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40대 초반 이에요.. 어쩌다 보니 이혼 해서 혼자 살고 있고요...
그래서 명절에 갈 시댁은 없고 친정가서 일 도와 드리는게 다죠..
70 넘으신 친정 엄마, 몇 년 전부터 몸 힘들다고 손 많이 가는 전은 다 사서 차례/제사 지내요..
그래서 뭐 별로 할 일은 없어요..
그냥 나물 볶고 잡채 만드는 거 거들고..
명절 전날 저녁먹고 전 집에 와서 자고.
명절날 아침 일찍 일어나 차례지내고 설겆이 하고 정리 하는거 도와드리고 오는 정도죠..
그나마 같은 서울이니까 귀경이니 뭐니 그런 스트레스도 없는..
어찌보면 참 편한 명절을 보내고 있죠...
이번에도 가서 일하다 보니까.. 여기 저기 때 낀게 눈에 띄 더라구요..
수저통 밑이 까뭇까뭇.. 가스렌지도 때가 눌어서 끈적끈적..
가스렌지 옆에 커다란 통을 두고 거기 뒤집개며 그런거 놓으시는데..
원래 색깔이 뭐였는지 구분이 안갈 정도...
접시는 앞면만 닦으시는지 뒷면은 죄다 지저분...
쟁반도 너무 지저분해서 누가 보면 창피할 정도...
엄마가 이제 눈도 침침해지셔서 인가.. 물 먹으라고 컵 주시는데..
컵이 시커먼거에요.. 왜 프라스틱 받침대에 물때 잔뜩인데 거기에 둔 컵이어서 컵도 지저분..
정말 토할뻔 했는데.. 그래도 어떡해요.. 알았다고 하고 조용히 일어나서 버리고 씻어 놓았죠..
에효.. 마침 홈쇼핑에서 아스토** 사 둔거 가져갔었길래..
맘 먹고 닦기 시작했어요..
거의 1시간을 낑낑대며 소다에 식초에 아스토** 다 섞어서 닦았는데..
뭐 그래도 아주 깨끗해지진 않았어요..
마음같아서는 수저도 좀 삶고 그렇고 싶었는데..
저도 힘들더라구요.. 다리도 // 팔도...
엄마가 무안하셨는지..옆에서 계속
"내가 팔이 아파서..." "닦으려고 했는데..."
저야 딸이니까..
아냐.. 내가 젊은 내가 할께.. 나도 내 살림은 이렇게 못해...
가끔 오는건데 내가 해드리고 갈께요..
좀 더럽다고 안 죽으니까.. 식중독 걸려 죽는 거 아니니까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구 말해드렸어요...
저도 예전에 결혼해서 살때..
시어머니 별로 깨끗한 분 아니셨었어요.. 장사하시던 분이어서 대충~~
그때 막 흉보고.. 더럽다고 뒷담화 하고 그랬는데..
엄마 늙는거 보고.. 마음이 아팠어서..
가끔은 가서 부엌 청소 해드려야 겠다 맘 먹고 왔네요...
여기 분들.. 시댁 더럽다고 .. 흉보시는데.
맞아.. 맞아.. 그렇고 맞장구 치다가..
엄마 생각 나서 글 올려 봅니다..
그 분들도 모르시진 않을거에요.. 하지만 힘드시니까.. 그냥 모른척 하실뿐...
(엄마도 볼때마다 너무 속상하셨었대요..
팔 아파서 식용유며 간장이며 다 작은 사이즈로 사세요.. 무거운거 못드시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