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의 힘든 부분.....

지친다 조회수 : 4,913
작성일 : 2017-12-31 15:05:41
친정엄마에 관한 이야기.

저는 삼십대 후반이구요, 아이두명 키우고 있어요.

친정엄마...를 생각하면 저에게 분명히 좋은분이시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안해지기도 하고 힘들때가 종종 있어요.

6살무렵인가 엄마한테 맞아서 손톱에까지 피가 난 채로 놀이터 그네 의자에 혼자 앉아 울고 있던 내모습.
8살무렵인가 엄마가 체하셔서 사이다 사오라 그랬는데, 슈퍼아줌마가 사이다 없다고 콜라주셔서 가져갔다가 엄청 혼난기억.
또 엄마가 좋아하겠지 하며 콩나물, 케익 등 사갔다가 이런거 다신 사오지 말라고 면박 당했던 기억.
친구데리고 오면 집 어질러진다고 싫어하셔서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놀면서도 불안했던 기억.
아빠랑 저를 싸잡아 비난하셨고, 아빠랑 싸우시거나 본인 마음이 안좋을때면 번번히 집나가고 싶다고 말해 어린저는 엄마가 집나가는 꿈도 종종 꾸었어요.

물론 엄마는 다기억못하시겠죠.
저도 평상시엔 잊고 살아요.
근데 한번씩 엄마랑 부딪힐때마다 이런기억들이 올라와서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엄마가 사용하시는 부정적 언어습관과 잔소리가 나를 무기력하게도 만들었다는걸...
그리고 엄마가 했던 아빠욕들이 자식에겐 최악이라는거.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를 제3자 입장에서 바로 보게 되며 조금씩 깨닫고도 있어요.

그렇게 말 안해도 될거 같은데, 다르게 말하면 훨씬 더 좋을거 같은데.... 너는 왜 이걸 안해놓니?
너는 왜 그런 생각을 하니? 등등
한번도 제생각을 단번에 지지받아본 기억이 없어요. 늘 당신생각이 옳고 그것에 벗어나면
가차없이 재단 당하고....
뭐하나를 해야하면 할때까지 끊임없이
얼른하라고 두번 세번 지칠때까지 얘기하시고.
이젠 제 딸한테까지도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시니 못참겠어요.

며칠전에도 둘째 낳은지 만 4개월 지났고
친구들이 근교에서 오랜만에 1박2일 한다기에
바람쐬고 오고 싶은 마음에 다녀와도 될까?
아주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는데,

바로 뭐라고 쯧쯧 거리시며
넌 그러고 싶니? 난 내새끼들 놓고 어디 안간다
하시길래 저도 터져버렸네요.
좋게 말해주시면 좋잖아요.
너가 바람쐬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아직 애기가 너무 어리지않니?

늘 엄마기분 살피며 눈치 보고 마음 종종거리고.
엄만 모르시겠죠...

친정엄마의 무조건 적인 지지 받는 분들 참 부럽구,
저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지 싶어요.
그러면서도 참 마음 한켠이 쓰리네요...

엄마한테 엄마의 그런면을 어떻게 잘 알릴수 있을까요. 분명 얘기하면 며칠 또 우울해하고 미안하다 하시면서도 새끼 키운거 다 소용없다 하실분이거든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IP : 118.218.xxx.2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12.31 3:13 PM (125.177.xxx.102) - 삭제된댓글

    친정엄마도 원글님한테 속터지고 답답한게 있으실거 같은데요. 엄마라고 다 푸근하고 관대한거 아니고, 딸이라고 다 살갑고 애교많은거 아니잖아요. 이젠 엄마탓 하지 마시고, 내가 더 일관적이고 멋있는 엄마 되는데 힘쓰세요. 어차피 엄만 바뀌지도 않을거니까요. 여행가는 건 엄마한테 애를 맡기고 간다는 건가요? 그거면 사실 할말 없는 거고, 만약 맡길곳 있는데 그냥 간다는 얘기 한 것이면 그냥 앞으로는 일정 얘기 마시고 맘대로 다녀오셔요.

  • 2. 음..
    '17.12.31 3:14 PM (121.191.xxx.158)

    이런 말을 하면 원글님께 도움이 될지 아닐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이런 생각 하면서 마음 많이 달랬거든요.
    그냥 이런 부모 만난거 제 팔자라고요.
    이런 남편 만난것도 내 팔자고, 자식도 내 팔자라고요.
    그런데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지는 내 의지라고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아쉬워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남는거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부모님/남편/자식.. 모두 다 나같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 사람이예요.
    그 사람들도 사람인 이상 어떻게 못하는 부분이 있어요. 나도 마찬가지.
    그 사람이 그 사람인채 사는건 내가 어떻게 못하는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 대한 대응이죠.

    엄마가 "쯔쯔.. 넌 그러고 싶니? 난 내 새끼 어디 두고 안 간다" 이러시면
    엄마 말씀 알겠어요. 그런데 전 (....) 이유 때문에 어떻게 할까 생각해본거예요.
    엄마의 의견은 잘 알겠고 저도 생각 많이 해볼께요... 원글님도 이렇게 답 할 수도 있잖아요.

    부모든지 자식이든지 남편이든지
    그 사람이 말하는 방식은 그 사람 나름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대응 방식일 뿐.

  • 3. 착한딸
    '17.12.31 3:21 PM (49.169.xxx.143) - 삭제된댓글

    저랑 비슷한 면이 많아 댓글 달아요.
    저희 엄만 말도 거칠고 남을 무시하는 성격이에요. 저는 반대이죠.
    작은 말에도 상처받는... 엄마말에 순종하고 비위맞추기에 급급하고. 하지만
    신랑에게도 그러니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지금까지 살면서 해보지 않았던 싸움을 했어요,
    싸움이라기 보다는 엄마가 일방적으로 제게 당한거죠. 모욕감을 느끼셨을 거에요.
    님아. 참지마시고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님도 두 아이의 엄마고 존중은 아니더라도 친정엄마한테
    휘둘리지 마시구요.
    언제나 딸이 엄마말에 순종하고 살 순 없어요.엄마말이 다 맞는 것도 아니구요.

  • 4. ++
    '17.12.31 3:22 PM (117.111.xxx.53)

    에고..속상하셨겠네요..
    힘내시고요..
    엄마도 잘 몰라서 그랬을 거예요..

    엄마의 말과 표정이 평생 자식마음을 후벼팔 수도 있다는
    걸 아셨다면 안 그랬겠죠..
    저도 나이 드니 가장 후회되는 게
    나 힘들다고 자식한테 화낸거예요.

    다른 사람 기 뺏는 언어습관 가진 사람 있어요.
    엄머니가 좀 그러신 편인가 봅니다.

    놀러가셔서 새로운 에너지 채워오시고요..

    엄마한테는..그렇게 말 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그런 말로 상처받는다고 나쁘지 않게
    그때그때 말하세요..

    부모노릇도 자식노릇도 힘든 거 같아요.

  • 5. ...
    '17.12.31 3:28 PM (118.218.xxx.23)

    맞아요. 사람은 변하기 쉽지 않지요. 특히나 어른들은.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완벽한 상대는 아니라는것도 잘 알아요.

    근데, 애기낳고 2주씩 친정엄마 지지받으며 유럽여행 다녀오는 친구들... 엄마가 편히 봐줄테니 아무것도 신경쓰지 말고 다녀오라는 말이 너무 듣고 싶었나봐요^^

    엄마는 저보다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더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고, 다 알고 아는데요... 그래서 엄마의 저런 부분들을 거의 무감각하게 지나가려고 많이 노력하는데요... 한번씩 서운하고 심란해서, 그리고 저는 외동딸이라 어디 속터놓데도 없어서 익명의 힘을 빌어 적어봤어요.

    어떤 말씀들이든 다 감사합니다.

  • 6. 이정도의 기억은
    '17.12.31 3:35 PM (116.121.xxx.93)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않나요? 엄마가 신도 아니고 어찌 매순간 내자식 우쭈쭈만 하고 살겠어요
    내 힘듦을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 약한 맘 그거 거두세요 이제 성인이시자나요
    저는 어린 시절 생각하면 더한 일도 있었지만 다 사람일인데 그걸 정말 애를 패서 죽인것도 아니고 맘에 깊이 품고 살 일 없다라고 깨달았어요 어머니 돌아가시니 어머니가 서운하게 했던 일보다 내가 어머니에게 못한 일만 생각 납니다

  • 7. 이해됩니다
    '17.12.31 3:43 PM (14.49.xxx.104)

    힘드셨을거고 상처 많이 받으셨겠어요..근데 이제 내인생은 내가 만드는거에요..좋은엄마 되시는게 님이 하실 일이에요..그렇게 사신 엄마가 이제와서 바뀌지도 않을것이고 원망해봤자 정신만 더 피폐해 집니다..이제 엄마에게서 놓여나 본인의 인생어 집중하시고 행복한 인생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 8. 47528
    '17.12.31 3:43 PM (211.178.xxx.124)

    댓글들 내용 좋네요.

    특히 두번째 댓글님이 제 마음을 대변해 주셨네요.

  • 9. ..
    '17.12.31 4:12 PM (211.36.xxx.204) - 삭제된댓글

    여행 가고픈데 마음대로 안돼서 마음이 많이 상하신듯 ;;;;;

    원글님 엄마 정도면,
    특별히 더 나쁘고 이상한 분은 아닌 거 같아요.
    솔직히 이런 스타일 엄마들 많아요

  • 10. 말 뽄세 때문이죠..
    '17.12.31 4:21 PM (58.140.xxx.38)

    상대방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정도로 죄를 짓지 않은 이상 공격적인 의도로 건네오는
    말 한마디를 달가워 할 사람은 없습니다.

  • 11. 푸......
    '17.12.31 5:31 PM (121.125.xxx.26)

    저희 친정엄마랑 똑같으시네요. 저도 그닥 살가운 자식도 아니에요. 그런식의 말이 저를 짜증나고 그냥 의욕이 사라진다고할까??내가 잘한건 남들도 다 잘한건데 그게 뭔 자랑이냐 못하면 너는 왜 그모양이냐등등.
    그래도 제 성격자체가 낙천적이고 아무생각없어서인지 모범적으로 자랐어요. 40넘은 지금 엄마링 별로 할말도 없고 그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9632 바르셀로나 에어비앤비 4 happyh.. 2018/02/14 1,287
779631 클로이킴에 대한 한국인트윗 인용한 기사가 bbc 메인에 8 .... 2018/02/14 2,738
779630 제가 예전에 만났던 남자.. 20 ㅇ_ 2018/02/14 6,217
779629 지엠대우 실적? 페북 2018/02/14 383
779628 체육복 구매후 연말정산시엔... 고등 체육복.. 2018/02/14 454
779627 김여정의 임신여부와 태극기 기립 4 oo 2018/02/14 3,208
779626 할머니 폐암 의심.. 경험자 분들 도움말씀 구합니다. 16 2018/02/14 3,864
779625 교감으로 가시는 선생님께 인사.. 3 2018/02/14 792
779624 수정)모든 커뮤니티에 실행되고 있는 작전명 `레드펜` 6 ar 2018/02/14 937
779623 9명 월남쌈 잘 먹기~ 11 ... 2018/02/14 2,676
779622 6년간 가르쳐주신 학습지 선생님 선물 6 선생님 2018/02/14 1,913
779621 고현정 관련 첫 실명 글이네요~ 69 문화상품권 2018/02/14 23,168
779620 대전 비싸지 않은 미용실 추천 부탁드립니다 4 머리 2018/02/14 933
779619 중국 대련쪽에서 사시는 분 ~~~ ^^ 2018/02/14 339
779618 안씨 추종자 퓨처가 쪽바리보다 못한 이유 9 탈옥재용 2018/02/14 703
779617 오늘 발린타인 데이인데 초콜릿 받으시나요? 6 ... 2018/02/14 1,506
779616 문씨 추종자가 알바보다 못한 이유 34 퓨쳐 2018/02/14 879
779615 평창 유감, 그리고 통일에 대한 단상 9 길벗1 2018/02/14 1,011
779614 민주 "돈받고 집회 참가하면 처벌"…집시법 개.. 5 ㅋㅋ 2018/02/14 1,041
779613 재수생 대학교선택 - 동국대 멀티미디어 홍익대 정보컴퓨터학부 7 ... 2018/02/14 2,143
779612 아들이 오늘제대합니다~ 22 공군761기.. 2018/02/14 3,074
779611 제주 게스트하우스 살해용의자가 성폭행 재판중이었는데 어떻게 살인.. 4 .. 2018/02/14 2,549
779610 저희집 냥남매 이야기예요^^ 11 꽁냥 2018/02/14 1,973
779609 파라핀 3 반짝반짝별 2018/02/14 774
779608 댓글조작단이 오늘의유머나 82cook 관리 7 다스뵈이다 2018/02/14 1,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