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설 얘기가 나와서~~ 다이제스트

조회수 : 1,792
작성일 : 2018-01-17 01:06:56
80년생입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저 자랄 때는 고전들을 애들꺼로 바꾼
다이제스트 판이 많았어요

아래글에도 있는 금성 세계문학전집?
그것도 있었고
에이스 시리즈인가 그것도 있었고

책벌레라 엄청 탐독했는데

세계명작 다이제스트가 많았고
일어 중역도 많았어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고전 다이제스트는 안 좋은 거 같아요 ㅎㅎ

주로 줄거리 위주로 추려지는데
사실 고전이 얼마나 막장이 많습니까 ㅜㅜ
그 막장 안에서 인간이 뭔지 탐구하는 건데

그 탐구가 많이 빠지고
스토리만 남으니

어린 맘에 상당한 충격을 받으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ㅋㅋ

그리스 로마 신화야 대표적인 막장이고

특히 헤르만 헤세 ㅜㅜ
데미안을 읽으며 그때가 중딩때였나
아 이건 다이제스트는 아니었는데
고전이니 설마 아닐 거야 생각은 하는데
이 주인공은 데미안에게 왤케 집착할까... 사랑 같은데
근데 둘 다 남자잖아... 그럴 리가 없어 도리도리
읽다 데미안 어머니 에바 부인인가가 나오면서 혼란의 절정
이후 지와 사랑을 읽으며 다시 대혼란 ㅋㅋㅋㅋㅋㅋ

레미제라블은 다이제스트판으로 접했는데
장발장 불쌍해 ㅜㅜ 이러면서 읽다가
뒤에 코제트 마리우스 에포닌 나오면서 다시 대혼란
에포닌 나쁜 애 아닌가? 나쁜 애가 아니구나! 근데 마리우스는 왜?!
다이제스트판이라 초딩때였는데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모히칸 족의 최후도 있었는데
딴 건 다 날아가고 알고보니 귀한 피
벌거벗은 등의 푸른 거북에 놀라고

조르주 상드의 사랑의 요정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낭만주의 작가였는데
낭만주의답게 자연 속의 인물 남녀간의 사랑을 강조했는데
어린 맘에 그 순수함이 무슨 마법같아서 무서웠어요 ㅋㅋ

셰익스피어도 소설판 다이제스트였는데
셰익스피어 희곡도 은근 막장이라 ㅜㅜ

그리고 에이스였나
판타지 명작도 많이 낀 일어 중역판이었는데
이건 다이제스트는 아니었는데...
에이라 시리즈는 대놓고 로설이었고 ㅜㅜ
물론 반지의 제왕과 모모 끝없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애가 읽기엔 너무 자극적인 것도 많았어요 ㅎㅎ

암튼 고전이 그래서 위험한 겁니다 -_-

커서 다시 읽어보니 고전이 참 고전이긴 한데...
스토리만 받아들이기에는... 절래절래...

IP : 59.5.xxx.12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건
    '18.1.17 1:12 AM (223.62.xxx.86)

    다이제스트의 문제라기보다는 나이에 안 맞는 독서가 문제인데요 ㅋㅋ 완역본을 보셨다 한들 혼란이 덜했을 나이는 아닌 거 같으니...
    물론 내용을 추려 가지고 명작이니까 애들 필독!
    내용 줄였으니까 읽을 수 있지? 하는 풍조는 문제긴 문제였구요.
    완역본을 어느 정도 이해력이 자란 후에 읽어야 하는 거죠~

  • 2. ㅋㅋ
    '18.1.17 1:13 AM (175.223.xxx.93)

    아 글이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

  • 3. 워낙 읽을거리가
    '18.1.17 1:15 AM (211.245.xxx.178) - 삭제된댓글

    없었으니까요.
    초등 4학년때 문고판 여자의 일생을 도서실 정리하다가 읽었는데도 십수년이 지났어도 기억나요.충격이었거든요.
    진짜 여자의 일생은 동서양 막론하고 똑같드만요.

  • 4. 동감
    '18.1.17 1:15 AM (221.140.xxx.157)

    저는 그런 류의 책 뭐가 안좋냐면.... 원전을 그대로 읽지 못하고 짜깁기만 해서 완전 다른 책을 만들어놓는다는거죠. 예를 들어, 당대사회묘사나 주변인물묘사가 두드러진 글을 주인공 스토리만 따라서 잘라놓으니 전혀 다른책이 되어있다는거.. 천로역정 같은거요.
    금성세계문학전집 정말 좋아하고 다 읽었는데, 중학생 되서 원본을 읽으니 아예 다른책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렇게 요약본을 읽는건 안좋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또 요즘 생각하면, 그렇게 먼저 접해놓고 나중에 읽는것도 괜찮은것 같기도 하고.. 뭐가 옳은진 모르겠네요. 여튼 글은 정말 다 동감합니다

  • 5. 레미제라블
    '18.1.17 1:28 AM (210.97.xxx.249)

    레미제라블은 축약본으로 읽으면 그냥 그렇구나..란 생각드는데 완역본으로 읽으니 아 이래서 유명하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이 구원받는 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하는데 전율이~
    물론 완역본은 3000페이지 가깝게 됩니다;;

    고전인문이나 소설은 확실히 완역본 읽는게 좋아요.
    번역도 잘되있는걸로 찾아 읽는게 좋아요.ㅎㅎ

  • 6. 동감
    '18.1.17 1:30 AM (221.140.xxx.157)

    근데 글 말미에 다 ~~~ 공감돼요. 헤르만헤세 설마 남자끼리...? 저도 초딩때 그 생각했엇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조르주상드의 사랑의요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법 같이 무서웠다는 말 공감해요. 갑자기 걔가 깨끗이 씻고 나타나서 미녀 됐을 때 손이 "흰 아가위나무처럼 새하얬다" 이렇게 나오는데...그전까지 맨날 마녀라고 불러서 그런가 마법부려서 미녀됐나? 싶게 ㅋㅋㅋㅋ

    모히칸족의 최후도 작가가 전하고픈 메시지와 전혀 ㅋㅋㅋ 다른 ....ㅠㅠㅠ

    그리고 제가 예로 들고 싶었던 게 레미제라블!!!이었어요!! 이건 장발장의 휴머니즘 이런거랑 별개로 그 당시의 생활상이 눈에 보이도록 생생히 묘사되어 있고, 주변 인물들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는데 싹 빼고 장발장과 코제트 라인만 따라가니까 뭥미 싶죠.. 레미제라블 첫부분은 내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처럼 눈에 보이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리고 평생을 봉사하고 신앙에 귀의한 비엥브뉴 주교가(귀족) G국회의원(부르주아) 의 죽음을 지키면서 인간적인 감정을 겪으며 자제하는 그 모순도 잘 묘사하고.. 그런걸 싹 빼놓으니 정말 다른 책이 되어있죠... 쓰신 내용 정말 공감합니다!!!

  • 7. ㅋㅋㅋ
    '18.1.17 2:30 AM (218.39.xxx.114)

    원글님 ~~~
    이밤에 잠이 달아났어요.어째 ㅋㅋㅋㅋ ????

  • 8. 그래서 제가
    '18.1.17 3:20 AM (210.183.xxx.241)

    다이제스트라는 얇은 책을 읽지 않았어요.
    인간사의 속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 지루하거나 아니면 막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스토리는 그다지 관심이 없엇나봐요.
    그대신 그 스토리를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했는데
    그걸 관찰하려면 수많은 글자들을 꼼꼼히 읽는 수밖에 없었어요.

    명작 또는 고전이라고 하는 작품들은 스토리보다는
    그 파란만장한 스토리에 임하는 사람들의 내면과 태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작품들이에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원전의 중요성을 강력히 외칩니다.

  • 9. 데미안
    '18.1.17 3:32 AM (210.183.xxx.241)

    언급하신 다른 책들은 저도 어릴 때 읽어서 생각하기 힘들지만
    최근 (최근이래봐야 몇 년 전 ㅋ) 에 다시 읽은 데미안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어요.

    데미안과 싱큘레어(이 이름이 맞나?)를 이상한 관계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는.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 속의 자아처럼
    이끌어주고 이끌어가며 성장하는 상징적인 존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에바부인 또한 이상한 관계의 존재가 아니라
    그 또래 남자아이들에게 필요한 어머니, 그러면서 동시에 아버지의 모습까지 갖춘 중성적이면서도 현명한 이상적인 존재로 저는 받아들였어요.
    데미안을 처음 읽었던 수십 년 전 10대때도 그랬고
    수십 년 후에 다시 읽었을 때도 그랬어요.
    데미안은 모든 게 상징으로 가득 찬 소설이죠.

    데미안과 나와 에바부인은 각자 다른 객체이면서 동시에 하나인
    현재의 나이며
    되고 싶은 나이며
    갖고 싶은 보호자이며 그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는 상징이요.

  • 10. 데미안
    '18.1.17 3:35 AM (210.183.xxx.241)

    만약에 데미안과 나를 이성으로 설정했다면
    도저히 그런 상징을 만들어갈 수는 없었을 거예요.
    이성으로 설정했다면
    아무리 작가가 아니라고 외쳐도 독자들은 사랑을 연상하고 로브스토리에 꿰맞출 것 아닙니까.
    데미안은 그런 사랑 이야기가 아니에요.
    타자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자아에 대한 각성이고
    그래서 동성 캐릭터가 필요했고
    어머니이며 동시에 아버지 같고 연인같은 에바부인의 캐릭터를 만든 겁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11. 원글
    '18.1.17 8:13 AM (59.5.xxx.128)

    윗분 그렇죠 데미안^^
    그걸 어릴 때 봤으니 알 수가 없었...;
    대혼란과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는 기분 10g쯤 느꼈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4856 영화 추천드릴게요 7 ... 2018/01/31 1,770
774855 안태근 성추행 케이스 현 법무부 장관도 알고 있었네요 20 푸른하늘 2018/01/31 3,430
774854 막대형 테이프 클리너 다이소랑 3m 꺼 어떤게 가성비 좋을까요?.. 1 .. 2018/01/31 773
774853 친언니와의 관계 9 고민녀 2018/01/31 3,690
774852 명절때 해외여행가는 사람들 제일 부러워요 16 명절증후군 2018/01/31 3,740
774851 취학전 아이 영어 뭐 시키세요? 1 궁금 2018/01/31 483
774850 김강우는 하는작품마다 망하는데.. 15 .. 2018/01/31 6,483
774849 역류된 하수구 녹아 세탁기 사용하신 분 있으세요? 5 세탁기 2018/01/31 1,271
774848 수저받침,테이블매트 쓰시나요? 11 식탁 2018/01/31 2,291
774847 이영학 항소할 계획이라는 뉴스를 보고.. 3 짜증 2018/01/31 1,421
774846 이케아 싱크대 써 보신 분들 꼭 답변 부탁 드려요 32 이사 2018/01/31 13,196
774845 집 매수 계약자가 말도 없이 돈을 추가 입금했네요 ㅎㅎㅎ 13 ........ 2018/01/31 5,966
774844 요즘같이 추운날 아침식사 3 아침밥 2018/01/31 1,076
774843 노쇼핑 한달 채웠어요 19 새해결심 2018/01/31 5,943
774842 연예계만 성상납 성희롱이 있는 줄 알았더니. 11 더러운 세상.. 2018/01/31 5,059
774841 문재인 이모티콘 대체 어떻게 쓰는건가요 ㅜㅜ? 1 순콩 2018/01/31 813
774840 검찰, '세월호 조사 방해' 해수부 전 장·차관 구속영장 청구 5 샬랄라 2018/01/31 734
774839 오늘 도로 미끄럽나요? 5 도로 2018/01/31 1,172
774838 30평정도 집의 거실을 사람 불러 페인트 칠 하려면 어떻게 해야.. 11 얼마 2018/01/31 3,578
774837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받으면 안써도 이자나가나요? 1 ㅡㅡ 2018/01/31 3,925
774836 1층과 2층 사이에서 얼었다는데 2 햇빛현 2018/01/31 1,875
774835 20 대 여성 선물 뭐가 좋을까요 7 도움필요 2018/01/31 846
774834 대학생 롱패딩 한 번 봐주세요 4 삼한삼한 2018/01/31 1,218
774833 카노사의 굴욕 글 어디로 갔나요 ㅜㅡㅜ 덧글 보러 왔는데 5 저도 배우고.. 2018/01/31 1,469
774832 가려운건 왜일까요? 5 가려워 2018/01/31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