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2000년대 스타벅스 가면 김치녀, 명품백 사면 된장녀였어요.
10년이 넘도록 인터넷에서 여자들은 김치녀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고통 받았어요.
이렇게 하면 김치녀라고 오해받을까봐 되돌아보고 조심하고..
10년간 인터넷에는 여자 까는 글이 넘실댔고 그건 그 여자가 잘못한거니까 욕먹어도 되는거였어요.
여자들이 자기검열하느라 정신없던 시대였고, 식 후 커피 마시면 남자들은 농담으로 너 된장녀냐? 하는 시절이었어요.
지금도 인터넷에는 맘충, 김여사, 보적보, 여자가 더 독하고 무섭다느니 하는 차별적인 발언은 당연하게 나오는데
한국 남자라는 말만 나오면 무조건 메갈이에요. 여자 성희롱 얘기만 꺼내도 메갈, 워마드에요.
여자가 병원을 들이받으면 김여사가 문제이지만
남자가 운전하는 크레인이 넘어져서 사람들이 즉사하면 난폭운전이 문제예요.
10년이 지나도 여성에 대한 공격은 그대로인듯 합니다.
여기 82 회원들 그 누구도 메갈 워마드가 옳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거예요.
누가 봐도 잘못됐고 이상하니까요. 저도 정말 싫어하고...
저런 인간들이 이 사회에 실재한다는 사실에 놀랍습니다. 옹호하지 못할 것을 옹호하는거 보면 정말 갑갑하고요.
한참 여성을 후려치는 행동은 남녀 할 것 없이 유행이었어요.
예를 들면... 여성가족부가 잘한 것도 없지만 정당한 비판을 받은 것도 아니었어요.
조리퐁이 여성 성기를 연상시켜서 금지시켰다는 말도 안되는 루머...
여성가족부가 국방부만큼 비리를 저질렀고 기타 다른 부처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욕을 먹었을까요?
저는 정말로 여성가족부가 모든 정부부처 중 가장 잘못된 부서인 줄 알았어요.
이대는 된장녀들의 집합소이고 이대 다니는 학생들은 다 사치를 부리고, 이대 앞에는 미용실밖에 없는 줄 알았어요.
저만 그런건 아니었을 거예요.
이런 식으로 여자를 대표하는 단체나 집단이 욕먹은 역사가 오래된 것은 사실이에요.
과거 어머니들 세대는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명절 때 집안일을 해야 하는 것 등으로 차별받았어요.
요즘 세대 여자들이 받은 주된 고통은 그런게 아니에요.(그런 분들도 물론 실재합니다.)
직장, 집안일, 이런 것 보다도..
커피마신다고 조롱받았고, 취집하려 한다고, 명품백을 좋아한다며 조롱받았어요.
일베만 그랬을까요? 아니에요.... 심지어 평범한 남자,여자들도 그렇게 여자들을 조롱했어요.
180하는 루저라고 티비에서 나와 말한 일반인은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격받았어요.
(잘 한 일이라는 게 아니에요.)
여자들도 같이 욕했고 저도 욕했습니다.
그 일반인은 취업도 어려웠어요.
노래할 때 힘나게 다리 좀 벌려보라고 한 모 연예인, 여자는 회와 같아서 싱싱해야 하고 쳐야 한다고 했던 모 연예인, 팟캐스트에서 요즘 메갈과 다를 바 없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연예인도 공중파에 잘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복수하는게 옳다! 이런 의미가 아니에요. 둘 다 하지 않는게 맞지요.
이제는 정상적인 말을 해도 메갈이라고 해요. 그냥 자기 맘에 안들면 메갈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면 호주제가 페지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고
어머니 성을 따르든 아버지 성을 따르든 개인의 자유가 되었어요.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성을 두 개 쓰는 사람치고 정상인 못봄 이라는 말이 생각보다 쉽게 들립니다.
그걸 반박하면 메갈이라고 합니다..못믿으시겠지만 정말이에요.
그 외에 가끔 82 링크 타고 엠팍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자기 맘에 안들면 메갈이라고 욕해요. 쿵쾅쿵쾅이란 댓글과 함께...
심지어 남자 둘이 싸우면서 서로를 넌 메갈이라며 쿵쾅쿵쾅 이런 댓글 쓰는 경우도 봤어요.
신생아 40일인데 퇴근 후 집에서 아이 돌보고 집안일 하느라 너무 힘들다고 하는 아빠에게 넌 호구라고도 하더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해요.
남녀평등을 생각하는 여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메갈이라는 말이 돌아옵니다.
남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요.
그런 말을 지속적으로 듣다보면 아.. 그냥 내 생각을 말하면 메갈이구나 싶더라구요.
요새 20대는 또 저랑 다르더라구요.
예전 제 또래는 욕먹을까봐 자기 검열하고 참았는데(저는 지금도 참음)
이젠 그냥 메갈 소리 듣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예전엔 커피 마시면 된장녀 소리 들을까봐 조심했는데
이젠 그냥 된장녀 소리 듣든 말든 나 가고 싶은 스벅가고 해외여행 간다.
이게 요즘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딱히 주장하지도 않아요.
저는 신념도 없고 별 의지도 없거든요.
그냥 전 차별이 싫고, 구분도 싫고,
머리 긴 사람 짧은 사람 뚱뚱한 사람 마른 사람 경상도 사람 전라도 사람 외국 사람 다 있는거지..
그 자체로 비난받을 이유가 없고 그냥 구분짓는 것 자체가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