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연이 무엇이고 결혼의 맹세는 무얼까요?

그냥.. 조회수 : 2,058
작성일 : 2011-09-18 18:08:21

제목이 좀 신파스럽나..

문득 오랫만에 옛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예전에 알던 부부가 생각이 나서요.

참.. 3류 드라마 같은 일이 제 주변에서 벌어진 적이 있어요.

(주변에 이런 신파류 드라마 일은 종종 벌어지는데, 왜 난 늘 주인공 친구인지;;;)

 

보면, 결혼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들던 아는 언니 커플.

동갑내기 형부와 20대 중후반에 결혼해서 예쁘게 잘 살았어요.

어린 마음에 저게 결혼이구나.. 싶어서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길만큼.

 

너무도 좋아하는 언니였고, 그래서 결혼 후에도 형부랑도 가깝게 잘 지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3년만에 두 사람은 이혼했네요.

언니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리고 그 다른 사람이 하필, 제 친구놈.

원치 않게, 세 사람을 모두 다 아는 사람이 달랑 서 넛뿐인 상황이라

이혼의 모든 과정을 가까이에서 소상히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정말 눈꼽만큼의 의도도 없이, 두 사람이 저 때문에 만나게 되었었기에.

 

사실을 알고, 언니의 이혼까지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형부와 언니는 아무 문제도 없는 사이였고, -이건 두 사람 모두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리고,  언니는 이혼전까지 남들이 흔히 상상하는 간통.. 그런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다른 사람 향해서 뛴다고.. 지나가는 일일 줄 알았는데, 안된다고

언니가 이혼을 요구했고, 형부는 절대로 반대했고.

그 사이 친구녀석도 지방으로 몇 개월을 떠돌아 다니면서 반 그지 생활을하고..

두 사람 마지막 헤어지던 날 밤이 아직도 너무 또렷하게 기억납니다.

무슨 영화마냥, 나 좀 버려달라던 사람.. 차라리 같이 죽자던 사람..

결국 응급실에서 나오고서 법원으로 향했던 사람들..

 

그 뒤에 언니는 친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고 가끔 바람결처럼 소식을 듣습니다.

그땐 형부를 배신한 언니가 너무 밉고 용서가 안된다고 그대로 연을 끊었는데,

사실은 내 환상을 깨버린게 싫었던 거겠죠.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친구라고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은데, 그림처럼 잘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냥, 복잡하게 만난 인연이었을 뿐이니 이제 맘 열고

언니 좀 다시 만나보라고, 언니가 보고싶어한다고 그러는데, 왜 그런지 아직 그게 안되네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고, 어린 시절부터 참 많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라 보고싶기도 한데,

아마 언니와 형부의 헤어짐에 나비효과처럼 원인을 제공한 것 같은

왠지 모를 죄의식이 생긴 것도 같구요.

 

형부는 그 뒤로 아직도 혼자이고,

몇 개월 전 우연스럽게 소식이 닿아 문자를 몇 통 주고 받을 때, 왜 아직 혼자냐 물었더니

이제 사람도, 사랑도 잘 모르겠다고.. 그런 말을 하네요.

원망스러웠는데, 이제 그런 것도 없다고.. 그냥, 아마 자기가 전생에 엄청나게

상처주고 버린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두 사람을 보면 그냥.. 사람 살면서 인연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IP : 210.222.xxx.23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18 7:14 PM (210.205.xxx.25)

    남녀사이는 둘밖에 모른다.가 정답일지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737 임신14주 좀 넘었는데 어제저녁 고열이 심하게 있었어요 8 걱정 2011/12/13 2,552
46736 세부 가보신 분 가격대비 괜찮은 숙소좀 2 아우 2011/12/13 929
46735 코트랑 무스탕 중 어느게 나을까요? 1 삼십대 후반.. 2011/12/13 791
46734 입주아주머니 계신 집들은 어느정도 수입이 되세요? 16 ... 2011/12/13 3,399
46733 화장품 넣는 가방 ,, 이런거 어디서 팔까요? 3 이런건,,,.. 2011/12/13 1,301
46732 김연아. 신하균에 대한 잡담이에요 2 띠띠 2011/12/13 2,392
46731 영어문제 1 궁금맘 2011/12/13 524
46730 아이들 버스요금 8 40대아줌마.. 2011/12/13 782
46729 성공회대 대학원 어떤가요 4 나라걱정에 .. 2011/12/13 1,473
46728 [동아] 친이 일각 “MB 버리자” 세우실 2011/12/13 730
46727 글내립니다. 60 고민녀 2011/12/13 5,028
46726 제주도 7대자연경관인지 뭔지..200억 달라고 한다네요.. 13 뒷북인가? 2011/12/13 1,640
46725 역시 ..... 한자 3급은 어렵나봐요 3 장하다 내아.. 2011/12/13 991
46724 브레인-그야말로 개천용 이강훈 11 겨울볕 2011/12/13 2,206
46723 위기의 주부들 시즌 8 -9화 봤는데요(스포 있슴) 9 위.주 2011/12/13 1,430
46722 같이 일하는 직원..어떻게 해야 하는지.. 13 스트레스 2011/12/13 2,330
46721 이상득 "미친 X들, 거액을 나한테 확인도 없이" 2 참맛 2011/12/13 1,461
46720 왜 TV에서보면 연예인 생활 보여줄때 5 평화사랑 2011/12/13 1,754
46719 왜 역사표절이라고 대답했을까요? 3 중국인들이 .. 2011/12/13 825
46718 홈베이킹 하시는 분들...파우더 슈거 사용하시잖아요??? 4 홈베이킹 2011/12/13 1,590
46717 안해야지 하면서도 입에서 계속 잔소리가 나오는데요.. 3 잔소리 2011/12/13 937
46716 4대강 유지비 매년 6천억원. 5 2011/12/13 672
46715 오늘 판매하는 산아래 한식기세트 어때요? 13 그릇지른이 2011/12/13 1,501
46714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 보신적 있으세요? 14 2011/12/13 1,655
46713 장갑 다 모아놓은것이 죄다 왼쪽이네요 2 장갑 2011/12/13 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