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태블릿의 국과수 보고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검찰과 jtbc vs 이경재 변호사와 조작 의혹 제기자
2017.11.28
지난 주말에 jtbc 태블릿 PC에 대한 국과수의 조사보고서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조사보고서는 1600페이지 정도로 검찰의 포렌식 조사보고서(689 페이지)에 비해 세밀하게 조사된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1차분(총괄보고서)만 검찰과 이경재 변호사 측에 전달되었고 내일까지 전부가 다 전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1차분을 받아본 검찰과 이경재 변호사측은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검찰측이 국과수 보고서에는 수정, 조작된 흔적이 없으며 최순실이 태블릿을 사용한 것이 맞다고 나온다고 익명의 검찰관계자를 내세워 언론에 흘렸습니다.
http://v.media.daum.net/v/20171127145740773?rcmd=rn
이 검찰측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자 곧바로 이경재 변호사측에서 반박했습니다. 국과수 조사보고서 어디에도 수정, 조작이 없다는 문구가 없으며 최순실이 사용했다는 것이 기술된 것도 없는 반면, 최순실의 것이 아니라는 증거와 조작한 증거가 나온다고 검찰측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27/0200000000AKR2017112711095100...
어제 오후에 양측의 공방이 있고 난 뒤, jtbc는 뉴스룸에서 검찰측 주장에 기반해 태블릿을 수정, 조작하지 않았으며 검찰과 jtbc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국과수가 확인했다고 보도합니다. 그리고 손석희는 조작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나 단체를 법적으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뉴스룸의 기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국제신문에 따르면 손석희는 앞으로 더 이상 태블릿 관련해 보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하네요. 손석희가 왜 앞으로는 태블릿 보도를 하지 않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협박하는지 그 이유가 자못 궁금합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237/NB11555237.html
http://news.jtbc.joins.com/html/212/NB11555212.html?cloc=jtbc|news|hot_click
http://news.jtbc.joins.com/html/210/NB11555210.html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71127.9909...
아직 1600 페이지에 달하는 국과수 조사보고서가 다 전달되지 않고 분석도 완료되지 않아 어느 측의 주장이 더 합리적이고 신빙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일단 어제까지 양측이 주장한 것을 비교해 과연 검찰과 JTBC가 태블릿 PC를 조작했는지, JTBC와 검찰이 태블릿 PC의 내용을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JTBC는 태블릿 관련 조작 보도를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JTBC가 어제 뉴스룸을 통해 보도한 내용과 이에 대한 이경재측(미디어워치 변희재 등 의혹을 제기하는 측)의 반박을 쟁점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국과수는 최순실의 것이라고 최종 확인해 주었다?
JTBC : 국과수는 "태블릿PC에 대한 조작과 수정은 없었다"는 결론을 법원에 통보했습니다. 태블릿PC의 동선과 정호성 전 비서관의 진술, 그리고 그 안에 있던 국가 기밀 자료를 토대로 최순실 씨가 실제 사용자라고 못 박았던 검찰의 결론을 국과수가 최종적으로 확인해준 것입니다.”
이경재 : 국과수 보고서 그 어디에도 실제 사용자가 최순실이라고 확인한 바 없다. 오히려 다수의 사용자가 돌려 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물론 카카오톡을 연 핸드폰 번호가 하나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용자가 한 명인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지만, 어쨌든 최순실이 사용했다는 문장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석희의 JTBC는 최순실의 것이라고 국과수가 입증했다고 호도하고 있다.
필자 註 : 국과수가 태블릿에서 카톡을 연 핸드폰 번호가 하나라는 이유로 사용자가 한 명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것은 그 카톡 사용자가 최순실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태블릿을 개통한 사람은 김한수이고, 개통할 때는 김한수의 개인 핸드폰 번호가 아닌 제3의 핸드폰으로 개통했으며, 만약 김한수가 이 태블릿의 카톡계정을 만들었다면 개통시의 핸드폰 번호가 카톡을 연 핸드폰 번호가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신혜원이 대선 SNS팀에서 이 태블릿을 사용했다는 것이 맞다면 이 태블릿의 카톡계정을 개설할 때 조진욱이 대포폰으로 카톡계정을 만들었다고 했음으로 이 태블릿 카톡계정의 핸드폰 번호는 조진욱이 사용한 대포폰일 것입니다. 김한수가 했던, 조진욱이 카톡을 개설했던 카톡을 연 핸드폰은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태블릿의 카톡은 특정 개인의 핸드폰으로 개설된 개인 카톡이 아니라서 이 태블릿을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카톡계정으로 카톡 이용이 가능해 특정한 한 사람이 사용할 수도 있고 이 태블릿의 다수의 사용자가 이 태블릿의 카톡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태블릿 카톡 사용자는 김한수라고 추정합니다.
2. 국과수가 태블릿 조작설을 사실이 아니라고 입증했다고?
JTBC : “이른바 '태블릿PC 조작설'은 태블릿을 본 적도 없고, 사용하지도 못한다던 최순실 씨 주장이 친박 단체에서 극우매체, 그리고 정치권까지 이어지며 지난 1년 동안 사실인 양 퍼져나갔습니다. JTBC는 물론 검찰과 법원,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그리고 이제 국과수까지 나서서 사실이 아니라고 입증을 한 것입니다”
이경재 : 국과수 보고서에는 JTBC 보도처럼 조작 흔적이 없다는 식 문장은 없다.
검찰은 현재 조작 의혹의 당사자이고 JTBC와 조작 공범으로 의심 받는 상태이며, 법원은 아직 이 태블릿에 대한 판단을 하지 못해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인데 법원이 조작설을 사실이 아니라고 입증했다는 JTBC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JTBC가 내세운 이인성 고려대 교수가 마치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를 대표하고 이 교수의 말이 이 학회의 공식 의견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이인성 교수마저도 이 태블릿이 최순실의 것이라고 하지도 않았으며, JTBC 조작 보도의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하지도 않았다. JTBC는 검찰, 법원, 학회를 언급하며 권위 있는 기관과 전문가들이 조작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 것처럼 주장하지만, 이 주장 역시 허위이다.
3. 태블릿의 사진들이 태블릿이 최순실의 것이라는 증거?
JTBC : "최순실 씨 셀카와 친척들 사진에 대해서는 최 씨 측이 사후에 옮겼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해당 태블릿 PC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경재 : 우리는 최순실 관련 사진을 사후에 옮겼다고 주장한 바 없다. 국과수 보고서에 해당 태블릿PC로 촬영되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찍혀 그것이 최순실의 것이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국과수의 태블릿PC 감정의뢰 회보서에 따르면, JTBC 태블릿으로 직접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은 총 16장이다.
이번에 국과수는 16장의 사진에 대해 해상도와 EXIF 정보의 항목차이를 분석해, 각각의 사진이 셀프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 중 어떤 것으로 촬영한 것인지 밝혔다. 최순실의 셀카는 단 1장이다. 물론, 손석희가 최순실의 셀카인 것처럼 교묘하게 써먹어 온, 최순실이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사진은 후면카메라로 촬영됐다.
반면, 최순실의 조카 장승호의 딸 셀카는 7장이나 된다. 나머지 후면 카메라 사진들도 피사체의 구도가 엉망인데다, 흔들림이 심한 점으로 비춰 어린아이의 솜씨로 추정된다. 결국 이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 대부분은 장승호 딸이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 셀카가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찍혔다면 그것이 최순실의 것이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 국과수는 최순실의 조카 장승호의 딸이 스스로 셀카로 찍은 사진이 존재함을 밝혀냈는데, 단지 셀카로 사용자를 결정하겠다면 태블릿은 장승호 딸의 것이 되어버린다.
앞서, 손석희는 지난해 10월 최순실의 셀카 사진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이 태블릿이 최순실의 것이라고 단정해 보도했고, 수 많은 언론이 손석희의 조작보도를 받아쓰기 했다.
태블릿이 최순실의 것이려면, 최순실의 셀카 한 장이 아니라, 최순실이 늘 태블릿을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는 승마장이나, 딸 정유라의 사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과수 조사보고서에는 2012년 6월 25일 이 태블릿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는 장승호의 사진은 2016년 10월 18일에 생성된 것으로 나온다. 왜 장승호 사진이 2016년 10월 18일 생성되었는지 JTBC는 해명해야 할 것이다.
http://www.mediawatch.kr/mobile/article.html?no=252740
4. 드레스덴 연설문
JTBC : "최 씨 측이 수정 불가능한 이미지 파일이었다고 주장한 드레스덴 연설문은 이메일로 다운받은 문서 파일로 역시 조작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냈습니다.“
이경재 : 드레스덴 연설문은 신혜원씨가 최종적으로 넘겨주었다는 김휘종 전 청와대 행정관의 이메일 kimpa2014@gmail.com 으로 다운받은 게 확인되었다. 즉 최순실이 아닌 김휘종이 사용했다는 결정적 증거, 즉 신혜원의 주장이 맞았음이 입증된 것이다. JTBC는 이 드레스덴 연설문을 받은 더구나 국과수는 태블릿PC에 문서편집 프로그램이 설치된 적도 없고, 문서수정 웹툴에 접근한 적도 없어, 문서수정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순실이 해당 태블릿PC로 문서를 수정 편집해 다시 메일로 보내주었다는 손석희의 보도는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애초에 우리는 jtbc가 드레스덴 연설문을 조작했다고 한 것이 아니라 최순실이 받지도 않았고 수정하지도 않았으며 다시 발송한 적도 없는데 JTBC가 최순실이 그렇게 했다고 보도한 것이 조작이라고 한 것이다. 보도가 조작이라고 했는데 연설문을 조작(수정)하지 않았음을 국과수가 보여주었다고 JTBC는 동문서답을 하는 것이다.
5. JTBC는 태블릿을 입수 후 오염 혹은 수정했는가?
JTBC :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한 지난해 10월 18일부터 31일 사이 만들어져 수정된 파일이 150여 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대부분 태블릿PC 전원을 켜거나 어플리케이션을 작동하는 것만으로도 생성될 수 있는 파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경재 : 국과수 보고서에서는 손석희의 JTBC가 6개의 그림파일을 생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JTBC가 최순실의 것이라는 증거로 내세운 최순실의 조카, 장승호의 사진이 바로 김필준 기자가 더블루K 사무실에서 발견했다는 10월 18일 저녁에 생성했다고 나온다. 김필준 기자는 장승호 사진을 미리 준비해서 태블릿PC에 심었단 말인가?
더구나 기존의 150여개의 파일 이외에 JTBC 입수한 10월 18일 이후 30일까지 무려 2500여개의 파일이 삭제되었고, 3000여개의 파일이 수정된 것도 추가로 밝혀졌다. 국과수 보고서에는 태블릿이 무결성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나온다. 국과수 보고서 결과가 이런데 무슨 조작, 수정이 없었단 말인가?
6. 이메일 계정의 아이디가 최순실 것이라는 것을 증명?
JTBC : “특히 태블릿 PC에 등록된 이메일 계정 중 문건 유출 통로로 알려진 'zixi9876'의 닉네임이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개명 전 이름인 유연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경재 : 국과수가 발견한 구글계정 이메일은 모두 세 개, 아이디는 유연, 연이, 송파랑이다. 더구나 드레스덴 연설문을 받은 이메일 계정의 아이디는 송파랑이다. 국과수 보고서 그 어디에도 유연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개명전 이름이라 명기한 바 없다. 이는 최순실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실제 딸 이름이다.
7. 태블릿 사용 위치와 최순실의 동선이 일치한다고?
JTBC : “국과수는 검찰에서 최 씨 동선과 일치한다고 밝힌 태블릿 PC의 문자메시지 입수 시점도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경재 : 최순실의 동선과 일치하는 건 2012년과 2013년 딱 두 기간의 독일 체류 때일 뿐이다.(이경재 변호사는 독일에서의 3건 중 1건만 최순실의 독일 체류기간과 일치하고 2건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발표) 오히려 검찰이 발표한 제주도 동선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국과수는 위치추적은 하지 않고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용내역을 추적하여 태블릿 동선을 파악했다. 이 국과수 보고서의 동선만으로도 검찰의 동선 발표와 다르다.
2012년 6월 22일부터 2016년 10월 18일까지 태블릿의 사용 위치만 위치추적하면 사용자가 누구인지 명백히 드러난다. 현재 박대출 의원이 SKT에 위치추적 기록을 요청했으니 4년간 365일 시간 단위로 위치가 드러나면 결론이 날 것이다.
어제 국과수 조사보고서에 대한 검찰의 입장이 나올 때만 해도 전 언론들이 일제히 기사로 다루고 종편도 속보로 자막으로 내보냈는데, 오늘자 대부분 페이퍼 신문에서는 국과수의 조사보고서와 관련한 기사가 한 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보 성향의 한겨레와 경향에는 국과수의 태블릿 조사보고서에 대해 단 한 줄의 기사도 보이지 않으며, 보수 성향의 조선, 동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경이 일단 기사로 조그맣게 다루었을 뿐 매경에는 찾을 수 없고, 세계일보에는 없고 서울신문은 검찰측 주장만 타이틀로 크게 단 기사만 있을 뿐입니다.
왜 이렇게 언론들이 조용할까요? 검찰측의 주장이 나올 때만 해도 포털에 메인 기사로 올라오고 수천의 댓글이 달리고 종편에서는 속보로 다루더니만 왜 갑자기 조용해진 것일까요? 검찰측 주장이 사실이라고 판단된다면 한겨레나 경향이 1면 탑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을까요? 여러분들은 국과수 조사보고서와 관련해 언론들이 왜 조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직 1600페이지에 이르는 국과수 조사보고서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지 않아 어느 측의 주장이 맞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양측의 주장을 살펴보면 이경재측의 주장이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보여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번 주 내로 국과수 보고서 분석이 완료된다고 하니 검찰과 JTBC가 태블릿을 조작했는지, JTBC가 조작 보도를 했는지, 검찰과 JTBC는 공모관계에 있었는지가 밝혀질 것입니다.
저는 양측이 국과수 조사보고서를 놓고 아전인수격의 분석과 해석을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강변할 것이 아니라 논란에 종지부를 짓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과수 조사보고서 1600 페이지를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경재 변호사는 일반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검찰은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적 차원에서 국과수 보고서 공개에 동의하길 바랍니다.
<참조 자료>
http://www.mediawatch.kr/news/article.html?no=252739
http://www.mediawatch.kr/mobile/article.html?no=252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