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지간히 뭐...썩었다던가 냄새가 갔다던가 벌레가 들어가있다던가 그러면 저도 사람이라 안먹지만
머리카락 하나 정도나 잔돌 하나 밥에 들어갔다던가는
머리카락이 있는 인간이 만들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하고 조용히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건져서 버리고 먹고
튀김이 좀 눅눅하다 그러면 솜씨가 없나부다....맛이 참 어지간히도 없네 담엔 시키지 말아야지 속으로 생각하고
그냥 먹어요.
입있고 혀있으면 맛없는거 다 아는데
맛없다 어쩌고 음식타박하면 집안 분위기도 그렇고
우리나라에도 배고파 굶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까탈부리는것도 사치같고 해서
그냥 대충 묵묵히 먹고 누가 물어보면 그냥 그렇네...하고 먹고 말아요.
근데 우리 친정엄마랑 친정아빠는
어디 가서도 아무리 배가고파도
식당가서 숟가락에 고춧가루 아주 작은게 말라붙은게 보인다던가
물컵에 루즈자국이 있다던가
머리카락이 보인다던가
(이건 심한경우)
음식맛이 없다던가 하면 돈 내고 벌떡 일어나서 손도 안대고 나와요...
우린 다 먹었다고 하고....
전 어릴때부터 그게 너무 싫었어요.
그냥 대충 좀 먹고 살지 우리가 무슨 미식가들도 아니고 엄마 요리솜씨도 딱히 별로면서....-_-
근데 오늘도 친정엄마랑 간만에 밥먹으면서
엄마가 탕수육 먹고싶다고 해서 배달전단지 보다가
평소 시켜먹는 곳은 정말 그냥 그럭저럭 동네탕수육인데
탕수육 전문점이 새로 생겼대서 더 맛있을래나 하고 시켰더니
세상에 관대한 제가 먹기도 좀 눅눅하고 진짜 허접한 탕수육이 오긴 했어요.
그래도 전 제딸이 (저도 딸 있어요) 시켜주면
아이고 그냥 먹자 먹을만하네 하고 대충 먹을것같은데
올해 65세 우리 엄마는 딱 한 입 먹더니만
이걸 사람 먹으라고 튀겨오다니 됐다 있는 밥에 김치하고나 먹자 하면서
그대로 18000원어치를 음식쓰레기통에 부어버리네요.
어찌나 무안하던지
아이고 내가 괜히 시켰다...했더니
니가 뭘 알고 그랬냐 그놈이 잘못이지 하긴 하시는데
전 그래도 그냥 둬 내가 나중에 갖고가서 먹을게 해도
그런걸 꾸역꾸역 먹고 앉았냐 니가 돼지냐 (식성이) 넌 진짜 아무거나 먹는다 하는데(참고로 얼굴은 못생겼어도 날씬합니다 엄마도 날씬...)
좀 전 그래도 까탈스런 사람이 싫어요....
혼자 먹을때는 몰라도 남하고 먹을땐 어지간하면 그냥 좀 먹고 치웠음 좋겠는데
제가 미련한건가요 엄마가 예민한건가요....
제가 무안한건 자존감이 없어서인가요...흠 그냥 기분이 좀 그래요...
친정엄마아빠는 둘다 그래서 천생연분인것같은데
전 남편이 결혼전 우리 친정엄마같았음 연애 자체를 안했을거고
결혼 후 그러면 진지하게 같이 못살았을것같아요
엄마는 혈연이니 제가 참아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