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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난 엄마딸인게 좋아..

뭉클 조회수 : 1,955
작성일 : 2018-05-09 15:43:22

6살까지 시터가 키운 딸이라 아직도 어른에 대한 경계가 있어 한참을 인사하는게 힘들었던 아이였어요..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도 참 힘든..

9살인 지금도 담임선생님이 인형같이 앉아만 있는 아이라고,, 집에서 말은 하냐고 할 정도...


그런아이가 안쓰럽고 미안해서 잘 못혼냈어요.. 사실 혼낼일도 많지 않았지요.. 인사하자~ 하는거 말곤..

양가에서 늘 저에게 애를 그렇게 받아주기만해서 어쩔려고 하냐, 나중에 너가 재 감당못한다.. 라는 말씀들

많이 들었고 양육방식에 대해 늘 저는 을(?)의 입장이었지요..


1학년 올라가면서 쉬게 되어 같이 있어보니 아이의 몰랐던 점들이 많이 보였고 그동안 공부에 자유롭게 생각하던

제 마음도 좀 조급해 지기 시작했어요.. 다그치기 시작했고 아이에게 전 늘 재밌고 장난꾸러기 엄마였는데 어느순간

화도 많이 내고, 소리지르기도 하는 엄마로 변해있더라구요..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예전처럼 아이를 편안하게 바라봐주기가

어려웠어요.. 윗집, 옆집, 앞집 아이들 하는게 눈에 보이고,, 소심하고 조용한 저희 아이가 뒤쳐지는 것 같은 ,,,

그동안 정말 많은 곳들로 여행다니면서 수다떨던 시간들이 좀 아쉽게 느껴지고,,,,

책보라고 다그치고,, 반성하고의 반복..

그동안 노심초사하면서 아이를 키운게 왜 그랬나 싶은 마음도 들고...


2학년이 되었고 제가 다시 일하게 되면서 아이가 혼자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저랑 그동안 통화를 하는데요,,

오늘 친구랑 같이 놀기로 했다고 하면서 허락을 맡는다고 전화해선,,

자기가 미리 생각한 동선을 시간대별로 알려주더라구요..


그러다 갑자기 저에게 엄마 지금 몇시예요? 하길래 시간을 알려줬더니,,

엄마, 나에게 이렇게 늘 알려줘서 고마워요.. 엄마는 오늘 별일 없었어요? 하고 묻는데,,

아무것도 아닌 말에,, 마음이 뭉클..


이번 연휴에 부산 시누이 댁에 여행을 다 같이 갔었는데,,

갔다와서 감사일기 쓴걸 가지고 저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남동생이 ,, 자긴 너무 ~~ 멀어서 힘들었다고 하니,, 자기는 먼것도 너무 좋은 추억이되었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났는데, 고모가 어떻게하라, 저렇게 하라, 계속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하셔서 순간속으로 너무 지루하다,

언제끝내실려나,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도 너무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부산 여행하면서 고모와 오빠들에게 고마운 것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자기가 커서 꼭 되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아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구나. 싶었거든요..


오늘 통화하는데 유독 딸아이가 어른처럼 이야기를 하네요..

웃으면서 너 오늘 말하는게 너무 어른같아서 엄마 딸 아닌 것 같아.. 그랬더니,,

나 어른 아니야,, 어른되기 싫어..


난 엄마딸인게 좋아.....   ㅜ.ㅜ




IP : 211.253.xxx.16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천사
    '18.5.9 3:56 PM (125.179.xxx.156)

    우와..이거 실화임? 예쁜 소설 아닌가요?
    애가 천사네요. 가만히 앉아있는 7살8살이 어디있나요..아무리 딸이라도 ㅎㅎ
    저런 애기는 당연히 야단칠 게 없으니 그냥 다 받아줄 수 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애기 머릿속이 넘넘 예뻐요 고 또래 애들이 친척들한테 고마워하고 생각하기도 힘들고요.
    공부도 다그치지 않아도 좋아하는 걸로 알아서 잘 할 거 같아요 잘 키워놓으면 나중에 훌륭하게 될 심성같구요
    예쁜 감수성에 착하기까지 한 따님이네요. 복받으신 듯..

  • 2. ..
    '18.5.9 3:57 PM (220.120.xxx.177)

    아이가 선한 성품인게 느껴지네요. 어쩜 말을 저리 예쁘게 할까요?

  • 3. ....
    '18.5.9 4:01 PM (175.193.xxx.134)

    전 82쿡에 이런 이야기 올라오는 거 좋더라구요.
    저도 딸 키우는데, 가끔 애가 가슴 뭉클하게 만들 때가 있더라구요.

    원글님, 정말 행복하실 듯합니다.
    아휴~ 저도 뭉클해서 제 딸에게 문자 하나 넣었어요. 사랑한다구요!

  • 4. 아휴
    '18.5.9 4:27 PM (118.33.xxx.139) - 삭제된댓글

    눈물 날정도로 이쁜 아이네요. 아이는 어른의 거울, 원글님이 좋은 분임이 틀림없어요!!

  • 5. 원글
    '18.5.9 4:59 PM (211.253.xxx.160)

    혼내시겠지만, 그 착한 성품이 어느때는 답답하고 안쓰럽고 좀 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고 그럴때가 있어요.. 살다보니,,, 착한게 흠인 세상에 살고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종종있는데,,
    저렇게 예쁜말로 엄마 마음을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미안하고 대견하고,, 안쓰럽고 그렇네요..

    윗님들말씀들으니, 정말 재촉하지 말아야겠어요...
    요즘 왜그리 책 안읽냐고 혼냈는데 말이죠....

  • 6. 어머
    '18.5.9 5:10 PM (122.202.xxx.140)

    읽다가 눈물 났어요...
    아직 어린데 감성이 남다르고 정말 이쁜아이군요. 미루어 보건데 엄마를 닮은거 같아요 ^^
    공감 능력이 탁월하니 글쓰는 쪽으로 소질도 있업봬고 괜히 제가 다 마음이 흐믓하고 기분좋아지는 글이네요. 원글님 부러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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