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교때 성교육시간에
서민정 스타일의 순둥순둥 항상 호호 웃는 초임 양호선생님이
생명은 소중하고 낙태는 절대 안되고 여자는 자기 몸을 지켜야하고
생리는 엄마가 될 준비이다 그런걸 가르쳐주는데
제가 좀 삐딱하고 다크한 사춘기였어서...
(지금은 무난무난한 사람입니다)
나중에 오늘 교육을 들은 소감을 자유롭게 적으세요 하는데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데 참 여자는 조심할것도 알아야할 것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생리하기도 전이지만 생리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냥 불편해 보였는데
실제로는 더 불편하다는것을 알게되었다.
생리가 엄마가 될 준비라는데 난 남자친구도 없고 결혼도 안하고 싶은데
그럼 그냥 안하고 싶다. 아니면 성관계를 시작하면 그때 생리를 시작해도 될텐데
왜 굳이 이렇게나 오래 많이 하는걸까.
여자는 너무 불편하고 귀찮은게 많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자유롭게 쓰래서 썼더니
양호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과자 주면서 한 시간 내내 00야..엄마가 될 수 있다는건 축복이란다
큰 일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나중에 사랑을 하게 되면...엄마가 되고 싶을거고
우리 예쁜 00도 태어나게 해준 엄마가 있쟎니...뭐 이런 말을 지극정성으로 해주셨는데
휴....
제가 어느덧 그 양호선생님보다 많은 나이가 됐네요.
무난하게 자라 애가 둘이나 되니 양호선생님이 기뻐하시려나요 하하
아직도 그렇게 다정하고 해맑은. 뭔가 세상 어려운것없는 부잣집 딸로 교과서같은 삶만 살고 상식적인 사람만 만났을 것 같은 표정을 갖고 계실지
아님 그 뒤 험한 학교에서 저나 더 기상천외한 일진을 (그때 우리 여중은 나름 순둥순둥한 해였다고들 해요...) 만나서
저보다 더 딥다크해지고 애새끼들 잘해줘봐야 기어오르기나 한다 하며 무섭게 변한 선생님이 되었으련지
궁금하네요.....휴...
그때 뭔가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네네..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요
선생님...그래도 배란기나 생리전증후군은 아직도 싫습니다 ㅠ
저도 아주 무난무난 평범한 얼굴이지만
그래도 선생님같이 예쁘면 여자여서 겪는 많은 불편감들이 기쁘게 감수될 것 같은 인상이긴 했어요
그런것도 축복인 듯 해요 ㅎ
어딘가에 계실 선생님 곱게 나이드셨을 것 같은데 내내 예쁘시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