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 부모님 농사 이야기~ 길어요ㅎㅎ

.. 조회수 : 1,650
작성일 : 2018-07-20 14:38:59

저희 부모님이 시골에서 과일농사를 하세요~

첨에 과일 농사를 하신다길래 맛있는 거 실컷 먹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그냥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새콤한 과일입니다ㅎㅎ 저는 1년에 2,3개 먹을까 말까..

무튼 하우스에서 재배하는데, 처음 재배 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아서 올해 3년차입니다.

이 과일은 아직 유기농은 없는 것 같고 무농약이 10~20% 정도, 나머지는 관행농업인데요

사실 무농약이라고 해서 높은 가격을 받고 팔지는 못해요.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반해 무농약이다 보니 키우기는 참 번거롭고 힘이 들어요.


무농약은 1년 마다 재인증을 받는데요

인증센터에서 와서 하우스 안에 흙도 여러군데 퍼가고

물도 퍼가고 과일도 가져가고 이래저래 가져가서 몇 십가지 검사를 해요.

목록을 보니 토양검사 수질검사 과일검사 뭐 많더라고요.

매일 쓴 1년치 작업일지도 같이 제출하고요~

평소에도 부모님은 옆에 있는 벼농가에서 농약이라도 치는 날에는

혹시 모를 농약 성분이 날아올까봐 하우스를 전부 닫으면서 관리를 하세요~


풀약 한번 치면 없어질 잡초도, 제초제를 못치니 몇 시간씩 쭈그려앉아 직접 뽑으시고..

나무가 병이나 해충이 생겨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친환경 전용 농약이 있지만 말이 농약이지 사실 천연물질, 미생물로 만든 기피제 같은 거예요.

그러니 무농약, 유기농 재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을 받았겠지용

이런 농약은 일반 농약보다 효과가 한참 떨어집니다.

근데 가격은 또 비싸요ㅎㅎ


부모님이 재배하는 과일은 비료가 별 필요가 없어서 안 하는데요,

가끔 무농약은 농약만 안 치고 비료는 엄청 하는 줄 아는 분이 계셔서ㅜ.ㅜ

물론 그런 농가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작물 자체가 비료도 적당해야지,

많이 주면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에 마구마구 줄 수가 없어요~

뭣보다 비료값이 비싸요ㅎㅎ 또 그 넓은 땅에 다 줄 시간도 노동력도 부족하고요~


이번에 저희 하우스에는 예상치 못한 총채벌레가 생겨서 비상이었는데요

농업기술원에 갔더니 앞에 있는 고추하우스에서 날아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거기 박사님이 관행농 같으면 그냥 약 몇번 뿌리면 끝나는데..

친환경 재배는 총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혹시 철학이 있으셔서 친환경 하는지 물으시더래요.

친환경 농사 골병든다고요ㅎㅎ


그래도 부모님이 꼼꼼하게 친환경 약 뿌려주고 잘 관리한 덕에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진짜 한 해 농사 망치는 줄 알았거든요. 부모님도 기술원에서도..

근데 한 고비 넘기니 이번엔 또 폭염이 걱정이네요~

하우스 안은 40도라.. 부모님이 과일이 잘 안 크는 거 아닌지 걱정이 많으세요.

세상사 쉬운 게 없지만 농사는 참 인력으로 안 되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하늘님이 도와주셔야 가능한 일ㅎㅎ


그냥 이 더위에 고생하는 부모님 생각이 나서 한번 써봤어요~

부모님 걱정 그만 하시게 폭염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혹~시나 홍보냐고 하실까봐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 하우스는 아직 수확철이 아니고요^^;

수확을 해도 자O드림, 마O컬리, 기타 유통업체에 납품이 대부분입니다요..)


모두 건강한 여름 나세요~~


IP : 203.226.xxx.18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사
    '18.7.20 2:46 PM (175.115.xxx.31)

    과일 먹을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겠어요.
    나이들면 농사 짓는 일이 꽤 보람이 있나봐요.

  • 2. oo
    '18.7.20 2:48 PM (218.38.xxx.15)

    와 원글님 부모님 이 더위에 애쓰시는 모습 생각해봤어요
    정말 뜻대로 안되는 것이 농사지요 텃밭 손바닥만한것만 할래도 어려운데 말이죠
    원글님 부모님과 그 새콤한 과일 모두 건강하게 여름 나시길 기도합니다^^

  • 3. ..
    '18.7.20 3:14 PM (223.39.xxx.117)

    감사님, oo님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부모님은 힘들긴 해도 과일 달린 거 보면 참 예쁘고 보람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두 분도 여름 시원하게 보내세요~

  • 4. 전 텃밭에
    '18.7.20 4:08 PM (121.173.xxx.20)

    몇가지 심어 남편이 주말만 관리하는데 엄청난 노동력이 들어가요. 잡초에 병충해에 ㅠㅠㅠ

    사먹는게 싼데 그래도 내가 가꿔 먹는거에 의미를 두기에.

    정말 농사란 힘든거에요.

  • 5.
    '18.7.20 5:16 PM (58.140.xxx.174) - 삭제된댓글

    좋으신부모님이세요 고생하신 만큼 제값받아서 부자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42267 허벅지 지방의 답은 뭔가요 11 익명1 2018/08/09 3,945
842266 유니스트 대학 어떤가요? 16 and 2018/08/09 6,895
842265 얄궂은 인생 1 .. 2018/08/09 996
842264 김진표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 18 .. 2018/08/09 978
842263 오늘 한예슬이 신고나온 구두 어디건가요? ㅇㅇㅇㅇㅇ 2018/08/09 707
842262 아기상어 노래에 귀춤추는 시베리안 허스키 보세요 7 귀염 2018/08/09 2,434
842261 프듀48 재밌나요? 5 ㅇㅇ 2018/08/09 1,369
842260 지금 비오는 곳 있나요? 2 .. 2018/08/09 392
842259 강마루 강화마루 폴리싱타일, 바닥 잘 아시는 분~! 9 ... 2018/08/09 5,772
842258 블랙코미디 같은 찢묻은당 3 아이고 배야.. 2018/08/09 501
842257 제가 보낸 문자를 상대방이 본건지 안본건지 ?ㅜ 6 지혜를모아 2018/08/09 2,581
842256 멍멍들 외부기생충 방지. 어떻게하세요? 7 댕댕 2018/08/09 748
842255 경남창원인데 비 막 들이붓네요 12 nake 2018/08/09 2,881
842254 앞 목부분이 벌겋게 되고 가렵네요. 2 모래성 2018/08/09 1,311
842253 서울 및 지방도 살기좋은 부촌이라 불리는 곳은 집값.... 3 .... 2018/08/09 2,422
842252 사놓고 안쓰는 대표물건 - 캡슐머신 29 ㅋㅋㅋ 2018/08/09 5,801
842251 번화가에 나가면 다들 키큰 남자들 뿐이던데.. 33 이미도 2018/08/09 9,078
842250 마지막 모계사회 ‘모수오족’…사라지는 전통 4 ........ 2018/08/09 1,638
842249 호텔 인원기준 2인 너무 짜증나요. 22 엄 마 2018/08/09 15,966
842248 대통령 지지율을 보고. 18 ... 2018/08/09 2,553
842247 편의점하면 90년대에 슬러쉬 생각나는분 없으세요..?? 12 ... 2018/08/09 2,668
842246 집집마다 아마도 사놓고 제일 안 쓰는 물건은 13 ㄹㄹㄹㄹ 2018/08/09 6,623
842245 성남시민들이 sbs를 제소 한다는데 33 .. 2018/08/09 3,088
842244 거제왔어요..까페 추천.. 5 거제 2018/08/09 1,281
842243 혼자해본 것중에 가장 부끄러웠던 경험은 뭔가요? 27 ㅇㅇ 2018/08/09 9,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