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있는 것과는 별도로 읽다보면 내가 그 책에 빨려 들어가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같은 게 자꾸 느껴지더라구요.
읽다보면 계속 읽고 싶어서 손에서 못 떼겠는데, 한편으로는 그 두려움 때문에 자꾸 뒷걸음질치는 거예요.
스토리가 무섭다는게 아니라 작품 자체의 흡입력이 너무 강해서 나를 먹어버릴 것 같은 무서움...
올해 목표가 '토지' 완독인데요.
이거 1권 잡고 읽다가 또 그런 두려움이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책은 너무 좋아요.
등장인물이 많아서 정신없어서 맨 뒤에 등장인물 정리한 것만 먼저 읽고 시작했는데, 그것만 읽어도 머릿속에 어떤 얼개같은 것이 그려지면서 초반의 묘사들이 그 위에 살을 붙이고 디테일을 만들어가면서 평사리 동네에 제가 조금씩 조금씩 걸어들어가면서 등장인물 한명한명하고 스치듯이 마주치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아주아주 색다른 책인데요.
책을 펼치면 어떤 힘이 나를 자꾸 책속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느낌이예요.
그래서 집중해서 읽다보면 못 빠져나오고 일상생활을 전폐하고 거기서 허우적거릴 것 같아서 도저히 책장을 못 펴겠어요.
2달째 들고는 다니는데 만지작거리기만하지 정작 읽지는 못하고 있어요.
이런 무시무시한 책이 다 있나 싶어요.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