/07/23 6,299
835223 변기 교체 비용 얼마인가요? 4 인테리어 2018/07/23 13,088
835222 고창 주꾸미 미끄럼틀은 세금으로 만든 괴물 일까요? 4 ..... 2018/07/23 1,199
835221 풀버전] 김의성 주진우 스트레이트 15회 - 추적 삼성과 금융위.. 4 어제 못보신.. 2018/07/23 842
835220 정조 의무 위반은 위법행위입니다 5 oo 2018/07/23 1,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