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29일 17:24 발행일 2018년 04월 30일 월요일 제7면
댓글 0
폰트 굴림돋움 바탕맑은고딕
수원에서 중ㆍ고등학생 20여 명이 어깨를 부딪치고 사과를 안 했다는 일을 빌미로 단 한명의 여고생을 집단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경찰과 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시30분부터 9시40분까지 약 4시간 동안 권선구 소재 A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양(17ㆍ1학년)이 A 고교생 16명, C 중학생 2명 등 18명과 영상통화로 가담한 D 고교생 3명 등 총 21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B양은 코뼈가 함몰되는 등 얼굴에 큰 상처를 입어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발단은 ‘한 달 전쯤 B양이 가해 학생 중 1명과 점심시간에 급식실에서 어깨를 부딪치고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후 B양이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까지 더해지면서 집단폭행이 벌어졌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 13일 하교하던 B양을 A 고교 인근 공사장으로 데려가 ‘큰 목소리로 사과해라’, ‘무릎 꿇고 기어라’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목격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공사장 안 컨테이너로 들어가 B양의 머리, 허리, 다리 등을 집중적으로 구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가해 학생들은 B양에게 “고개를 90도로 숙이지 않았다”며 추가 폭행을 하고, 해당 장면을 간접적으로 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에게 영상 통화로 보여주기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B양이 코뼈가 함몰된 채 피가 흘러 제대로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목소리가 작다”, “존댓말로 해라”고 압박하며 사과를 강요키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은 폭행 중간중간 실신한 B양의 옷과 화장품, 휴대폰 케이스 등을 뺏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폭행 후에는 B양과 함께 패스트푸드점으로 가 피를 닦아주면서 “우리는 앞으로 친구니까 웃으면서 보자”는 등의 행동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A 고교 측은 지난 26일 오후 5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열어 폭행 가담 정도, 반성 정도,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징계처분 조치를 내렸으며, 다음달 1일께 서면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피해자 B양 가족 측은 “사건 발생 후 학교에선 ‘어른이니까 관대하게 넘어가자’, ‘피해자도 가해자도 우리 학교 아이들’이라는 말을 했는데, 피해자 쪽에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분노하며 “가해 학생들과 부모들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만큼 현재로선 합의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젓가락에 눈에 찔린 우리 아이에게 원감은 가해아이도 소중한 학생이다 라고 말을 하더군요.
학교의 은폐,축소문제를 공론화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