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막내 동생뻘이던 단골 가게 사장...

기원 조회수 : 3,897
작성일 : 2018-05-28 18:06:07
그를 안 지는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제 손목의 노란 팔찌를 보며 자기도 그런 팔찌 있다고 보여줘서 반가워서 보니 제가 아는 팔찌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불굴의 암을 이겨낸 랜스 암스트롱을 상징하는 팔찌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찬 팔찌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아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렇게 그가 파는 구운 김에 우리 가족까지 입맛이 길들며 단골이 되어갔습니다. 어렴풋이 그가 암스트롱처럼 투병 중인가 보구나 느꼈지만,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가게를 접고 생활의 반경이 그 시장을 벗어나자 잘 가게 되지 않았습니다.
오늘따라 그 김이 생각나서 간만에 시장에 들렀는데 그 가게에 다른 업종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불안한 심정으로 바로 옆 이불 가게 아줌마에게 물어봤더니 아줌마는 제 손을 잡고 "그 사장 이제는 올 수 없는 곳으로 갔어. 오늘이 벌써 49재야. 그런데 암으로 간 거는 아니고 장례식장 갔다가 근처 찜질방에서 하루 묵고 오려다 거기서 심장마비로 갔어."라고 하셨습니다.
가게 접고 나서 그에게 '백수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열심히만 살고 한 번도 백수인 적 없었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단지 단골 손님에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막내동생뻘인 김구이 사장의 죽음에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충실하게만 살다가 50도 안 된 나이에 어느 낯선 곳에서 가족도 없이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그의 명복과 남은 가족들에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부디 다른 세상에선 평안과 행복이 늘 함께 하길...
IP : 211.36.xxx.4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5.28 6:30 PM (121.165.xxx.7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 2.
    '18.5.28 6:36 PM (220.79.xxx.102)

    자주 가던 가게 주인이 어느 날 하늘나라로 갔다면 정말 황망할것 같아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음..
    '18.5.28 6:42 PM (211.223.xxx.123)

    님의 안타까움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이건 말 해야 할 것 같아서 쓰는데
    영면하시길..이란 말은 없어요.
    영면=죽음, 사망 이라는 뜻이고

    굳이 영면하시길. 이라고 말하면 죽으세요. 이뜻이에요.
    명복을 빕니다 라거나
    편안히 잠드시길 이라거나.

  • 4. 그렇군요
    '18.5.28 7:15 PM (211.36.xxx.45)

    기사에도 자주 그런 표현이 나와 마음을 담아 표현했는데 어느짝에도 쓸모없는 언론이네요.

  • 5. snowmelt
    '18.5.28 7:22 PM (125.181.xxx.34)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 6. 저도
    '18.5.28 7:41 PM (58.120.xxx.80)

    저희동네가 먹거리업체들의 정글인데 수년째 알짜배기 넓은 매장을 운영하는 곳이 있었어요. 여자사장님. 아이템이 아이들데리고 밥먹고오기 딱좋은..메뉴도 많고 여러가지가 동네에서 잘될수밖에 없는.
    근데 어느날 문을 닫았고 상중 이라는 종이만 이주일 넘게 붙어있더라구요. 오다가다 매장안을봤는데 한낮 불꺼진 매장 안에 남자들이 앉아 회의같은걸 하는듯한....
    거기 늘 열심이시던.. 50대 여사장님이 아무래도 돌아가신것 같았어요. 그러고는 한 한두달째 즈음 다른데가 들어오더라구요 .

  • 7. ㅇㅇ
    '18.5.28 8:38 PM (117.111.xxx.147)

    글에서 안타까움과 허망함이 그대로 느껴져요.
    알던 사람이 그렇게 되었다는데서..사람의 정이라는게 더
    그런거 같아요. 저도 그 분이 편히 쉬시기를 빕니다.

  • 8. ..
    '18.5.28 9:52 PM (119.197.xxx.24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9.
    '24.7.26 4:25 AM (221.138.xxx.139)

    영면을 기원하면 안되겠죠.
    기원이 아니라 “영면에 들다“ 라고 쓰입니다.
    또한,
    어느짝 아니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5848 시원하고 효과좋은 파스 추천 부탁드립니다. 10 효녀 2018/05/28 2,049
815847 주변 지인 중에 기레기들 있나요? 16 ... 2018/05/28 2,212
815846 문프청원.187900입니다.20만 갑시다! 7 달이차오른다.. 2018/05/28 1,332
815845 홍준표 아가리 청원입니다....ㅋㅋㅋ 37 ..... 2018/05/28 3,885
815844 혹시 사골육수 분말로 된거 괜찮은거 추천 좀.. 3 .. 2018/05/28 935
815843 선풍기 추천 부탁드려요 3 선풍기 2018/05/28 1,211
815842 중형차 추천좀 해 주세요. 12 자동차 2018/05/28 1,891
815841 푸틴 번역기.jpg 6 ㅋㅋㅋ 2018/05/28 2,342
815840 비밀의숲 보신 분들 내용이 박진감 넘치고 진지한가요 10 . 2018/05/28 2,604
815839 리조트, 콘도 회원권 1 리조트 2018/05/28 983
815838 하모니카를 배워보려고 하는데요?? 1 50초 2018/05/28 626
815837 대학 현역 정시로 보내신분 경험담 듣고싶어요 16 ... 2018/05/28 4,676
815836 과장 서기관 사무관 차이가 뭐에요? 10 중앙부처 2018/05/28 4,304
815835 초1 친구들 무리에 끼질못해요 6 바다 2018/05/28 2,568
815834 바지 스키니 말고 무슨 바지 입을까요? 9 .. 2018/05/28 2,444
815833 집이 있는데 하나 더 사면 세금 많이 내나요? ... 2018/05/28 2,032
815832 (속보)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국회 본회의 통과 19 세우실 2018/05/28 1,637
815831 거문오름 오를때 신발과 옷차림? 5 미즈박 2018/05/28 3,147
815830 이읍읍은 왜 그렇게 불리게 된건가요????? 5 보람 2018/05/28 1,801
815829 막내 동생뻘이던 단골 가게 사장... 9 기원 2018/05/28 3,897
815828 27개월 영어 학습 조언 부탁드려요.. 14 영어 2018/05/28 1,951
815827 한국당, 약속 깨고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 '보이콧'하기로 21 지구밖으로 2018/05/28 3,116
815826 컴퓨터 프로그래밍 인강으로도 배울수 있을까요? 4 도와주세요... 2018/05/28 1,047
815825 정말 꽝이네요 대기업이라 샀더니 8 코디 마스크.. 2018/05/28 4,116
815824 장난감세척 봉사하려고 신청한다는데 힘들지않나요? 3 고등 봉사 2018/05/28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