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

유년기 기억 조회수 : 893
작성일 : 2018-06-20 15:39:41

알쓸신잡 시즌 1 몇 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사도세자와 영조 얘기가 나온 편이었어요.


유년기에 작고 소소한 좋은 기억들이 많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힘든 시기가 와도 어려서 좋았던 기억이 행복으로 남아


고난을 잘 견뎌내고 살아나간다면서 각자 어려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얘기했던 장면이 있었어요.


참 공감이 갔던 대목이었든요.. 일찍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고, 그 뒤엔 매사 부정적이고, 냉정했던 어머니 밑에서


정신적으로 참 힘들었어요.  남편없이 자식 키우느라 너무 힘들었던 어머니를 이제는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원망하면서 크기도 했어요.


그때마다 겨우 8년간이었지만, 아버지가 주셨던 사랑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제가 긍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것 같아요.


엄마 안계실때 밥 차려주시면서 어린 동생들 무릎에 앉혀놓고 반찬 얹어주시고, 자식들 밥상에 흘린 밥, 반찬


아버지가 다 드시면서, '엄마가 해준 밥보다 아빠가 해준게 더 맛있지? ' 하시면서 웃던 아버지


한여름 어느 공원에 놀러가서 '00야...사진 찍어줄테니까 마음에 드는곳에 가봐...' 라며 사진찍어주시던 아버지


자식들이 떼쓰고 울어도 항상 웃으면서 달래고, 자상하게 타이르던 아버지 모습..꽃과 나무를 좋아하셔서


지금도 친정집 앨범에 보면 각종 꽃과 함게 사진 찍은 아버지 모습, 엄마 속옷까지 사서 챙겨주시고,


같이 살던 외할머니, 이모한테까지 늘 신경쓰고 잘해주셨어요.


아버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 친구분들 20년 넘게 아버지 제사때마다 찾아오셨고, 외할머니는


세상에 니 아버지같은 사람은 없었다고...얼마나 사람들한테 잘하고...너 태어나자마자 하늘에서 떨어졌나..


맏딸이라고 이뻐해도 그렇게 이뻐할수가 없었다네요.  거기다 돈도 잘 버셔서 어머니는 정말 편하게 사셨대요..


아버지가 남긴 재산 사기당하고 장사 2번해서 다 실패후 단칸방에 살면서, 기초수급자로 살기도 했지만,


한 번도 좌절을 해보진 않았어요.  결혼해서도 고된 시집살이, 사업실패로 몇 억의 빚더미에 올라서 살아도


부정적으로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서 이겨내야겠단 생각으로 살았어요.


남편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때도 다독여가면서 사니, 남편이 이렇게 당차고 씩씩할줄 몰랐다고 하대요.


아마도..아버지가 어려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이 제가 힘들때마다 버티게 해준 힘이었던것


같아요. 지금은 그 빚 다 갚고, 분가도 했고, 잘 살아가고 있어요.


오늘따라 아버지가 참 그립네요...





IP : 124.53.xxx.8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8.6.20 3:40 PM (124.53.xxx.89)

    알쓸신잡 시즌 2였네요..

  • 2. ㅇㅇ
    '18.6.20 4:03 PM (218.152.xxx.112)

    저도 어렸을때 아빠랑 좋았던 추억이 많아요
    지금 나이드시고 세상 풍파에 성격이 옛날이랑 많이 달라지셨지만
    어렸을때 정말 따뜻하고 자상하고 헌신적으로 날 위해 무엇이든 해주는 아빠였거든요
    아빠 쉬시는 날 외가일로 바쁜 엄마대신 아빠랑 둘이 고궁이며 놀이공원이며 극장이며 놀러 다녔던 것도 생각나고
    어렸을때 좋았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영향이 있는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모두의 천덕꾸러기가 되었지만ㅋㅋ 만일 나에게 좋은 면이 있다면 자랄때 그건 가족과 주위 사람등에게 받은 사랑 때문인것 같아요

  • 3. 어쩌면
    '18.6.20 6:18 PM (124.53.xxx.131)

    한 개인이 일생을 살면서 받게 되는
    사랑도 미움도 복도 불운도 일정량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4274 지난달 감리위에서 8명中 7명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 5 아야어여오요.. 2018/06/20 825
824273 당선된 자한당 시의원이 투표장에 저렇게 들어왔네요 3 부산에서 2018/06/20 1,091
824272 '#미투' 확산시킨 최영미 시인 '성평등상' 받는다 3 oo 2018/06/20 689
824271 홍천쪽 펜션이나 숙소 추천해주세요 1박2일 2018/06/20 665
824270 문프 대통령 인수위 30명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수위 100명 ㅋ.. 20 ........ 2018/06/20 2,400
824269 기름없이 후라이팬에 만두 구워먹을 수 있네요. 4 꿀맛 2018/06/20 4,297
824268 긴장하면 몸굳고 말빨라지고 떠는거 못고치나요 20 ㅇㅇ 2018/06/20 3,106
824267 파리계시는 회원님들 요즘 날씨 어떤가요? 3 덥나요 2018/06/20 635
824266 간호조무사는 학벌이 좋아도 취업하는데 문제가 안되나요? 7 .. 2018/06/20 3,501
824265 주변에 이거해서 돈많이 벌었다! 하는거 뭐있나요? 10 여행이 2018/06/20 4,262
824264 Fornite 게임 아시는 분 2 Fornit.. 2018/06/20 554
824263 매미나 귀뚜라미 소리.. 왜 운다고 하죠? 5 웃고싶다 2018/06/20 811
824262 토요일에 오는 조카 둘 데리고 뭘 할까요? 4 .. 2018/06/20 815
824261 저만의 이것저것 꿀팁 103 마샤 2018/06/20 21,705
824260 제가 유아기 애착형성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17 .. 2018/06/20 3,618
824259 나보다 더 내성적인 사람 5 성격 2018/06/20 1,998
824258 나물말리기 해보신 분 3 어려 2018/06/20 731
824257 영덕에 대게 요즘 가격어떻게하나요?? 2 ?? 2018/06/20 1,433
824256 중고거래에서 '찔러보기' 라는 말. 7 .. 2018/06/20 4,304
824255 억대 합의금 받으면 세금 내나요? 2 ^^ 2018/06/20 1,809
824254 꿀단지일보와 꿀단지마켓의 비밀 8 또릿또릿 2018/06/20 917
824253 주식 거래 질문이요 3 주식 초보 2018/06/20 1,050
824252 팀간 문제가 심각한데 팀장이 회피합니다ㅜㅜ ........ 2018/06/20 968
824251 경력 거의 없는 30대 초반 구직자인데 통신사 상담사는 어떤가요.. 6 .. 2018/06/20 1,556
824250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선위 3차회의…회계처리 고의성 판단 17 ........ 2018/06/20 1,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