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직원 자살 그후]①"내딸을 죽게 한 건 누구입니까?"

[snowmelt]

2014년 8월 성희롱 폭로, 그리고 2년여의 따돌림과 우울증
"당번 대신 서느라 점심시간 20분..햇빛을 보고 싶다"

[편집자주] '신의 직장'이라는 한국거래소. 2016년 7월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가족은 상사에 대한 성희롱 폭로 후 직장 동료들의 험담과 따돌림에 시달린 그녀가 우울증을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겪은 2018년 5월. 우리 사회는 그녀들의 용기를 지켜줄 수 있게 됐을까. 이 3회에 걸쳐 이 사건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

http://v.media.daum.net/v/20180517060508352?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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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양종곤 기자 = 이젠 고인이 된 A씨(1980년생). 2014년 8월쯤 자신이 당한 2년 전 직장 상사의 성희롱을 회사에 알리기로 했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해외 출장에서 들은 성적 농담과 가운만 입은 채 침실로 자신을 부른 직장 상사의 행동.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용기가 그날의 기억을, 수치심을 조금이라도 지워줄 것이란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의 아버지(70)는 "회사는 감찰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딸의 말을 묵살했다, 이후 딸은 견딜 수 없는 2차 피해를 겪었다"고 했다. 폭로 이후 그녀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업무가 갑자기 없어졌다. 자신을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는 모멸감을 느껴야 했다. 자신의 업무를 대신 떠맡은 동료 직원에 대한 미안함. 그녀는 점점 위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