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0개월 4개월 두 아이를 돌보는 전업주부에요.
큰애 낳기전에 회사 다니다가 출산하면서 그만뒀구요.
저희 친정엄마가 선생님이셔서 저 어릴 때 엄마 손에 크지 않고,
식모언니들 손에 컸던 기억이 커서 내 애는 내 손으로 키우리라.. 그런 생각으로 전업이 되었지요.
그렇게 큰애를 키우다가 둘째 태어났고 큰애도 아직 어린이집 보내지 않고 데리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막연히 내년 봄에 큰애 세돌 지나면 어린이집 보내고, 둘째는 두돌 정도지나면 어린이집 보내고,
그 후로 한 두어달만 조금 더 쉬다가 다시 일 시작해야겠다.. 그렇게 계획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내년 봄이 곧 닥쳐올테고, 지금 30개월인 저희 큰애보면
집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작고 작은 애기같은데 벌써부터 사회생활 시작시킬 생각하니
괜히 안쓰럽고 짠하고 ;; 둘째랑 같이 키우다보니 어쩔 땐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애들이 잘 먹고 잘 자고, 엄마만 찾는 애기들이 아니라서 그럭저럭 집에서 데리고 있을만 한데요.
그러다가도 제 인생만 오롯이 생각해보면 한숨 먼저 나오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 출산 휴가 후에 일찍 복귀해서 계속 사회생활하고 승진하는거 보면 부럽기도 하고,
워킹맘으로 힘들기도 하겠지만 스스로의 경제력이 생긴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딜레마에요.
애들 생각하면 이대로 계속 집에 있어주는, 학교 끝나고 오면 집에서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고 싶기도 하고,
저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일 욕심도 있고, 그런대로 능력 인정 받았던 제 실력이 아깝기도 하고.
그렇다고 제가 집에서 뭐 얼마나 멋지고 재밌는 엄마는 아니거든요.
좀 심심하고 지루한 엄마라서 어쩔 땐 말 그대로 그냥 집에서 애들을 지켜주기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업맘이라고 해서 엄마표 놀이라거나 뭐 그런거 신나게 해 주지도 못하고, 먹을걸 맛나게 해 주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이 이렇게 바깥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그냥저냥 이대로 집에만 있어도 될지,
애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걸지.. 그냥 기관에 보내서 재밌는 시간 보내게 하고
나는 나가서 돈이나 벌어오는게 더 나은건 아닐지.. 그런 고민하게 되네요.
세돌까지는 엄마가 키우는게 맞다는 생각만으로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요즘들어 부쩍..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