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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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들으면 좋을텐데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조회수 : 463
작성일 : 2018-03-23 13:26:48
마트 에스컬레이터 위...
상큼한 단발머리에 연한 화장을 한 늘씬한 여인이 전화를 받는다.
"네 어머니, 제가 일이 있어 나왔어요"
틀림없이 평소 목소리보다 몇음은 높을 것만 같은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마도 에스컬레이터라는 장소에서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았겠지만 시어머니의 전화라서 받지 않았을까 짐작 해 본다.
에스컬레이터는 어디로 피할 수도 없어서 그냥 그대로 통화내용이 노출될 수 밖에 없고,
같이 서있는 나도 어쩔 수 없이 통화내용을 알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 저희도 고구마가 있어요..."
"그래도... 아무래도 어머님이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상해서 버릴까봐..."
"그래도... 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느라 더는 못들었다.
며느리의 의사가 반영되어 안가져오기로 했는지,
시어머니의 의지가 관철되어 고구마를 받아오기로 했는지 알 수 없다.
이제 혼기에 들어선 아들이 둘인 나는 생각한다.
왜 며느리의 싫음이 시어머니에게는 전달되지 않는 걸까.
아님 모른척하는 걸까?
이제 곧 며느리를 맞아야할 나이인데도 나는 아직 며느리의 입장에 서게 된다.
싫다면 그냥 안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을까? 혹시 모르니 오늘도 한가지를 마음에 새기며 명심하게 된다.
며느리를 내 옆으로 자꾸 끌어잡다댕기지 말 것!
IP : 1.216.xxx.7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다람쥐여사
'18.3.23 2:00 PM (180.71.xxx.41)글이 참 좋습니다.
혹시 글쓰기 공부중이신건지요
아님 작가이신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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