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탔는데, 정말 엘베 없는 역에서 신랑과 둘이 끙끙대며 유모차를 들어올렸는데 평소에는 둘이 달랑달랑 걷던 그 길이 그렇게 멀더라구요.
잠깐 3개월 쉬었다가 나왔을 뿐인데 그 사이에 연말에 받는 고과는 바닥깔아서 승진도 안되고, 연봉인상도 안되고,
(그건 그렇다 칩니다.)
정말 좋은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는 제가 인수인계하면서 넘긴 후배가 받아갔구요 : ) (이건 그 친구 운인가봐요)
저는 돌아왔는데 그냥 이제는 모든 게 싫고 의욕이 없어졌어요.
아이 낳고 산후 우울증도 있어서 너무 힘들었는데 집에 있어도 힘들었고, 회사 나와도 힘들고. 마음 어디 둘 한 곳이 없어서 내내 우울해요.
아이 낳기 전엔 회사도 좋았고 커리어도 잘 쌓았고 내 인생이 참 좋구나.. 했었는데 아이 낳으면서 그냥 싹 망가져 버린 느낌이네요. 이런 건줄 미리 알았더라면 아이를 낳지 말걸 후회도 했었고. 전 아이 낳기 전에 인생이 너무 행복했어서 그런가봐요. (전 뭔가 하면 실패가 없었어요. 집안 환경도 좋았고, 지금도 일 하지 말고 쉬어도 되지만.. 그만두고 나면 진짜 마음이 너무 헛헛해질 것 같아서 회사 나왔는데 요즘은 관둘까도 고민해 봅니다.)
언젠가 이런 시간이 가고 또 다시 예전처럼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으네요.
그냥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날이 너무 좋아서 한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