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따스하고 조용한 휴일이예요..

따스한 겨울날 조회수 : 1,345
작성일 : 2018-02-16 13:39:39

설날의 번잡스러움이 제게는 먼 얘기가 된지 이제 6년째인가봐요..

남편이 퇴직하고 집에 있게되어 정말 모처럼만의 혼자의 시간이네요..

저는 이렇게 집에 혼자 있는 게 너무너무 좋아요.. 힐링도 되구요..

불규칙한 갱년기 수면장애 덕분에 새벽에 깼다가 아주아주 게으르게 늦잠을 자고..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를 한잔 내려마신후, 따스한 햇살이 참 좋아서 우리집 강아지와 산책을 나갑니다.

아파트 입구를 나서고 보니.. 저어기서 깜장고양이 한마리가 목이 빠지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네요.

남편이 흡연가라 담배를 피우러하루에  몇번씩 나가는데그 때 만난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뺏겨서

밥을 주고 있거든요... 오늘은 남편이 집에 없어 내려오질 않으니 오매불망 앉아서 기다렸나봐요.

에구!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배도 고팠을텐데.. 목도 마르고.. 미안함에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다시 집에 올라가서 사료랑 따뜻한 물을 챙겨가지고 와서 주려고 보니

날이 많이 풀렸다 싶었는데도 물그릇의 물이 얼어있네요.. 따스한 양지볕에 주지 못하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주다보니 그곳이 그늘이라 더 추운가봐요...

기다리는 냥이는 화나서 가버렸는지 안보이네요...  어서와서 밥먹어라---

해주곤 햇볕을 찾아 우리 강아지랑 걸었지요...원래도 조용한 동네가 설날이라 그런지 더 쥐죽은 듯 조용하네요.

 언덕배기 초등학교 정문앞에 가면 거기서 잠시 앉아서 쉽니다. 나는 나대로 강아지는 강아지대로 멍때리는 곳이예요.

거기서 내려다보이는 집의 아주 작은 마당에 흰색 진돗개가 삽니다. 정말 짧은 목줄에 묶여서 대문을 바라보고 있지요.

그래도 집에다가 이불도 덮어주시고 , 주인께서 신경을 써주셨네요. 그래도 저 목줄은 너무 짧은데 말이죠..

그녀석과 눈을 맞추고 인사도 해봅니다. 이제 그래도 덜 춥지? 해가며..

다시 언덕길을 내려오면 아주 작은 골목틈새로 그녀석의 눈빛이 저를 따라오는 걸 봅니다.

아까는 내가 훨씬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았지만, 이 위치에서는 그녀석하고 나하고 같은 길에 서있는 거지요.

내일 또 만나자--- 하니 우리 강아지를 봤는지 컹하고 한번 짖네요..

또다른 양지볕을 찾아 해바라기를 하다 돌아와보니 깜장고양이가 식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까만 꼬리가 보이네요... 추운 겨울밤을 어디서 어떻게 견뎠는지... 기특하지요? 그래서인지 사료보다 따뜻한 물을 아주 좋아합니다.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동네인 것처럼 조용하고 적막하네요. 하지만 집안에서는 모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죠?

새배도 하고 새뱃돈도 주고 덕담도 나누고.. 행복하기도 하고,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그런 설날입니다.





IP : 125.187.xxx.3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ㅌㅌ
    '18.2.16 1:41 PM (42.82.xxx.189)

    너무 보기좋은 글이네요
    힐링하고 갑니다

  • 2. ---
    '18.2.16 1:53 PM (58.140.xxx.68)

    음...동네 어딘가요?
    이사가고 싶네요.그런 곳..
    저도 조용한 사람이라~ㅎ

  • 3. dud
    '18.2.16 8:51 PM (220.80.xxx.68)

    따스함과 여유가 여기까지 전해져 오네요.
    글 잘 읽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80642 고은희,이정란 음악듣는데요 11 사랑해요 2018/02/16 2,457
780641 맞벌이로 명절에 음식해서 대접하는 분들 6 명절끝에 2018/02/16 2,191
780640 샤브샤브하는 사각 냄비 뭐라고 하나요? 5 모모 2018/02/16 1,861
780639 어떻게해야할까요?ㅡ세배돈관련 4 sany 2018/02/16 1,672
780638 상한 화장품 쓰신 적 있나요? 3 ㅇㅇ 2018/02/16 1,889
780637 수특이라는 교재 2 일반고 2018/02/16 1,017
780636 한우 양지 100그램 7천9백원 하던데 5 명절이라서?.. 2018/02/16 2,202
780635 북촌 한옥마을 vs 남산 한옥마을 4 .. 2018/02/16 1,895
780634 실업급여시 제주여행을 할수있을까요? 5 ... 2018/02/16 4,200
780633 윤식당 결방이네요 ㅜㅜ 1 에이 2018/02/16 1,668
780632 내일(토) 고속도로 많이 정체될까요? 벌써 2018/02/16 500
780631 감정쓰레기통이 필요한 사람들은 왜 10 fr 2018/02/16 5,892
780630 SBS 로맨스 어쩌고 저 프로 뭔가요? 6 어이없다 2018/02/16 3,034
780629 와..줄리아로버츠 정말 악녀였군요.. 23 .. 2018/02/16 33,532
780628 사랑니가 나면서 앞니가 튀어나오기도 하나요? 3 20살 딸아.. 2018/02/16 1,889
780627 컬러링 하면 촌스럽나요? 음악 골라주세요~~^^ 6 핸드폰 2018/02/16 1,703
780626 평창올림픽..충남 정안휴게소에서 셔틀타고 가보신분 4 대전에서 2018/02/16 1,289
780625 Three Billboard 영화, 독특하고 탄탄한 시나리오 9 ㅜㅜ 2018/02/16 1,143
780624 참치캔 선물세트를 샀는데요 6 댕댕이 2018/02/16 2,290
780623 성묘 중 켜놓은 촛불 넘어져 산불 11 ... 2018/02/16 4,534
780622 임창정 여드름 패인 피부 어떻게 치료한 건가요? 33 신기해요 2018/02/16 36,521
780621 다 먹어치우고 있어요... 17 ... 2018/02/16 5,814
780620 여수놀러왔는데 분위기넘좋아요 5 ㅡㅡ 2018/02/16 3,568
780619 책 물려받는데 답례로 5만원 상품권 괜찮을까요? 10 ㅇㅇ 2018/02/16 1,934
780618 벌집꿀은 어떻게 먹나요? 몸에 좋은건가요? 2 난감 2018/02/16 1,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