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자녀 둘 있는 오십대 후반입니다
베스트글 보다가 문득
돌아가신 시어머님 생각이 나네요
몇남매중의 막내며느리가
그리 보고싶진 않았을테고
경로당 가시는 것 별로 안 좋아하시니
신혼초부터 매일 아침 한시간 거리를
시내버스를 타고 우리집으로 출근하셨지요
연세도 있으셨지만
큰 애 태어나고 산후조리도 못하고
지방에 사시며 일하러 다니시는 친정모친이 며칠마다 짬내서 다녀가시고
같은 지역에 사시는 형님들 시누들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더니만
시어머님 오셔서 친정어머니 차려주시는 밥상 받으시고
그후에도 매일 오전에 오셔서
자는 아기 깨워서 까꿍 몇 번 하시고는 가시고
매 달 10일 계모임 가시는 날은 안 오시더니
언젠가 부터는 점심모임 마치고 오후에도 다녀 가시니
십 년 간을 그 스트레스에 죽을 것 같았지요
일요일이면 식은밥까지 사가지고
아들보겠다고 새벽에부터 오셨지요
그러다가 제가 조그만 장사를 시작하니
이젠 장사하는 곳으로 찾아 오셨어요
그러다가 앉을 자리 없으니
오시는 횟수가 줄고
막내시누집으로 다시 출근도장을 찍으러 다니셨어요
막내시누도 한 참을 시달렸지요
그 당시에는
모시고 살지도 않는데 불평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렇다고 남들 보기에 그렇게 나쁜 시어머닌 아니셨구요
오롯이 나만 힘들었지요
이 기억마저 희미해지기전에
죽기전에 한 번 넋두리라도 해봅니다
지난일이지만 위로 받고 싶습니다
(제발 악플은 말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