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시사가 예능보다 흥미진진하며,
언제까지 내부총질러가 드라마의 반전보다 극적일런지.
시사때문에 오랜동안 잊었던 예능
제껴놓았던 무한도전의 토토가 HOT편을 보았습니다.
하아~
울었..
제가 요사이 무척 늙었거나, 약해졌음이 틀림없네요.
돌이켜 보니, 지난 시절
그 누구의 팬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듣고 좋고, 보고 좋고,
괜찮네..정도의 감정이 들었을 뿐
그 누구도 열렬히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응원하지 않았어요.
그런 지난 날이 후회되더군요.
나도 HOT의 단지들처럼
그 누군가를 향하여, 그 마음들을 쏟아 붓고 살 껄..
그리하여,
무한도전의 자막에 쓰인 것 처럼
모진 세월 살아내고, 우리 이리 만나게 되는 감격을 본격적으로 느껴볼껄..
부러움이 내 심장에서 나대었더군요
순수한 마음이건,
세상의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의 해소였건,
그 모든 비아냥에도
노래를 사랑하고, 가수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행동했던.
그들은 나보다 더 가진 사람들인 것은 진리.
그사이
십대들이 애엄마가 되고,
기획사 아이돌은 중년아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획상품이니 한시즌 잘 사용하고 버려 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그들만의 세상에
애엄마팬들은 시어머니의 이해와 친정엄마의 공유된 감정을 뒷배로 삼고,
스타는 상태 좋은 눈빛과 담이 걸려도 여적히 각이 나오는 땐스로 콜라보하여 돌을 던지더군요.
예전에 중년아재가 된 밥딜런의 콘서트에서
역시 중년이 된 히피반전세대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부럽다 생각했지요.
Blow in the wind
나는 김광석이,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가 그런 역할을 하리라 생각했는데,
이상호기자가 보낸 것은 부티 쩔던 서해순이 아니라,
김광석노래의 뒷맛이 되었고,
써도써도 채워지던 저작료정도가 아닌가 싶어 슬펐었지요.
그러다, 고백부부의 훤칠한 선배와 장나라의 다리씬에서 흐르는 신해철의 노래를 듣고,
어제 HOT를 보고, 그 팬들을 보고, 가수와 팬이 다 같이 불러대던 노래가사를 들으며,
그 분의 강림하심과 복 주심을 느꼈어요.
결국 스토리 텔링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작가가 아니라,
독자였고, 팬이였고, 같이 가는 동료였다.
독자들이 사랑하고, 아끼고, 물을 주면,
쓰러지고, 버려졌고, 노후된 설비라 취급받던 주인공도 살아 나고야 마는 것을요.
고기요정 털보가 말하지 않았남요
촛불땜시 프랑스혁명이 부럽지 않다고.
받고 보탭니다.
신해철도..
HOT도..
지나간 시절 열렬히 사랑했던 모든 팬들도..
밥딜런 부럽지 않으리라고.
우린 살아 냈으니깐.
모진 세월 잘 살아냈으니까.
그리고, 잘 살아 낼테니까..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