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엄마랑 마카오 여행을 다녀왔어요.
항상 도움만 받다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용기내 작성해 봅니다. 찍어 놓은 영상을 편집해 여행기 영상으로 만들어 두었어요. 그 중에 이번에는 식당을 중심으로 정보를 공유해 보려 합니다. 여행의 절반은 먹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현지에 가면 가급적 현지식으로 최대한 먹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시도해 보려면 대단한 모험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저같은 선발대(?)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의 필력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을 지경이지만 한 분이라도 도움되신다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엄마가 카메라를 어색해 하셔서 함께 많이 못 찍은게 아쉬워요. 계속 다니다 보면 나아지겠죠? ㅎ)
---
영상의 분초를 표시해 놓았으니 참조해 주세요
1.에스까다(1:40)
포루투갈 음식으로 나름 유명하다는 곳이에요. 마카오 맛집으로 검색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곳이기도 해요. 적당히 근사한 음식과 적당히 고급진 분위기에서 적당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저렴하게 포루투갈 음식을 즐길 수 있다던데 별로 저렴하진 않은 것 같구요. 새우커리가 특히 맛있었어요. 바지락 볶음은 옆테이블에서 먹길래 맛있어 보여서 시켰는데 이국적인 맛이라 좀 신기했어요. 현지 음식이 다 그렇듯 다소 적응안되기 쉬운데 대체로 무난무난 평이해서 함께 간 엄마도 맛있게 잘 드셨어요. 근데 전반적으로 짜요.(읔) 그래서 메인 요리 이외에 밥과 빵과 물이 꼭 필요해요. 많이.
2.길거리음식-어묵꼬치(3:17)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이에요. 예전 마카오에 갔을 때도 먹고 싶었는데 일정이 안 맞아 들르질 못했었어요. 이번에야말로 기어코 들렀네요. 그 중 고객응대를 정말 잘하시는 이모님(?)을 만나서, 그 집만 일정 내내 매일매일 방문했었어요. 진짜 사근사근하게 일 잘하세요. 월급 많이 받으셔야 할 것 같은 ㅎㅎ.. 스파이시소스 뿌려 달라고 해서 먹었는데 매운맛이 더 강한 커리같은 느낌이에요. 싸고 맛있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역시 짜요. 이 동네 사람들은 왜리케 짜게 먹는 걸까요. 근데 소스 뿌려 먹는게 좀 짜더라도 확실히 맛있네요 힛
3.웡치케이(7:14)
마카오 맛집으로 검색하면 어마무지하게 정보가 많이 나오는 곳이에요. 저도 마카오 갈 때마다 항상 들려서 완탕면 한그릇씩 먹곤 했었어요. 보통 우리나라에는 완탕면이 제일 많이 알려져 있는것 같은데요. 저는 이번에 직원분께 추천받아 콘지를 먹어봤어요. 아..진짜 예술. 우리 같은 아재(?)들은 아침에 뜨끈한거 먹어주는 걸 좋아하잖아요. 순하고 부드러운 맛에 그간 짠맛에 힘들었던 위장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에요. 아침 식사로 정말정말 좋아요. 이거슨 강츄.
4.노스(14:20)
직원분께 추천받아 메뉴 주문했어요. 쇠고기 계란볶음밥, 사천식 만두, 돼지고기 튀김, 새우 튀김. 한국사람들 많이 시키는 메뉴라고 하던데 적당히 이국적이지만 너무 거리감 있는 맛이 아니라 직원분 말씀처럼 한국 입맛에 참 잘 맞아요. 기본적으로 음식 자체를 잘 하는 집인 것 같아요. 그래서 뭘 시켜도 맛있을 거라는 착각(?!)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일정동안 한번 더 방문을 했는데요. 과감히 생소한 메뉴를 시키는 만용을 부리고 말죠. 이 역시 직원의 추천은 받았으나 한국 사람을 위한 메뉴는 배제하고 추천을 받았어요. 여하간.. 그 중 최악은 사천탄탄면이었는데요. 꼭 마치 디게 맛있는 중국 라면 같은 느낌이라 우왓 먹어보고 싶어 해서 먹었는데, 도저히 못 먹겠어요. 일단 너무 맵고요. 또 너무 맵고, 그리고 너무 매워요. 그리고 이 매운게 우리나라 불닭같은 것처럼 맛있게 매운게 아니라 그냥 다짜고짜 매워요. 그래도 몇 젓가락 먹기는 했는데 먹다 중간에 핑~도는 현기증을 느꼈어요. 너무 매워서요. 매운 걸 너무너무너무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시도해 볼만한 메뉴이지만 그냥 맵기만 하므로 어지간해선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그 맛을 떠올려 봤는데요. 아. 현기증.
소소한 팁 모음
- 저는 중국어를 전혀 못해요. 한자도 잘 모르구요.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의 이름이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준비해 갔어요. 아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택시타고 사진 보여주면서 씩 웃어드리면, 말 한마디 안 해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었어요.
- 밤 11시 이후에는 택시가 안 잡힙니다. 택시가 끊기는가 봐요. 승차 거부를 하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그건 아닌 거 같기도 하구요. 여하간 한참 놀다가 이제 숙소로 가야지~ 했는데 택시를 못 잡아서 한참을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는 개고생을 하고 말았습니다. 밤 늦은 시간에도 치안은 참 좋은듯요. 곳곳에 경찰 아저씨들이 계셔서 길도 물어보고 그랬어요.
- 마카오는 낮과 밤이 크게 달라요. 낮에는 수수하다 못해 황폐함마저 느껴지는 도시인데 반해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세상 눈부신 화려함으로 변신합니다. 그래서 깜깜해지면 호텔 실내보다 야외로 이동하는게 재밌어요. 대형 호텔들끼리 연결이 잘 되어 있어서 호텔 내부로만도 이동이 가능하거든요. 마카오에 가시면 야경을 최대한 즐기시길 추천해요.
- 위에 식당에도 썼지만 아침 식사로는 콘지 강추요. 꼭 드세요. 두번 드세요.
- 음식이 생각보다 많이 짜요. 음식 나오면 먹어보고 너무 짜면 덜 짜게해서 다시 달라고 부탁하기를 권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기도 한데 손님입장에서 주방에 이런 요구할 수 있다는 걸 생각 못하시기도 하더라구요. 전 노스에서 먹다 너무 짜서 다시 해달라고 요청드렸고 흔쾌히 야채를 막 때려 넣고 다시 해 주셔서 결국 맛있게 먹었답니다.
---
에필로그
혹자는 마카오에 대해서 카지노만을 떠올리고 혹은 홍콩갈 때 한번 찍고 가는 정도로 또는 여행지로는 별로 가치가 없다는 분들도 계신데요. 제 생각은 좀 달라요. 화려한 호텔투어만 해도 볼 거리 즐길 거리가 정말 많아서 갈 때마다 즐겁게 일정 보내고 오곤 해요. 중국어 한마디 못해도 관광으로서는 전혀 무리 없다는 것도 좋았고 엄마랑 다니기도 여러모로 참 편했어요. 음식도 갈때마다 정말 맛있게 먹고 오곤 하네요 (좀 짜지만) 대륙의 야경은 이런 것인가 우와우와 하면서 다녔습니다.
북경 같은 곳은 또 어떠려나 모르겠어요. 가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