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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카페에서 보쌈 스멜~

깍뚜기 조회수 : 3,529
작성일 : 2018-01-11 22:57:33
아까 오후에 칼바람을 뚫고 동네 카페에 갔습니다. 
원래 단골집은 동선이 꼬이는 바람에 
예전에 한 번 가본 곳으로 갔어요. 커피맛이 괜찮았던 기억에...

당시에도 특유의 강렬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역시나 그대로 ㅎㅎ
딱 봐도 다방 아니고 카페가 맞긴 맞는데요. 쌍화차, 믹스커피 이런 거 안 팔고
기계로 내려주는 커피를 파니까요. 
세상에....!
3-4개 테이블이 놓인 자그마한 그 공간에 그렇게 많은 물건이 들어갈 수 있단 게 놀라울 정도. 
입구에 도열한 조화 화분이 앙증맞게 인사를 합니다;;; 
문에도 뭐라뭐라 글씨가 너무 많이 붙어 있어서 아무 글씨도 안 읽힐 정도. 
화분의 색깔과 종류도 제각각. 
테이블마다 색깔이 다 다릅니다. 당연히 원색 계열이고. 의자 종류도 너 댓가지는 되는 거 같고, 
굳이 없어도 될 방석이 글쎄 매듭 묶는 그 거 있잖아요. 그거요 ㅎㅎ
어떤 의자에는 뽑기방에서 구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형이 와상으로 쉬고 있고요. 

벽에는 뻐꾸기 시계가 달려있는데, 뻐꾸기가 흡사 박제 박물관의 그것과 비슷해요.
여백이란 대역죄인 양 벽에는 여러가지 포스터 (세계지도, 풍경 사진 따위)가 붙어 있고, 
작은 주방에도 빈틈없이 컵, 카페 도구들, 선반에 쏟아질 듯하게 머그들이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고, 
손바닥 만한 싱크대에 수세미는 형형색색 어찌나 많은지;;;;

머리 위 메뉴판의 글씨체는 90년대 초반식으로 멋부린 필기체고요. 
핸드 메이드 레몬차, 무슨 차 제안하는 추가 메뉴판이 테이블마다 따다닥. 
어울리게도 간식류로 감말랭이도 있습니다 ㅎㅎ
요새 유행하는 북유럽식이나 인더스트리얼 카페 인테리어를 비웃듯 
그곳은 서로 관계없는 사물들의 믹스 앤 미스를 실험하는 독특한 아우라를 뿜뿜 

휴우... 아무튼 이 곳은 '투머치' 인테리어의 좋은 예였습니다. 
주인장 아주머니의 훼션도 공간의 성격과 참으로 유사.... (구체적인 묘사 생략)  
오늘따라 조성모 노래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 산란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추위를 녹이며 커피를 받아 나가려는데 
카페에 어울리지 않는 냄새가 나는 거예요. 

글쎄 구석 테이블 아니고, 카페에서 가장 큰 테이블에서 
보...보쌈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인덕션 위에는 무슨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고요. 
갑자기 웃음도 나오고 정신이 혼미해진 저는 
시선을 돌려 테이블을 살펴 보니 막 한 듯한 보쌈에 김치에 풋고추 반찬에 
제대로가 아니겠습니까? 
주인장의 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인가가 앉아 있었고, 
저도 모르게 '어머나...'가 새어나왔는지, 
막 제가 주문한 커피를 만든 주인장이 커피를 건네주면서 
'맛보실래요?'  안 바쁘면 앉아 보세요. 

네? 
너무 황당하...지 않고, 감사합니다...
하고 앉아서 그럼 한 점?
종이컵에 아까 말한 국물도 덜어주심 ㅎ 
더 웃긴 건 인덕션 옆 사라에 칼국수 면이 있더라구요 ㅋㅋㅋㅋ 
마무리는. 

겨울엔 보쌈! 보쌈 김치! 
흠... 그렇게 몇 점 먹고 일어났습니다. 


참, 카페 이름은 '힐링'입니다. 
보쌈은 힐링 ㅠㅠ 


IP : 211.206.xxx.5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11 11:00 PM (220.75.xxx.29)

    와 대박 ㅋㅋ

  • 2. .......
    '18.1.11 11:02 PM (58.123.xxx.23)

    웬지 그 까페 가보고 싶은 이 마음은 뭔가요...ㅋㅋㅋㅋ
    조성모 노래까지 완벽했을듯
    내일 저녁은 보쌈배달로 결정.

  • 3. ..
    '18.1.11 11:05 PM (124.111.xxx.201)

    마치 커피프린스 드라마에서 커피프린스 하기 전의
    카페를 보는듯 하네요. ㅎㅎㅎ

  • 4. 대박
    '18.1.11 11:12 PM (112.154.xxx.192)

    또 있습니다
    일산 책방이* 이 곳에 발을 들어 놓은 순간, 냄새 안나는 뭐 조금 날수도 있겠네요 떡국도 과일도 빵 와인 과자 카페에 존재하는 먹을거리, 메뉴판 이외의 것은 다 공짜로 나옵니다
    제가 간 날, 커피 한잔 값에 떡국, 꿀과 가래떡, 롤 케익까지ㅎ 세상물정 아직 순진한 긴 머리, 시인 주인장이라 가능. 임대료 걱정은 손님 몫

  • 5. 날팔이
    '18.1.11 11:20 PM (125.131.xxx.125)

    ㄴ 알고보면 갓건물주 일지도요 ㅋ

  • 6. 강민주
    '18.1.11 11:23 PM (211.223.xxx.51)

    따뜻한 단편소설같아요 ^^
    막~~ 음성지원도 되는..

    딸랑딸랑~~
    방울달린 문을 열고 제가 까페로 들어서죠
    까페 가운데 가장 큰 테이블에
    주인장과.. 안면 좀 있는 주인장친구 두분
    그리고 손님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인 한분이
    보쌈을 가운데 두고 합석중이네요
    세상의 모든 미인을 적으로 여기는 저는
    그여인을 슬쩍 흘겨보며 주인장 옆으로 가 앉네요


    언니~~
    보쌈을 했음 전활해야지~~
    으이구..
    오늘같은날 왠 또 성모 노래야..
    심란하게..
    한쌈 줘봐봐~~~

  • 7. 깍뚜기
    '18.1.11 11:24 PM (211.206.xxx.50)

    일산 거기 어디죠? ㅋㅋㅋ 떡국 대박 ㅎㅎ


    강민주님 ㅋㅋㅋ 멀쩡한(?) 닉네임으로 어찌 그런 댓글을 컥ㅋㅋㅋㅋㅋㅋㅋ

  • 8. 82
    '18.1.12 2:11 AM (121.133.xxx.240)

    글도 참 잘 쓰시네요
    카페 벽에 걸린 그림이 동영상으로 막 움직이는 느깜이예요
    구석에 해리포터 영화처럼 사물이 막 움직이구요ㅋㅋㅋ

  • 9. 봄날은온다
    '18.1.12 9:28 AM (125.7.xxx.11)

    여백이란 대역죄인 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0. ㅋㅋㅋ
    '18.1.12 11:55 AM (210.220.xxx.245)

    깍두기님이셨구나
    보통 닉넴 안읽고 글 읽는데 대반전이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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