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두운 날들은 가고

... 조회수 : 792
작성일 : 2017-11-06 15:27:14
내년이면 내 집으로 입주합니다.
서울에, 30평짜리 번듯한, 새 아파트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입주합니다.

그동네에는 제가 5살때부터 살았던 아파트가 있습니다.
그 당시 새 아파트였는데, 이제 재건축을 바라보는 아파트가 되었어요.

저는 그 아파트 단지에서 대학 입학할때까지 15년을 살았습니다.
저의 유년을 모두 보낸 곳이지만,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별로 크지도 않은 단지에서 이사만 숱하게 다녔는데다가,
밤마다 아빠가 술먹고 들어와 깨부수던 기억,
어느날 아빠가 사무실 언니(나중에 알고보니 내연녀)를 데리고 와서 내가 커피타줬던 기억,
엄마마저 집나가서 엄마를 기다리며 울던 기억,
사업마저 부도나서 18평 제일 작은 월세집으로 쫓겨나듯 이사와 살림살이 이고지고 살았던 기억,
결국 그마저 유지하지 못하고,
제가 대학을 들어가던 해, 엄마와 저는 아빠와 헤어져 더 변두리 지역 단칸방으로 쫓겨가게 되었지요.

저의 유년, 10대, 그리고 20대를 돌이키면, 다시 돌아가고싶지 않아요.
기억을 돌이키는것만으로도 고통스럽습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보니, 제 어린시절이 더욱더 불쌍하고 가엾은 마음이 드네요.

아무튼 저는, 그 이후로 제 삶을 꾸렸습니다.
부모님의 인생에 구애받지 않고, 저는 나무처럼 단단하게 제 인생을 꾸렸어요.
착한 남편도 갖게 되었고, 힘들지만 사랑하는 제 일도 있고요,
제 목숨을 바칠수도 있을만큼 사랑하는 딸도 있지요.

내년에 새집에 입주할 꿈에 부풀어 있다보면,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네요.
그 암울하던 날들, 아무것도 이룰수 없을것 같은 시간들을 견디고
평범하지만 그누구도 부럽지 않을만한 내 삶을 꾸리게 된 제가 자랑스러워요.
응원해주세요.
IP : 117.111.xxx.4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밝은 날이 옵니다
    '17.11.6 3:35 PM (112.186.xxx.156)

    네. 힘든 시기 이제 넘기세요.
    원글님은 어두운 터널을 살아서 건너간 거예요.
    이젠 밝은 햇볕을 누리세요.

  • 2. 방실방실
    '17.11.6 3:42 PM (219.240.xxx.92)

    아자 아자

  • 3.
    '17.11.6 4:02 PM (1.233.xxx.167)

    행복하실겁니다. 그럼요.

  • 4. 맹물
    '17.11.6 4:06 PM (1.241.xxx.25)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참 대견하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69199 4월초 교토호텔예약 궁금한점 10 ``````.. 2018/01/17 1,189
769198 거의 쓰지 않고 묵혀둔 그릇요 5 자리 2018/01/17 2,104
769197 성당 다니시는 분들중에 축일에 대해 잘 아시는분? 3 궁금녀 2018/01/17 793
769196 네이버 댓글 심각한데..방법이 없나요? 10 ... 2018/01/17 1,003
769195 연제욱 전 사령관 UAE·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연결고리 4 고딩맘 2018/01/17 741
769194 임신 시 요가 및 운동 8 duuna 2018/01/17 1,333
769193 상처가 빨리 아물어야 한다는데 7 tn 2018/01/17 1,083
769192 속바지 몇 개나 사야하나요? 10 중등 교복 .. 2018/01/17 1,943
769191 남편 화장품 어디서 사주세요? 15 ㅇㅇ 2018/01/17 1,910
769190 미세먼지 기사화 되는 것만으로도 정권 바뀐 실감이 나네요. 15 ........ 2018/01/17 1,081
769189 층간소음 슬리퍼신기면 좀 낫나요? 6 질문 2018/01/17 1,454
769188 어린이집 오래맡기는데 맘이 너무 아프네요 ㅠ 16 ... 2018/01/17 3,610
769187 꽃피어라...윤재줏대없는농 8 2018/01/17 1,128
769186 상속받은 집 이 경우 세금이 어떻게 되나요? 8 정답이뭐니 2018/01/17 1,998
769185 아주 솔직하게 주변 누가 노웨딩(결혼식안함)으로 결혼한다고 하면.. 56 궁금이 2018/01/17 16,780
769184 보유세로 집값 안정? 3 글쎄 2018/01/17 1,220
769183 정시 질문좀 할께요 6 수험생맘 2018/01/17 1,736
769182 보수가 만든 '한반도기' 거부하는 보수 1 내세운이유는.. 2018/01/17 742
769181 찰스와 유승민은 노태우한테 쫌 배워라 ! 5 고딩맘 2018/01/17 1,080
769180 양승태대법원장도 최순실라인인가요? 3 ㅅㄷ 2018/01/17 929
769179 프랑스 화장품 가겨 4 궁금 2018/01/17 1,825
769178 10대 20대 여성 까페를 보고 느낀점 7 걱정맘 2018/01/17 4,814
769177 밀레청소기 직구로 사보신분 계세요? 2 Jj 2018/01/17 1,869
769176 코스트코에서 매트리스 사면 배달 온 분들이 원래 쓰던거 아래로 .. 6 .. 2018/01/17 3,377
769175 안철수 얼굴만 보면 14 ㅇㅇ 2018/01/17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