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작년 이맘때

구사일생 조회수 : 455
작성일 : 2018-07-14 13:08:38
제가 건강한거 자부하면서 사는 사람인데
작년 이맘때 사고로 죽을 뻔하다가 겨우 살아났어요.
건강해서 오래 살거 같은 나도 이런 일로 갑자기 죽을 수 있구나 해서 놀랬었고
우리 가족 모두 커다란 충격에 빠져서 한동안 힘들어했어요.

지난 1년간 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었나 되돌이켜보니
내가 그때 사고로 죽었다면 지난 1년 간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을 나 없이 이겨내기 힘들었겠다 싶고
또 넘넘 기쁜 일들도 있었기에 그런 일을 나와 함께 나누지 못한다면 슬펐겠다 생각했어요.

좋은 것이라는게 언제든 갑자기 이별할 수 있다는 거 생각하면 사람이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데
사람은 참 너무 어리석은 존재라서 내가 누리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잊기 십상이죠.
오늘 아침에도 남편에게 잔소리 하고 출근했네요.

저는 토요일에도 출근하고 남편은 토, 일 모두 쉬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시간이 넉넉치 않길래 빨리 아침먹고 가야 하는데
남편이 일어난 기척이 없었어요. 그냥 나 혼자 아침차려먹고 가야겠다 생각했거든요.
안방에 들어가보니 남편이 일어났길래 아침 먹자 했어요.
남편이 아무 답이 없어서 그냥 나 혼자 먹을까 했더니 같이 먹자고 해요. 
제가 다시 부억에 가서 아침 차리고도 남편이 나오지 않아서 몇번이나 불렀거든요. 
겨우겨우 뒤늦게 나와서 식탁에 앉으니 이미 제가 조금 늦었다 싶더라고요.

언제나 설거지는 남편이 하는거라서 저는 서둘러 출근준비하는데
침대 옆 탁자에 남편이 귀지를 또 파놓은게 있더라고요.
우리 남편이 정말 매일매일 귀지를 파요.
멀쩡한 귀를 맨날 후비고요. 
남들하고 얘기 하다가도 귀를 후벼요. 정말 못살아.. 
남편이 설거지 마치고 안방에 들어와서 내가 그랬어요.
도대체 왜 귀지는 맨날 파느냐고, 파더라도 휴지에 싸서 그때그때 버려야지 탁자에 이게 뭐냐고..

남편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휴대용 진공청소기 가져와서 웅~~ 다 빨아들이더라고요.
난 간다.. 이러고 그냥 나왔어요.
사실 우리는 누구고 먼저 집 나가는 사람이 뺨에 뽀뽀 해주고 나가는데
제가 오늘은 남편이 너무 미워서 해주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출근하면서 생각해보니
이것도 작년에 내가 죽었다면 남편 귀지뿐 아니라 코딱지도 반가울텐데 싶었어요.
사람은 늘 자기가 누리는거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생존 1년 주기에 다시 새겨봅니다.

그래도 여보.. 귀는 좀 그만 파자..

IP : 220.83.xxx.18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7.14 4:42 PM (211.41.xxx.16)

    생활이 묻어난 글 잘 읽었습니다^^
    귀지는 좀 더럽ㅎㅎ
    건강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1950 지금 벽걸이 에어컨 사면 늦을까요 8 .. 2018/07/15 2,111
831949 조개관자로 미역국 끓이면 맛있나요? 10 .. 2018/07/15 1,930
831948 저희 엄마는 싸이코패스 였을까요? 63 궁금 2018/07/15 29,629
831947 뜻하지 않은 친절에 어제, 오늘 기분이 좋네요. 별일 아닌데 혼.. 7 웃음 2018/07/15 2,435
831946 겉으로 그럴 듯해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닌데 4 .... 2018/07/15 1,995
831945 이통3사, 5G 통신장비 선정 '삼성' 유력..'화웨이'는? 2 샬랄라 2018/07/15 772
831944 제주신라 처음 가요. 이건 꼭 하고 와라 추천해주세요^^ 8 이제야아 2018/07/15 2,850
831943 서울 8,9억 정도 30평대 17 2018/07/15 4,569
831942 프랑스 유학 중인 사람에게 갖다주면 좋을 것? 14 질문 2018/07/15 1,899
831941 장보기는 인터넷장을 보세요 17 무난 2018/07/15 5,569
831940 미국 실용생활영어 글 좀 찾아주세요. 7 오래전 게시.. 2018/07/15 1,108
831939 홍성에 애들이랑 시간보낼곳이? ㅇㅇ 2018/07/15 685
831938 펑합니다 30 이럴경우 2018/07/15 4,642
831937 이런 사람 드물죠 2 달.. 2018/07/15 1,129
831936 다들 남편이랑 사이좋으신가요? 17 ... 2018/07/15 5,712
831935 이란(?)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9 스냅포유 2018/07/15 1,067
831934 디자이너 이름이 기억이 안나요 5 내 머리속에.. 2018/07/15 952
831933 샴푸펌핑 5번 한다고 글썼었어요 (조언 실행완료) 13 82최고 2018/07/15 5,122
831932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기적인 인간을 봤네요 10 이기적인 2018/07/15 3,950
831931 ㄴㄱㅇ나오는 라디오방송듣다가 ... 2018/07/15 649
831930 시댁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니 남편도 꼴보기 싫어요. 8 .. 2018/07/15 4,335
831929 고층 아파튼데 에어컨 절전모드로 하루종일 돌리구있어여 ㅠㅠ 8 20평대 소.. 2018/07/15 10,491
831928 문재인, 그 자신이 적폐 25 .... 2018/07/15 3,012
831927 미스터 선샤인? 이거 보시는 분들 26 끌어 왔어요.. 2018/07/15 6,654
831926 우렁강된장에 밥 비벼먹고 한끼 해결.. ㅎㅎ 쉽고도 맛있네요~!.. 2 ㅎㅎ 2018/07/15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