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끊어진 감나무집 그후 이야기

감나무집 아줌마 조회수 : 4,135
작성일 : 2017-11-14 09:09:05

  지지난주에 감나무가 끊어져 119 출동하고 난리난 상황에서 동네사람들이 감 집어가서 속상하다고 올린 사람입니다. 많이 속상했는데, 위로해 주셔서 위안이 됐습니다.


  지난 주말 감나무를 아예 잘라냈습니다. 반 정도가 끊어져서 더 쓰러질까봐 위험하기도 하고, 반년 동안 감나무 땜에 알게 모르게 시달려 서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시원했습니다. 매일 오전에 한번씩 골목 전체를 쓸었는데, 오후 되어서 잎파리 몇개만 있어도 지저분하다는 둥, 냄새가 난다는 둥 집단 성토를 했거든요. 그래서 비와도 우산 쓰고 골몰 쓸고 튼튼한 빗자루도 2자루나 새로 사서, 그 긴 골목에 꽁초며, 음료수캔이며, 개똥까지 각종 쓰레기 다 버리느라 대용량 쓰레기봉지값도 쏠쏠하게 나갔거든요.


  암튼 그날 딴 감나무는 동네분들 다 골고루 나눠드렸습니다. 저희 집 식구들 신과일만 먹는지라 누가 사온 감도 다른 집으로 보내는 상황이라 전혀 아까울 게 없습니다. 사고난 날도 유모차 탄 3살 어린애 부여잡고 119 연락하고 난리난 상황에서 누구 하나 위로의 말, 도움의 말 한마디라도 들었다면 그날 떨어진 감 다 드렸을 겁니다.


  그런데 감 받으시는 이웃분들 진작 주지 왜 이제사 주냐고, 감  부러진 날 땅에 떨어진 감 왜 다 줏어갔냐고 따지듯이 말씀하셔서 참 할말이 없네여...그날 사람들이 줏어간 감 말고 가지에 달린 것들은 저랑 시어머니가 땄는데, 아직 익지 않아 너무 떫어 홍시로 만드신다고 시어머니가 다 가져가셨거든요.


  사고난 날 감이 많이 상해서 새로 딴 감이 별로 남지 않아 몇개 못 드려서 서운하셨나봐요. 시어머니 결국 그 감까지 다 가져오셔서 나눠드렸는데, 왜 멀쩡한 감 썩혀서 주냐고,,,뭘해도 욕을 먹네요. 감을 홍시로 만드는 중이라 물러지고 몇개는 터졌거든요.  


  전에 사시던 어르신이 워낙 인덕을 갖추신 분이라, 이분들하고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앙상한 나무 둥치만 남은 감나무 보면 서운하기도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빗자루질 안해도 될 것 같아 살것 같습니다. 만일 제가 이사가게 된다면 이집에 다음에 살 사람에게 절대 과실수는 키우지 말라고 유언처럼 말하고 싶네요.





IP : 210.221.xxx.3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7.11.14 9:18 AM (112.187.xxx.60)

    챙겨서 했는데 돌아오는 말이 저런 말이라면 나라도 마음이 상할 것 같네요

    어느지역인지 모르겠는데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는데..
    마음과 달리 말이 퉁명스럽게 나오는게 ...습관인 지역도 있는것 같더군요

    살가운 말이 아니라 행동이 최고다..라고 생각하는 나이드신 분들도 꽤 많죠.
    그래서 살가운 말한마디도 행동도 별로 없이 사는 사람도 꽤 있구요


    이제 마음 놓으시고 사라져가는 가을날을 그래도 즐겨요.
    수고하셨네요.

  • 2. 아이고....
    '17.11.14 9:18 AM (125.137.xxx.148)

    기가 차네요...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무슨 감나무에서 냄새난다고...
    저라면 앞으로 차단하고 삽니다..주택이라 힘든 면이 있겠지만 말 섞어봐야 욕만 먹는 상황이니깐요..
    그 동네 유세 대단하네요..
    도대체 거기가 어디입니까??

  • 3. 제제
    '17.11.14 9:28 AM (125.178.xxx.203)

    지난 글은 못 읽었지만 얼마나 속상했을지 짐작이 가네요.
    감나무가 특히 이웃간 분란을 잘 일으키는듯해요.
    시어머니도 감나무 가지땜에 옆집 뒷집 싸우셔서
    다 베었네요.

  • 4. ...
    '17.11.14 9:31 AM (182.215.xxx.209)

    어느 지역인데 인심이 사납나요. 그 동네 텃세가 장난 아니군요. 그동네 사람과 말도 섞지 마세요.

  • 5. 작성자
    '17.11.14 9:32 AM (210.221.xxx.34)

    홍대랑 연남동 땜에 요즘 땅값이 오른 인근 지역이에요. 저희도 투자목적으로 낡은 주택 두 필지를 사서 상가 딸린 빌라지어서 꼭대기층에서 살아볼까 했는데, 이번 일로 완전 맘 접었습니다. 여기 사시는 분들이 보통 4, 50년씩 살아오신 분이라 새로 이사온 젊은 외지인이 맘에 안 들었나봐요...- -;;;;

  • 6. 전주인도
    '17.11.14 9:37 AM (114.203.xxx.157) - 삭제된댓글

    그동네 지인들 버리고 갔는데 왜 동네사람들은 전주인 못잊고 텃새냥.배신당했는데....
    ㅎㅎ

  • 7. 정말 죄송한데
    '17.11.14 9:38 AM (210.183.xxx.241)

    나뭇가지를 끊어진다고 말하나요.
    혹시 사투리인가요.
    경상도에서는 커피를 태운다라고 말하듯이 그런 사투리인가요.
    속상하신데 딴소리 죄송합니다. 궁금해서요.

  • 8. 대체
    '17.11.14 9:43 AM (210.90.xxx.75) - 삭제된댓글

    어느 동네에 사시나요? 이래서 시골에 내려가기가 싫네요..
    정말 이웃들이 못되도 그리 못되었을까요,,, 그런데 감은 왜 나눠주신거에요..
    차라리 다 박스에 실어서 시어머니 보내드리지....
    여간 원글님 맘 상하지 말고 그냥 동네 인간들 무시하고 사세요

  • 9. ..
    '17.11.14 9:46 AM (180.66.xxx.164)

    저도 끊어진게 뭔가 한참생각을~~~~ 속상하시니 물어도 못하고~~~ 가지가 부러진거죠? ~~~그지같은 감나무네요 감얼마나한다고 남의집 감이나 따가고~안준다 욕하고 ~~노인네들 그런거에 욕심내는거 참 보기 안좋아요

  • 10. 어휴
    '17.11.14 9:46 AM (210.90.xxx.75)

    대체 어느 시골 동네가 그리 인심 사납냐고 썼다가 서울 홍대근처라고 해서 댓글 지웠어요..
    세상에 서울에 그리 이상한 동네가 있나요? 댓글보니 예전에 물 자주 들어왔던 ㅁ ㅇ 동인가보네요...
    거기 예전에도 좀 가난하면서 이상한 사람들 많았던 동네같아요...홍대근처인데도 전혀 그 부근같지 않은....
    아마도 그런 이상한 종들이니 젊고 돈 좀 있는 사람이 들어오니 배알이 꼬인듯 합니다.
    서울인데 뭐 어때요..그냥 상종말고 사세요...

  • 11. 작성자
    '17.11.14 9:48 AM (210.221.xxx.34)

    끊어진다는 표현이 사투리는 아닌데요...작은 가지였음 부러졌다는 표현을 썼을텐데...가지가 아니라 감나무몸통 반이 감열매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지듯 끊어져서요...찢어졌다는 표현이 좀 이상해서 끊어졌자고 썼는데,,,제가 혼란을 드렸나봐요.

  • 12. 무명
    '17.11.14 9:55 AM (211.177.xxx.71)

    속상하셨겠어요. 근데 감나무 잘 자르셨어요.
    저희집 감나무 감 한알이 옆집으로 떨어졌는데 그 차 앞유리가 파손된적이 있었어요. 감나무 가지를 잘라도 다음해엔 또 그만큼 자라서 이웃에 넘어가있어요. 감나무 골치아파요.
    잘라내신거 잘한거에요

  • 13. ㅡㅡ
    '17.11.14 10:00 AM (121.168.xxx.238)

    진짜 어렵네요ㅡㅡㄷ

  • 14. 오오오옹
    '17.11.14 10:16 AM (61.80.xxx.74)

    뭐하러 그리 챙기세요
    주고 한소리 듣고
    더 챙겨주고 또 한소리 듣고

    문 딱 닫고 원글님 생활하세요
    과하게 베풀면
    누울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고 더 나대지요

    본인들은 평생모아 그 동네 사는데
    오른 집값 턱하니 주고
    젊은 사람이 들어오니
    눈꼴사나운거예요

    뭘그렇게 절절 매서 감을 주고 또주고하세요
    서울 생활 가장 좋은게
    대문닫으면 끝 이게 가장 좋지요

    저 서울생활하다가 시골오게됐는데
    젊은 애기엄마인 저에대해
    무슨 말이돌든 문딱닫고 지내요

  • 15. ㅇㅇ
    '17.11.14 10:50 AM (208.54.xxx.250) - 삭제된댓글

    저 한때 ㅁㅇ동 살았던 사람인데
    저 위에 전체 주민들 싸잡아 욕하는분 보니
    맘이 상하네요
    여긴 참 돈없는 사람들
    마음놓고 멸시하는글 쓰시는분들이
    많은거 같아요
    원글님 당한일은 뜨악하지만
    그 글도 뜨악스럽긴 마찬가지네요
    요즘 왜이렇게 혐오와 경멸이 저변에 깔린 글들을
    자주보게되는지

  • 16. 감나무
    '17.11.14 11:08 AM (220.76.xxx.114)

    일반 주택살면 이웃간에 사이좋을것 같지요 안그런 경우도 대부분이에요
    그동네 오래살앗다고 새로 이사온 사람에게 텃세 부릴려고해요
    우리 남편과 결혼해서 대전 유천동에 단층짜리 양옥집을 장만 햇어요
    그기념으로 감나무를 우리남편이사다 심었는데 그감나무가 밖에 화장실 옆이라서인지
    집을 다덮어먹을 기세로 컷어요 감도 엄청크고 대봉감처럼 컷어요
    우리는 심고 우리남편이 전근되는 바람에 그집을 세로주고 이사가서 그감은 세사는사람들이 다따먹고
    한개도 못먹어보고 그집을 팔았네요 대전에가서 살일이 없을것 같아서 팔았어요
    일반 주택 골치아파요 이상한 늙은이들이 상관하고 텃세부리고 아는것 많아서

  • 17. 이사온 사람 길들이기네요
    '17.11.14 11:57 AM (210.210.xxx.225)

    전주인이 감따서 나눠줬는데,그걸 올해 할까 안할까 다들 궁금했네요ㅎㅎ

    말을 저렇게 밖에는 못하는 나이든 분들 많아요.줘도 욕먹고, 안줘도 욕먹으면 그냥 주지 마세요 앞으로는~그게 무엇이든...

    저런분들을 상대할려면 대충 눙치고 뭉개고 그래야 하는데,원글님은 그런 성격이 아닌 깔끔한 성격일거 같고..

    감나무가 나뭇잎이 많이 떨어지기도 하지만,요즘같은 때에는 뭔가 운치 있어요.좋아 보이고요.
    그래서 알게 모르게 눈독들을 들인답니다.부럽고 좋아 보이고 그래서 떨어지는 감나무 나뭇잎에 화풀이를 합니다 남들은ㅋ

    감나무때문에 그 동네 인심을 알았지만,그래도 단독주택도 좋은점이 있죠.그걸 즐기시면 되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5159 시외가 친척을 왜 내가 대접을 해야하는지 시외가 02:39:52 140
1645158 22기 경수 3대째 한의사 집안 , 옥순 사표 ... 02:34:15 213
1645157 60대 이상 분들, 친척집 가서 자주 주무시나요? 5 Rt 02:11:20 339
1645156 돈많은 한량으로 살고싶어요 4 jjj 01:55:16 585
1645155 최근 서울과기대에서 개발했다는 비행 카트 1 .. 01:38:55 498
1645154 일산 유방암 수술 -두 곳중 어디 추천해 주시겠어요? 6 낼결과 01:38:02 287
1645153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너무 무섭 3 .... 01:27:57 375
1645152 직원들이 서로 일 소통이 안되면 5 01:26:32 238
1645151 한쪽 다리로 서기 10초 못 하면 10년 내 사망 위험 2배 증.. ㅇㅇㅇ 01:26:32 643
1645150 남자가있을때랑 없을때 텐션이다른 여자 1 G 01:21:32 438
1645149 네이버 줍줍 1 ..... 01:09:14 379
1645148 멘탈이 강하다는 건 뭘까요? 8 멘탈 01:08:42 607
1645147 어깨 팔 한쪽이 많이 아프기 직전인데요.  1 .. 01:05:55 367
1645146 간헐적 단식이 폭식이 되는데요 7 ㅇㅇ 00:50:03 916
1645145 요즘도 '도를 아십니까' 있나요? 4 ... 00:47:42 496
1645144 22기 옥순이 출신 대학교요. 19 이지연 00:46:46 2,326
1645143 국민건강보험...병원자료 몇년전꺼까지 보관하나요? 000 00:37:25 169
1645142 매일 거짓말 하는 중2 5 Mm 00:37:12 641
1645141 아파트 주차난이 심해요 6 짱나 00:31:42 1,081
1645140 태백 여행지로 어떤가요? 5 ... 00:19:13 597
1645139 직원 응대에 기분이 묘하게 안좋은데요.... 12 ㅇㅇ 00:15:38 1,497
1645138 끈 얇은 가방 추천 부탁드려요 ........ 00:13:03 159
1645137 명태균은 팽당했다 싶은 순간 관종이 되어버린듯 8 ㅇㅇㅇ 00:09:17 1,828
1645136 생각대로 되는건 4 ㅇㅇ 00:08:00 669
1645135 전 특이한일 많이 당하고 살았어요 9 00:07:16 2,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