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산에 살고 있고, 30분 거리에 있는 시부모님이 다니는 교회를 다녀요.
지난주 일요일 긴긴 추석연휴를 아무데도 못가고 보내는게 너무 아쉬워
부랴부랴 1박2일로 춘천에바람을 쐬러 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아침에 여행짐을 싸느라 예배가 다 끝날 무렵에야 교회에 도착했어요.
어머님 눈치가 좀 보였죠. 평소에도 좀 지각을 하는 편인데 이날은왕창 늦어버린 거에요.
점심을 먹고 어머님한테 인사를 드리고 나오려는데
어머님이 표정이 별로 안좋은 상태로 저에게 길이 막히지 않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연휴가 길어 분산될거 같아 큰 걱정을 하지 않아서 가봐야 알겠죠라고
답을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지각을 해서 도둑이 제발 저린 건지 어머님이 뭔가 못마땅해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목적지에 거의 도착할 때쯤 어머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어디냐고, 아직 도착 안한거냐고, 길이 많이 막힌거냐고 또 물어보시더라구요.
왜 자꾸 막히는 걸 물어보시는 건지….이상했어요.
혹시 안좋은 꿈이라도 꾸신 건가….그래서 걱정되서 자꾸 물어보시나
도착했다는 말을 들어야 안심되시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좀 불안했어요.
그러다 숙소에 와서 남편에게 집에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물어보며 좀 더 얘기를 하다
제 느낌을 얘기했더니 남편이 엄청 짜증을 내네요.
도대체 자기 엄마를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어떤 엄마가 아들이 여행가는 걸
싫어하냐고…..
어머님이 싫었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또 어머님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도 저는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거잖아요.
남편은 제가 어머님이 한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서운하다거나 기분나빴다거나
하는 걸 얘기하면 거의 매번 어머님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조건 그런 의도가 아니고 내가 잘못 생각한 거라고 뭐라고 해요.
뭐 저도 시어머님이라 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게 많긴 하지만 매번 자기 엄마만
사려깊고 옳다고 변명을 해대는 남편 느무 꼴뵈기 싫어요.
몇가지 예를 들면
어머님 본인은 교회를 2주나 빠지면서 유럽 여행가셨으면서
우리 부부가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10일 유럽여행 간다고 하니
교회 빠져서 어떡하냐고 얘기하실 때.....뭥미???? 너무 황당했네요.
제가 시동생을 서방님이라 부르는거 어색해서 이름을 부르는데
어머님이 너는 왜 서방님이라 안부르냐고, 사람들 있을 때 민망해 죽겠다고
그러세요. 저는 너라고 호칭하시면서요. 허허
남편이랑 한바탕 하고 나니 82가 생각나서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