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

유년기 기억 조회수 : 840
작성일 : 2018-06-20 15:39:41

알쓸신잡 시즌 1 몇 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사도세자와 영조 얘기가 나온 편이었어요.


유년기에 작고 소소한 좋은 기억들이 많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힘든 시기가 와도 어려서 좋았던 기억이 행복으로 남아


고난을 잘 견뎌내고 살아나간다면서 각자 어려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얘기했던 장면이 있었어요.


참 공감이 갔던 대목이었든요.. 일찍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고, 그 뒤엔 매사 부정적이고, 냉정했던 어머니 밑에서


정신적으로 참 힘들었어요.  남편없이 자식 키우느라 너무 힘들었던 어머니를 이제는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원망하면서 크기도 했어요.


그때마다 겨우 8년간이었지만, 아버지가 주셨던 사랑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제가 긍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것 같아요.


엄마 안계실때 밥 차려주시면서 어린 동생들 무릎에 앉혀놓고 반찬 얹어주시고, 자식들 밥상에 흘린 밥, 반찬


아버지가 다 드시면서, '엄마가 해준 밥보다 아빠가 해준게 더 맛있지? ' 하시면서 웃던 아버지


한여름 어느 공원에 놀러가서 '00야...사진 찍어줄테니까 마음에 드는곳에 가봐...' 라며 사진찍어주시던 아버지


자식들이 떼쓰고 울어도 항상 웃으면서 달래고, 자상하게 타이르던 아버지 모습..꽃과 나무를 좋아하셔서


지금도 친정집 앨범에 보면 각종 꽃과 함게 사진 찍은 아버지 모습, 엄마 속옷까지 사서 챙겨주시고,


같이 살던 외할머니, 이모한테까지 늘 신경쓰고 잘해주셨어요.


아버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 친구분들 20년 넘게 아버지 제사때마다 찾아오셨고, 외할머니는


세상에 니 아버지같은 사람은 없었다고...얼마나 사람들한테 잘하고...너 태어나자마자 하늘에서 떨어졌나..


맏딸이라고 이뻐해도 그렇게 이뻐할수가 없었다네요.  거기다 돈도 잘 버셔서 어머니는 정말 편하게 사셨대요..


아버지가 남긴 재산 사기당하고 장사 2번해서 다 실패후 단칸방에 살면서, 기초수급자로 살기도 했지만,


한 번도 좌절을 해보진 않았어요.  결혼해서도 고된 시집살이, 사업실패로 몇 억의 빚더미에 올라서 살아도


부정적으로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서 이겨내야겠단 생각으로 살았어요.


남편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때도 다독여가면서 사니, 남편이 이렇게 당차고 씩씩할줄 몰랐다고 하대요.


아마도..아버지가 어려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이 제가 힘들때마다 버티게 해준 힘이었던것


같아요. 지금은 그 빚 다 갚고, 분가도 했고, 잘 살아가고 있어요.


오늘따라 아버지가 참 그립네요...





IP : 124.53.xxx.8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8.6.20 3:40 PM (124.53.xxx.89)

    알쓸신잡 시즌 2였네요..

  • 2. ㅇㅇ
    '18.6.20 4:03 PM (218.152.xxx.112)

    저도 어렸을때 아빠랑 좋았던 추억이 많아요
    지금 나이드시고 세상 풍파에 성격이 옛날이랑 많이 달라지셨지만
    어렸을때 정말 따뜻하고 자상하고 헌신적으로 날 위해 무엇이든 해주는 아빠였거든요
    아빠 쉬시는 날 외가일로 바쁜 엄마대신 아빠랑 둘이 고궁이며 놀이공원이며 극장이며 놀러 다녔던 것도 생각나고
    어렸을때 좋았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영향이 있는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모두의 천덕꾸러기가 되었지만ㅋㅋ 만일 나에게 좋은 면이 있다면 자랄때 그건 가족과 주위 사람등에게 받은 사랑 때문인것 같아요

  • 3. 어쩌면
    '18.6.20 6:18 PM (124.53.xxx.131)

    한 개인이 일생을 살면서 받게 되는
    사랑도 미움도 복도 불운도 일정량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9332 다들 사주 잘 보는 곳이라는 데를 어떻게 알아서 가시나요? 5 근데 2018/07/03 2,587
829331 이력서 작성시 자영업 경력을 적기도 하나요? 3 .. 2018/07/03 2,834
829330 집밥메뉴 좀 봐주세요 6 ㅇㅇㅇ 2018/07/03 1,595
829329 어제 경락 전신 마사지 받았는데 오늘 몸이 피곤하네요. 1 .. 2018/07/03 2,394
829328 일제강점기 그린 웹툰 '곱게 자란 자식' 완결되었네요. 8 루나레나10.. 2018/07/03 1,536
829327 시야에 검은점이 돌아다녀요 20 oo 2018/07/03 7,497
829326 박창순 도의원, 도찢사 광고 감사자료 요청한다고 답변옴 18 혜경궁밝혀라.. 2018/07/03 1,483
829325 40대초반 단발머리 스타일요. 1 고민입니다... 2018/07/03 3,322
829324 코스코 제빙기 괜찮나요 2 얼음 2018/07/03 984
829323 52시간 근무 7 지금은 2018/07/03 1,223
829322 LDl145, 총콜레스테롤 219면 높은편인가요? 3 칼카스 2018/07/03 4,976
829321 여름빨래 과탄산소다,구연산, 베이킹소다, 식초 혼란스러워요ㅠㅠ 11 `` 2018/07/03 11,294
829320 왜 따라하지, 먼저하지... 30 marco 2018/07/03 5,899
829319 중등, 고등 영어 문법 과외비좀 여쭤봐요. 과외슨생 2018/07/03 1,624
829318 급질) 마약계란요, 계란 반 잘라서 담그면 어때요? 6 요리 2018/07/03 2,171
829317 진돗개7살인데 이빨이 하나씩 빠지네요 4 호롤롤로 2018/07/03 1,464
829316 체지방 40 7 인바디인바디.. 2018/07/03 2,515
829315 윤손하 아들 vs 재벌집 손자, 폭행 가해자 명단에서 빠진 A군.. 2 ㅇㅇ 2018/07/03 4,237
829314 수영장에서 참견하는 아주머니 46 수영 2018/07/03 7,745
829313 저는 몸살이 등으로 오네요 3 죽겠다 2018/07/03 1,269
829312 지금 실시간 태풍상황이 어떠신가요? 10 ........ 2018/07/03 2,101
829311 부정맥엔 심장Ct랑 초움파중 뭐가 좋을까요 13 ... 2018/07/03 2,998
829310 4인가족분들 선풍기 각각 1개씩 있으신가요? 36 2018/07/03 3,211
829309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소고기 사보셨어요? 12 현현 2018/07/03 6,865
829308 다이어트 두달 후기입니다.. 21 ........ 2018/07/03 7,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