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동시에 두아이의 엄마가 되면서부터
제가 달라진것은
상당히 알뜰해졌다는 점,
꽤 오랬동안, 앞으로도 내손과 마음을 움직여 아이들을 키울 현실과 미래앞에서
또 제가 달라진것은
갑자기 눈에 보이는 벌레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긴하지만 그 벌레의 단단한 등딱지를 눈돌리지 않고 정확히 바라보며
휴지를 몇겹씩 말아쥐고 고무장갑 낀 손으로 다가가 드디어 생포할수있는 용기를 가진점.
두아이의 엄마가 된 뒤로
다른 아기들도 사랑받을 귀한 존재라는 점을 깨닫고 나눔0700을 보고 꼭 한통화씩이라도 기부하고
생활속의 알뜰이로 거듭나는 생활속에서도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작지만 소액이라도 다달이 기부하는 자세도 가지게 되었다는점.
하지만, 많이 기부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그런 마음으로 살고있는 불혹의 나이에서 세고개나 더 먹었는데도
저는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게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맘이 들어요.
아이아빠혼자서 직장생활을 하는데 너무 힘든게 보여요.
그래서 이제 14살 된 아이말고 지금 5살된 아이가 어느정도 크면 저도 직장생활을 해서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데
솔직히 겁나요.
제가 미혼이었을때에도 정거장처럼 몇군데 거쳐갔던 직장들을 간혹 떠올릴때가 있는데
그리 좋은 기억들이 별로 없어요.
쉬지않고 열심히 일하면서도 물건정리및 화일정리및 청소라던지 자질구레한 일들을 혼자 스스로 잘했었어요.
지금도 집을 깔끔히 정리하는 편인데 원래 우리 친정식구들이 매일 먼지를 닦아대고 식탁다리라던지 창틀을 닦아내면서
살아와서 저도 그런게 몸에 배여서 어딜가나 늘 물건들을 정리하고 윤이나게 닦곤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직원들 뒷담화를 하지 않는데도 전 늘 그들틈에 끼지 못하고 커피마시면서 빵먹는 그들곁에 늘 끼지 못했어요.
한번은 그 모습을 본 주임이 살짝 불러선 선미씨는 지금 왕따 당하는것처럼 보인다고도했어요.
가끔 그렇게 일하고 지내왔던 회사를 버스창밖으로 볼때가 있는데 잊은줄알았던 그 시절이 선연히 떠올라 맘이 아프더라구요.
농땡이까지도 않고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한시반시도 쉬지못하고 일했는데 불곰처럼 생긴 남자사원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곁에 오지 못하게 할때도 주변에 고객들이 있어서 대응도 못하고 마음을 추스려가면서 일했던 그 시절.
다른 곳은 괜찮을까 해서 포로롱 새처럼 날아가, 비그친뒤의 맑은 아침하늘같은 맘으로 다니려던 회사도 얼마안가
은근히 외로워지고. 쉬지않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어느샌가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어버려서 상처받고 다니던 그 암울한 나의 회사다니던 시절은 나만 알고있는 흑역사지요.
혹시 눈치가 없어서 그렇게 따돌림당했던 걸까, 하는 회한 비슷한 감정이 몰려오기도 하면서 흰머리만 늘어가는 제 얼굴이 참 안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