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여자라서 그런지, 여조카 입장은 이해가 되는데
별로 안 친한(?) 남조카 입장이 이해가 안 돼서요.
아무튼, 이런 상황인데, 둘 중 누가 잘못한 걸까요?
여자 조카 카톡을 보고 정리한 내용이에요.
나름 간략하게 정리한 건데, 대화 중에는 참 별별 이야기가 다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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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지방 거주, 결혼, 공기업 직원,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 중
여동생: 서울 거주(방 2개), 싱글, 프리랜서
오빠가 박사 과정 때문에 자주 서울에 올라와서 동생 집에 기거.
박사과정 하는 대학교와 동생 집은 지하철로 10분 거리.
휴가도 많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편이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불규칙적으로 서울에 올라오다가
최근에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규칙적으로 올라오게 됨(박사과정 말미)
이 과정 중에 생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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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언제 온다. 날짜를 확실히 말 해 달라. 날짜를 박아 달라고 여러 번 말했다.
오빠: 웬 유세냐. 서럽다.
동생: 휴가계도 미리 내고 출장계도 미리 낼 테니 일주일 전에는 스케줄 알 것 아니냐.
빨래, 청소 등 때문에 그러니 꼭 날짜를 알려 달라.
결론: 싸우기도 하고 어르기도 해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알람처럼 알려 주기로 함.
100퍼센트 지켜진 것은 아니나 그럭저럭 이 문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게 됨.
시간이 지나면서 일주일에 월화수 또는 월화수목을 두세 번 정도 올라옴.
그러자 동생이 먼저 물어봄
동생: 지금처럼 매주 세 번, 월화수 규칙적으로 올 거냐.
오빠: 그렇다.
동생: 본인 머릿속으로 그렇게 정했으면 나한테도 알려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오빠: 알았다. 6월까지 올라온다.
논문 통과 안 되면 연장될 수 있다. 그럼 더 와야 한다(언제까지라고 말 안 함)
동생: 다음 날 카톡 보냄. 예전에 일정 물어봤을 때 유세 떤다, 서럽다고 했는데
나중에라도 또 그동안 그 집 드나들면서 서러웠네, 눈치 줬네 하지 마라. 약속해라.
오빠: 약속은 못한다. 노력은 하겠다. 이게 솔직한 대답이다.
동생: 평소 오빠 성격도 알고(진중한 스타일은 아님)
예전에 서럽다, 유세 떤다 해서 여전히 그런 생각하고 있을 줄은 알았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내 욕하고 있고
앞으로 기회되면 내 욕할 것 뻔한데 내가 왜 내 욕하면서,
앞으로도 내 욕할 사람을 집에 들여야 하냐.
오빠: 알 만하다. 그래서 말 꺼낸 거구만.
6월에 논문 통과 안 되면 8월까지 가려고 했다.
상황이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매번 확실하게 날짜를 말하냐?
동생: 8월? 어제는 그런 말 안 했지 않냐.
오빠: 연장될 수도 있다고 했잖아!
동생: 말이 안 통한다. 기간, 날짜는 미리 알려 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5월 6월 매주 수요일에는 회의가 있다. 상황에 따라 날짜가 바뀌거나 안 할 수도 있다. 이런 거랑,
회의를 하기는 하는데 언제 하는지 매번 바뀌고 모르겠고... 그러면 효율이 생기냐.
바뀔 때 바뀌더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가지고 있는 게 낫지.
내 요구는 박사과정 끝나고 나서 '유세 떨었다, 눈치 줬다'는 말 하지 말라는 건데
안 하겠다가 아니라 '노력'하겠다는 거니까 오빠 본인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거다.
오빠: 유세 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