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탄생 100주년, 우리는 박정희 시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2017.11.15
올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을 맞아 박정희(시대)를 평가하는 세미나와 학술회의가 열리고 많은 학자들이 박정희(시대)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나는 이 중에 정규재(전 한국경제 주필, 현 정규재TV 운영, 유튜브와 SNS를 기반으로 한 언론 '펜N' 준비중)의 박정희(시대)에 대한 평가가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정규재는 박정희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고 박정희의 독재는 산업화가 되지 않고 국민의식은 낮은 저개발 국가에서 경제개발을 위한 부득이한 것으로 독재와 경제개발을 분리하여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신의 사후에 경제개발을 위해 자신이 펼쳤던 독재에 대해 비난이 따를 것을 잘 알아 ‘자신의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정규재는 어제 자신이 운영하는 정규재TV에서 박정희 시대를 왜 독재와 경제개발은 분리할 수 없는가를 1972년 8.3 사채 동결 조치(경제 안정과 성장을 위한 긴급 명령)와 곧 이은 10월 유신 개헌 간의 연관성을 들어 잘 설명했다.
<박정희 시대, 독재와 경제개발은 분리 불가능하다>
나는 정규재의 이런 분석과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제까지 박정희에 대해 경제개발의 공과 독재라는 과를 분리하여 평가하는 것이 주류이고 일반적이며, 이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런 식의 평가는 박정희의 리더십에 대한 온전한 평가가 아니며, 60년대의 국민의식과 경제수준에서도 민주적 절차와 대중의 합의를 통해 경제개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착각이나 환상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 진정한 역사적 평가라 할 수 없다.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울산 현대조선소, 재벌의 육성을 통한 수출 전략이 과연 그 시대에 민주적 절차와 합의를 통해 가능했겠는가?
지금 문재인이 공론화위원회니 뭐니 하며 마치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하는 것처럼 쇼를 하지만, 사실 이것도 박정희의 경제개발과 그 이후에 이를 기반으로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것뿐이다.
만약 60, 70년대에 문재인 같이 경제정책을 국민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하고 추진하겠다고 했다면 과연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에 김대중과 김영삼이 고속도로 건설현장에 드러눕고 건설을 방해하고, 8.3 사채 동결 조치에 여야를 떠나 전 정치인들이 반대하고 기득권 세력들이 반발한다고 해서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지 않고 사채 동결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경제성장이 가능했으리라 보는가?
정규재의 <박정희 시대, 독재와 경제개발은 분리 불가능하다>는 강연만 들어도 박정희 시대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고 박정희가 얼마나 위대한 지도자였는지, 그가 얼마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일했고, 그리고 후대의 비난을 뻔히 알면서도 소신껏 결단을 내렸는지 알 수 있다.
참고로 3년 전에 내가 썼던 영화 <국제시장> 감상문에서 박정희시대를 평가한 부분을 발췌해 올린다. 정규재의 시각과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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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를 공과 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평가할 수 있을까
혹자는 <국제시장>이 산업화 세대를 미화하고 박정희의 개발독재를 은연중 찬양하는 정치성이 농후한 작품이라 비판하더군요. 박정희는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고 단 한번도 나오지 않으며, 4.19나 5.18 같은 정치적 사건이 표현되지 않은 <국제시장>이 더 정치적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이구요. 박정희와 산업화 세대의 공과 과는 분명한데, 공만을 포장하고 부각하는 것은 형평성을 잃은 것이고 이것은 또 다른 역사 왜곡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국제시장>을 정치적 영화라고 비판하거나 정치적 함의를 찾아내는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런 비평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박정희의 산업화와 그 세대의 공과 과를 이분법적으로 분리하여 평가하는 것에도 반대합니다. 박정희와 산업화를 평가할 때 좌파(진보) 진영에서도 그렇지만 박정희와 산업화를 긍정하는 우파(보수) 진영에서도 공과 과를 분리해서 평가합니다만, 저는 박정희의 공과 과를 분리해서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60~70년대의 우리 사회 현실에서 개발독재 없이 산업화가 가능했을 지에 대해 저는 회의적입니다. 60~70년대 한국 사회 정도의 수준의 나라가 민주적 방식으로 산업화가 된 사례가 전세계적으로도 없을 뿐 아니라 민주화와 동시에 산업화가 진행된다거나 민주적 방식으로 우리와 같은 산업화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시 우리 사회에서 일부 독재적 방식이 동원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산업화나 민주화가 가능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나 결과가 옳다거나 선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각자의 가치관이나 철학, 경험에서 판단할 문제이지만, 우리가 산업화된 과정에서의 공(세계 유례가 없는 압축 성장과 산업화)은 과(산업화과정에서의 독재와 인권유린)에 상당 부분 기반하였다는 것, 그리고 그런 방식이 옳고 그름을 떠나 공을 위해 과를 부담하는 것에 대한 선택은 그 세대의 몫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 세대의 선택의 결과로 그 후세대인 우리는 현재 여기에 와 있는 것이라 보구요.
박정희가 없었더라도, 박정희와 같은 개발 독재가 아니더라도 민주적 방식으로 얼마든지 오늘과 같은 산업화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공과 과는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지만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것이지 따로 분리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리의 산업화와 민주화는 이런 측면에서 이해해야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구분하여 평가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어떤 방식을 취하느냐는 그 세대의 선택이었고, 그 선택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 시대(세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국제시장’ - 기억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지 마라>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page=1&st=userid&sword=e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