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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누때문에 개 키우는 시댁 다녀왔어요

..... 조회수 : 7,319
작성일 : 2017-10-07 14:57:18
저번에 혼자살던 시누가 키우던 개를 데리고 합가했다는 글을 쓴 적 있어요.
시아버지가 개에게 차마 사람 먹는 보리차를 줄수 없어 몰래 수돗물을 물통에 따라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개가 볼때 냉장고를 열어 물 따라 주신다는..

시아버지가 하도 얘기를 많이 하셔서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이번 추석에 가서 시강아지 보고 왔어요.
좀 게으른 뚱시츄인데 발랄한 매력은 없더라구요. 
아버님은 또 가자마자 개 이야기를 신나게..
어머님은 "니 시아버지는 개만 쳐다보고 있다"고 웃기다고 하시고요.

그 시츄가 주로 시누방에서 쉰대요. 시누랑 시어머니 나가면.
시아버지는 주로 안방이나 거실에.
근데 불시에 시누방에 들어가서 개 뭐하나 보면 개가 편안하게 방석에 누워있다가
아는 척 하듯이 시부 보고 옆구리를 쪼금 깐다고 하네요.
발라당 배를 보이고 눕는게 아니고 내가 차마 모른척하긴 미안하니 옛다 하는 식으로 옆구리만 살짝 깐다고. 꼭 그냥 사람 같대요. 개지만 염치를 안다고. 자기가 군식구라는 건 안다면서    

그리고 시아버지 하는 말씀이 어느날 벽지에 피가 붙어 있어 이게 뭔가 했더니 세상에 개가 모기를 다 잡았다는거에요.
근데 제가 보기에 그 뚱시츄가 모기를 잡고 다닐 정도로 부지런해보이지는 않는데 키도 점프해야 닿을 듯 말듯하고요.
정말 믿어지지 않았어요.
나중에 시누한테 듣고보니 
시부모님이 서울로 이사하신지 얼마 안되었고 도배가 다 새거니까 벽지를 소중히 여기신대요. 
모기가 벽에 붙었는데 시아버지가 글쎄 무선청소기로 잡더라는 거에요. 벽지에 모기가 붙을까봐 
근데 시누가 무심결에 벽에 모기가 있어 손으로 눌러 죽였는데 닦아도 핏자국이 있더라구요. 나중에 시아버지가 이게 뭐냐고 했다는거에요.
그래서 그냥 OO이가 모기 잡았나보다 둘러댔는데 그걸 진짜로 믿고 있는 것 같다고 
근데 저희 시아버지는 OO이 덕에 모기 모르고 지냈다고. ㅋㅋ진짜라고 한방도 안물렸다고
(그동안 시골 주택에서 사셨는데 당연히 아파트 고층이라 모기가 거의 없겠죠 ㅋ) 

다같이 자고 3일날 아침. 큰집가서 다같이 음식 준비하러 가야해서 제가 먼저 화장실에 들어갔어요. 
시댁이니 조심스럽잖아요. 옷 다 벗고 샤워기로 주변에 물 안튀게 쪼그리고 앉았는데 별안간 화장실 문이 쾅쾅쾅쾅
샤워기 끄고 들어보니 또 쾅쾅쾅쾅
제가  놀라서 "왜 그래요?" 물어보니 시아버지가 정말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우리집은 개가 노크를 한다 우하하하하하" 
"우리집은 개가 노크를 다 해 우하하하하하" 
이렇게 두번 세번을 마이크 먹은 큰 목소리로 광고를 하시더라구요. 
(즉 시강아지께서 용변을 화장실에 보는데 제가 화장실 들어가 있으니 문을 박박 긁는 소리더라구요) 

제가 보니 시아버지가 개에게서 눈을 떼질 않아요.
시어머니 말로는 심심해서 그래 늙은이가 되나서 할게 없자나. 하시더라구요.
밥먹는데 개가 자꾸 쳐다보니 멸치볶은걸 개한테 던져 주시는데 개가 안먹는다고 고개를 돌리니 골고루 먹어야 치매에 안걸린다고 그런 말씀을 중얼중얼 하시는데 좀 짠하기도 했어요.
집에서는 말동무가 없으시니까요

제가 강아지 데리고 산책도 좀 다니고 하세요. 했더니 요론거 줄 매가지고 데리고 다니기는 좀 그렇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아파트에는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주로 다 개들 산책시킨다고
그렇게 세련되고 멋있어보일수가 없다, 얼마나 보기 좋으냐 했더니 시아버지가 그러냐고. 
한번 나가봐야겠다고 하세요.

그렇게 개한테 관심이 많으신데 반전은 아직도 시아버지는 개를 안아주거나 쓰다듬거나는 못하시더라구요 ㅋ
다음번에 가면 좀 달라져있으려나 모르겠어요.
근데 제가 볼때는 본주인인 시누보다도 시아버지가 더 관심이 많은 것 같기도 ㅎ 

IP : 115.138.xxx.65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7.10.7 3:05 PM (211.202.xxx.98)

    안그래도 그때 써주신글 기억해요 혹시 후기안올라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역시나 배신 (?)하지않으시고 시추와 잘 지내시는군요
    추석에 시댁에 친정에 골치아픈일이 많았는데 이런글 감사해요. 그 뚱시추랑 아버님 모습이 그려지는것 같아요ㅋㅋ

  • 2. ㅎㅎㅎ
    '17.10.7 3:06 PM (42.147.xxx.246)

    재미있네요.
    또 들려 주세요.ㅎ

  • 3. ㅇㅇ
    '17.10.7 3:06 PM (223.62.xxx.202)

    아 느무 글이 웃겨서 뻥 터졌네요 ㅎㅎ

    시아버지 귀여우셔요

    강아지는 사랑입니다 ㅎㅎ

  • 4. 하하
    '17.10.7 3:08 PM (61.98.xxx.169) - 삭제된댓글

    지난번 글 너무 재미있어서기억나요.
    여전히 도도하네요ㅎㅎ

  • 5. ...
    '17.10.7 3:09 PM (125.62.xxx.15)

    시강아지라는 표현이 더 웃기세요.ㅋㅋ

  • 6. 시강아지 ㅋㅋㅋ
    '17.10.7 3:09 PM (175.223.xxx.187)

    상전 ㅋㅋㅋㅋ 재밌네요 ㅋㅋ

  • 7. ..
    '17.10.7 3:15 PM (175.223.xxx.190) - 삭제된댓글

    옆구리내주는 개
    지난번글 기억나요^^

  • 8.
    '17.10.7 3:18 PM (58.143.xxx.127)

    방송쪽이나 라디오 쪽으로 나가셨슴
    이미 알려졌을 분인듯
    입담이 참 아깝네여....
    첨부터 끝까지 음성지원되어 들렸어요. 놀라워라~
    유투브에라도 자주 글 올리세여... 조회수 폭팔할듯!
    알림 옴 먼저 믿고 볼거같음 덕분에 웃었어요!
    할아버지랑 시강아지 다 건강원츄!!!

  • 9. apple
    '17.10.7 3:25 PM (223.62.xxx.134) - 삭제된댓글

    시강아지 ㅋㅋㅋㅋㅋㅋ

  • 10. 시강아지
    '17.10.7 3:31 PM (222.233.xxx.7)

    원글님께는 옆구리 내주던가요?
    그것이 알고싶네...
    맹랑한 댕댕이 같으니...ㅋ
    그나저나 아버님 잘되셨어요.
    노년에 친구 하나 얻었네요.

  • 11. 맥스
    '17.10.7 3:38 PM (210.90.xxx.171)

    시부님께선 왜 안아주시나요? 마지막 자존심??ㅎㅎ
    글 유쾌하니 재밌어요^^

  • 12. ㅋㅋ
    '17.10.7 3:44 PM (220.78.xxx.36)

    가좋아라하는데 아직 키우진못하고있어요
    공원에서 운동할때보면 시츄들이 제일 순하고 사람 좋앟더라고요 주인한테 만지는거 허락받고 손내밀면 그냥좋다고 앵겨요ㅋㅋ지능이 개중에서도 낮아저런가ㅋㅋ볼수록 귀여워요

  • 13. ㅎㅎ
    '17.10.7 3:44 PM (14.39.xxx.232)

    시강아지..

  • 14. ..
    '17.10.7 3:45 PM (124.111.xxx.201)

    시강아지.. ㅋㅋ

  • 15. ㅇㅇ
    '17.10.7 3:50 PM (182.212.xxx.220)

    저도 시강아지라는 단어 보고 빵 터졌네요 ㅋㅋㅋㅋ

  • 16. 시강아지
    '17.10.7 3:59 PM (211.247.xxx.41)

    한달에 한번 아니 두번 올려주세요.
    저절로 힐링이 되어서요.. 시강아지..ㅎㅎ

  • 17. 즁3고1
    '17.10.7 4:00 PM (175.198.xxx.128) - 삭제된댓글

    ㅋㅋ 시강아지가 공교롭게도 “시”츄 네여 ㅎㅎㅎ

  • 18. 그 놈 매너있네요.
    '17.10.7 4:04 PM (58.143.xxx.127)

    머리로 밀지 않고
    쾅쾅쾅!!!!! 노크부터 ㅎㅎㅎㅎ

  • 19. 양이
    '17.10.7 4:20 PM (223.57.xxx.193) - 삭제된댓글

    시강아지ㅋㅋㅋ
    그때나 지금이나 글이 너무 찰지고 맛나요~
    꼬소한 깨넣은 쫄깃쫄깃 송편보다 더요~ㅋㅋ

  • 20. 양이
    '17.10.7 4:21 PM (223.57.xxx.193)

    시강아지ㅋㅋㅋ
    그때나 지금이나 글이 너무 찰지고 맛나요~
    꼬소한 깨넣은 쫄깃쫄깃 송편보다 훨씬 더요~ㅋㅋ

  • 21. 2탄
    '17.10.7 4:33 PM (123.111.xxx.10)

    시강아지 2탄이 드디어!!!
    1탄도 넘 사랑스러운 글이었는데 2탄도 와우!

  • 22. ....
    '17.10.7 4:40 PM (125.186.xxx.152)

    시강아지 '시'츄...ㅋㅋㅋ

  • 23. 플럼스카페
    '17.10.7 4:41 PM (182.221.xxx.232)

    그댁은 시강아지...저희집은 개도련님^^;

  • 24. ㅋㅋㅋㅋㅋ
    '17.10.7 6:01 PM (211.186.xxx.154)

    개도련님까지 ㅋㅋㅋㅋㅋㅋㅋ

    멍뭉이들아 사랑듬뿍받고 건강해라~~~~~~~~~

  • 25. ....
    '17.10.7 7:08 PM (122.34.xxx.106)

    강아지와 시아버지의 묘한 거리감 ㅎㅎㅎㅎㅎ

  • 26. ㅋㅋ
    '17.10.7 7:11 PM (110.70.xxx.35)

    저희집은 어머님이 그러셔요
    개라면 질색이었는데
    지금은 개를 안고 주무세요 ㅋㅋ

  • 27. 감사
    '17.10.7 9:07 PM (115.40.xxx.10) - 삭제된댓글

    폰으로는 로긴안하고 읽기만 하는데.. 반갑고글올려주신거 감사해서 몇자적고가요^^

  • 28. 울집
    '17.10.7 9:09 PM (39.120.xxx.98)

    시츄도 화장실안에 배변판 놓아뒀는데 문닫겨있으면 문을 벅벅긁거나 쿵쿵 두드려요 ㅎㅎ

  • 29. 82스파게티
    '17.10.7 9:11 PM (1.233.xxx.76)

    시강아지 시츄 ㅋㅋㅋㅋ

  • 30. 식음수
    '17.10.7 10:48 PM (211.214.xxx.31)

    개들한테는 다른거 보다 수돗물이 좋다고 해요

  • 31. 00
    '17.10.11 11:27 AM (39.7.xxx.1)

    님 너무 재미있어요!!입담 폭발이네요~ㅋㅋㅋ 제발 다른 에피소드도 마니마니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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