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10살 되어가는 진돗개, 고양이는 길거리 출신 삼색냥.
둘이 처음엔 엄청난 앙숙이었음. 하악질하는 것을 매일 봤음.
지금은 같이 있으면 데면데면 서로에게 무관심.
그런데 막상 없으면 아쉽고 궁금해 하는 사이.
개가 산책 다녀오면 고양이는 반갑다고 개 다리에 머리를 부비부비함.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오면 개가 엄청 반김.
있을 때 잘 하자...얘들아.
두 동물의 특징인지 엄청 다름을 날마다 느낍니다.
개는 부르면 꼬리 흔들며 오고
이름 부르면 멀리서도 달려오고 사람들 많이 오면 좋다고 날뜀.
몸 만져주고 맛사지 해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함.
배 보이며 벌렁 드러누워 맛사지하고
등짝을 자주 갖다 대서 등 긁어주느라 시간 많이 감.
잘 때면 항상 창가 시원한 곳에 와서 드러 누움.
먹을 거 달라고 고기가 있는 냉장고 앞에서 시위함.
그 외에는 주인이 밥 줄 때까지 투정도 안하고
물도 밥도 주인이 챙겨주어야만 먹음.
산책을 좋아하지만 볼일이 급하기 직전까지는
주인이 가슴줄 꺼내기 전까지는 보채지도 않고 기다림.
주인이 부르기 전에는 절대 귀찮게 하는 것도 없고 충성스러움.
반면, 고양이는 불러도 들은체 만체
그런데 관심 안주고 내 일 열심히 하면 슬그머니 다가옴.
요리 하면 싱크대 위에 올라 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함.
컴터하면 자판 위를 슬렁 슬렁 걸어다님.
목욕하면 목욕탕 깔개 앞에서 기다림.
거실에서 손님들하고 이야기하면 무릎에 와서 척 앉기.
그런데 부르면 절대 안 오고 맛사지 해준다고 하면 결사항전.
등짝, 배는 만지지도 못하게 함. 모르는 사람이 와서 손 달라고 하면 할퀴는 시늉.
잠은 침대에 올라와 같이 자는데 아침에 늦잠을 잘라치면 얼굴이며 팔이며 핥고 깨물고
침대를 긁고 그래도 안 일어나면 책장의 책을 하나 둘 씩 끄집어 던지기 시작.
일어날 수 밖에 없게 만듬. 밥도 제때 안 주면 줄 때까지 야옹 거림.
참치를 제대로 안 주면 밥그릇을 엎어 버림. 성미가 지랄 맞아서
남편이 저 성질머리를 고쳐야 하니 밥 굶기라고 화를 냄.
그래도 집에 오면 몇 초 못 가기는 하나 목에 턱 걸치고 이뻐함.
개는 숫컷인데 너무 너무 점잖고 착하고 고양이는 암컷으로 제멋대로이지만 사랑 많이 받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