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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거는 가족과 연을 끊은 거예요

언젠가 조회수 : 7,524
작성일 : 2017-09-10 12:50:51
엄마에게 어릴 때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했어요. 
큰집에 딸 셋에, 작은 집이었던 우리 집에 내리 딸 셋, 
그중에 셋째 딸이었던 저. 그리고 제 아래 딸이 한 명 더 있었는데, 
조기출산 됐는데 딸이라서 인큐베이터에 안 넣어서 죽었다고 제가 중2 때 저를 노려보면서 엄마가 말하더군요.
너 역시 죽었어야 했다는 뜻을 가득 담아서요. 
죽은 네 번째 딸 이후 마침내 태어난 아들이 제 남동생이죠.  
여기까지 말하면 여자분들 대부분 어릴 때 힘들었겠다고 눈치 채시더군요. 
맞고 머리 끄들리고 그 폭력의 이유마저 제 탓으로 돌려지면서 자랐습니다. 
다른 형제들과 차별도 심각했고요. 
결혼도 안하고 오랜 시간 우울증과 알콜중독에 시달렸습니다. 
엄마의 총애를 받은 제 바로 위 언니는 어릴 때부터 제게 "넌 살 가치가 없다 내가 너였으면 자살했다"며 엄마보다 더한 태도로 저를 대하고, 아빠는 강 건너 불구경 수준으로, 때로는 엄마에게 동조하며 방치했죠.
제가 엄마에게 맞아서 혹시 죽는 일이라도 생겼으면 아빠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제 시체를 어딘가 암매장했을 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폭력적이었던 엄마의 뜻을 거스리면 자기가 피곤해질 테니까, 그것보단 차라리 자기 한 몸 편하기 위해서 복종을 선택할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형제들은 언제나처럼 모른 척하고 웃으며 살았을 거예요.
집에서 쓰레기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내가 자살하지 않고 사는 것조차 이기적인 일인 것처럼 
늘 존재 자체가 죄인인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마지막 몇 년 동안 폐인처럼 집안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놓고 지냈어요.
그게 제가 태어나서 그때까지 살아온 마음속 풍경이더라구요. 
손 하나 까딱할 의욕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3~4년 전 새출발했는데요, 
죽으려니 너무 억울한 거예요. 그동안 제 자신을 너무 학대하면서 지냈던 거, 자존감 바닥 상태에서 스스로를 멸시하며 인생을 망치고 살았던 거 다요. 저는 돈 벌기는 힘들지만 누가 들어도 그럴 듯한 직업이 있고, 이룬 성취도 있고 재능도 인정 받고 어디가서든 총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는 사람인데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만 하지 하는 물음이요. 
술 끊고 우울증도 좀 진정되면서 서서히 제정신이 돌아오고 제 인생 스토리가 스스로 명료해지면서 가족과 연을 끊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던 쓰레기 중에 가장 더러운 쓰레기, 가장 유독한 쓰레기가 바로 가족이더군요.
그걸 버리고 나니, 인생이 심플해지더군요.
어릴 때 받은 학대의 기억은 비유하자면 방 한가운데 너무 큰 더러운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뭔가를 꿈꾸고 실행하고 싶은데 그걸 못하게 방해하는 것과 같아요. 
저는 가족을 버리고 제 인생을 찾았습니다.
그게 세상에 태어나서 제가 가장 잘한 일이에요.
 
IP : 14.53.xxx.62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7.9.10 12:52 PM (202.136.xxx.15)

    잘 했어요 좋은 남편 만나 행복한 가정 이루세요.

  • 2. 오늘
    '17.9.10 12:54 PM (223.62.xxx.39)

    남은 여생 내내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누가 낳아달라고했나 너무 가혹한 부모형제였네요.
    스스로를 귀하고 맘껏 사랑하세요.

  • 3. ..
    '17.9.10 12:57 PM (183.97.xxx.44)

    맘고생 가혹하게 하셨네요...이제라도 좋은인생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앞으로는 행복하셔요^^

  • 4. ...
    '17.9.10 12:58 PM (120.50.xxx.205)

    잘하셨어요
    앞으로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 5. 저는
    '17.9.10 1:04 PM (1.176.xxx.223)

    이혼이요.

    피도 한방울 안섞였는데 남자와 연결된 가족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이혼하면서 친정도 끊어냈어요.

    짐을 두개 내려놨네요.
    아이들이 아직 미성년자이지만
    스스로 자립할 나이가 되면 훨훨 날아가고 싶어요.

  • 6. 잘하셨어요!!
    '17.9.10 1:06 PM (223.62.xxx.199)

    우와 대단하세요! 그 와중에 님이 이룬 성취들 자랑스러워할만 합니다! 이렇게 독립해서 내 삶을 내가 스스로 떠받칠수 있다니!! 그리고 그 인연을 끊어낼수 있다니! 님 정말 꼭 껴안고 수고많았다 자랑스럽다 말해주고싶네요

  • 7. 블루
    '17.9.10 1:33 PM (223.62.xxx.22)

    잘하셨어요 인생맘편하게 소소함에 감사함느끼며 사는게 젤 행복이에요

  • 8. ...
    '17.9.10 1:38 PM (59.5.xxx.137) - 삭제된댓글

    잘 하셨어요. 하지만 미워하는 감정은 늘 남아서 님을 늘 괴롭힐 거예요. 용서하는 감정으로 변해서 님 마음 속 잔여물이 남지 않게 치유 수업도 함께 권유해요. 사랑도 많이 하시고요 .

  • 9. 멋짐..
    '17.9.10 1:42 PM (118.218.xxx.190)

    훌륭합니다...귀한 선택을 할 정도이니 잘 사실겁니다..

  • 10. 어리버리
    '17.9.10 1:55 PM (175.115.xxx.92)

    살면서 말같이 쉽지 않은게 사람과의 인연끊기인데요.
    원글님은 두가지를 끊어 낸거네요. 천륜, 알코올.
    진정한 위너 이십니다.
    팔자의 주체는 자신이다라고 말은하지만 실천한자가 승리자 아닐까요.
    행여나 괜한 죄책감이나 남들이 던지듯 뺃어버리는 오지랍에 흔들리지마시고
    인생의 개척자로 승리하시고 글도 가끔 남겨주세요.~

  • 11. 새싹이
    '17.9.10 2:23 PM (221.149.xxx.8)

    거무스럼한 흙을 뚫고 나오는새싹.
    그 귀엽고 깨끗한 장면이 연상되네요.

  • 12. 47528
    '17.9.10 2:27 PM (218.237.xxx.49)

    원글님 참 대단한 사람이예요.

    그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 13. 잘 했어요
    '17.9.10 2:33 PM (211.229.xxx.30) - 삭제된댓글

    나이가 어찌되는지 모르지만
    꼭 안아 주고싶네요.

  • 14. 마먀
    '17.9.10 2:58 PM (218.38.xxx.7)

    잘 하셨어요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

  • 15. 제발
    '17.9.10 3:24 PM (116.41.xxx.20)

    그런데 어떻게 끊어내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하루아침에 잠수타고 이사가는 건가요? 지인중에 가족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어 여쭤봅니다.

  • 16. .....
    '17.9.10 3:47 PM (115.140.xxx.47) - 삭제된댓글

    잘 하셨어요
    원글님이 의지가 있어 안좋은 상황에서도
    잘 헤쳐 나오셨네요
    자신들이 아쉬운 일 있을때
    찾아올 수도 있으니
    지금의 그마음 가슴깊이 새겨
    그런 사람들일랑 깨끗이 잊어버리고
    앞으로는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17. 글쓴이
    '17.9.10 4:07 PM (14.53.xxx.62) - 삭제된댓글

    먼저 따뜻한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할 거라는 생각이 아직도 많은데, 상처를 보듬어주시는 격려를 받으니 눈물이 흐릅니다.

    제발님/
    어린 시절 학대를 겪은 사람은 자아존중감이 낮고 사람과 세상을 두려워해서 소극적으로 움츠러드는 성격을 갖기 쉬운 데다 학대의 가해자가 가족일 경우, 사회에서 요구하는 도덕적 요구에 묶여 저항하기도 쉽지 않고요. 저도 그랬고 술로, 의미 없는 일들로 분노에서 도피했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분노를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늘 못됐다, 니가 못돼서 널 때린 거다, 다 네 탓이다, 얼굴만 봐도 힐끗하다 이런 말을 예사로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뭐든 스스로 나 자신을 비난하고 나의 존재 자체에 죄책감을 갖는 게 습관이 됐었어요. 나를 때리는 엄마를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기자신을 얼마나 비난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을 해한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저항을 꿈꾸는 건 너무도 당연한 생각이겠죠. 학대당한 아이는 사실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 자기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을 용서하는 게 가장 먼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사도 하고 연락처도 바꿨습니다만, 그 전에 그들이 했던 짓에 대해 따지고 제가 당했던 폭언들 돌려주는 (물론 그대로 돌려주진 못했습니다. 10년 넘게 당한 것을 돌려줄 방법은 제가 범죄자가 되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와중에 드러나는 그들의 뻔뻔함, 이중성, 가스라이팅, 간교함에 혀를 내둘렀지만 덕분에 더는 미루지 않고 쓰레기 청소를 할 수 있었어요.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들은 상대는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한다고 생각해요. 상대가 강하게 나가면 한순간에 태도를 바꿔 약한 척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인 척 눈물 바람에 동정심에 호소하고 쇼를 하죠. 본인이 강해져야 그 역겨운 광경에서 자신을 해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인 분께서도 혹시 죄책감이나 난 이기적이고 나쁘고 모두가 날 비난할 거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부디 떨쳐내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18. 원글이
    '17.9.10 4:13 PM (14.53.xxx.62)

    먼저 따뜻한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누군가 나를 비난할 거라는 생각이 아직도 많은데, 상처를 보듬어주시는 격려를 받으니 눈물이 흐릅니다. 이 마음 이 기분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언젠가 고통 받는 나와 같은 이들의 손을 저도 잡아주고 싶은 마음 뿐이에요.

    제발님/
    어린 시절 학대를 겪은 사람은 자아존중감이 낮고 사람과 세상을 두려워해서 소극적으로 움츠러드는 성격을 갖기 쉬운 데다 학대의 가해자가 가족일 때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도덕적 요구에 묶여 저항을 생가하기도 쉽지 않지요. 저도 그랬고 술로, 의미 없는 일들로 내 상황에서, 내 분노에서 도피했었습니다.
    먼저 자신의 분노를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늘 못됐다, 사탄이다, 니가 못돼서 널 때린 거다, 다 네 탓이다, 얼굴만 봐도 힐끗하다 이런 말을 예사로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뭐든 스스로 나 자신을 비난하고 나의 존재 자체에 죄책감을 갖는 게 습관이 됐었어요. 나를 때리는 엄마를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기자신을 얼마나 비난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을 해한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저항을 꿈꾸는 건 너무도 당연한 생각이겠죠. 학대당한 아이는 먼저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 자기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신을 용서하는 게 가장 먼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사도 하고 연락처도 바꿨습니다만, 그 전에 그들이 했던 짓에 대해 따지고 제가 당했던 폭언들 돌려주는 (물론 그대로 돌려주진 못했습니다. 10년 넘게 당한 것을 돌려줄 방법은 제가 범죄자가 되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와중에 드러나는 그들의 뻔뻔함, 이중성, 가스라이팅, 간교함에 너무도 기가 막히고 화가 났지만 덕분에 더는 미루지 않고 쓰레기 청소를 할 수 있었어요.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들은 상대는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한다고 생각해요. 상대가 강하게 나가면 한순간에 태도를 바꿔 약한 척 불쌍한 척 자신도 피해자인 척 눈물 바람에 동정심에 호소하고 쇼를 하죠. 본인이 강해져야 그 역겨운 광경에서 분노의 화살을 자기자신에게 돌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인 분께서도 혹시 죄책감이나 난 이기적이고 나쁘며 모두가 날 비난할 거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부디 떨쳐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행복을 찾는 건 권리고, 그 권리를 짓밟은 사람들을 버리는 건 죄가 아닙니다.

  • 19.
    '17.9.10 4:48 PM (1.243.xxx.155)

    현명하게 잘 이겨내셨습니다.
    앞으로도 잘 헤쳐나가실 겁니다
    예쁜 사랑도 하시구요^^

  • 20. 원글님
    '17.9.10 6:04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똑똑하고 강하신것 같네요
    저는 그렇지 못하거든요 아직도 제 가족이라는 사람들 생각하면 죽고싶고 눈물만 흐름니다
    그들에게 따졌어요 나한테 왜그랬냐고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제가 그럴만해서 그렇게 했다 하더군요
    자기들은 잘못이 없다구요
    저도 연락끊고 이사하고 지금은 얼굴안보고 살지만
    그들한테 당했던 20년 넘는 세월의 기억은 저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황폐화 시켰습니다
    친부모한테도 이런 취급을 받는 저는 타인한테 어떤 사랑이나 관심 친밀감 기대조차 할수 없구요
    남들에게 무시나 왕따를 밥먹듯이 당한면서 나는 이래도 싸다 난 이런일에 익숙하다 어릴때부터
    이런 의식이 깔려있는거 같습니다
    제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그 악마같은 인간들이 저라는 사람하나를 죽였다고 보면 됨니다 꼭 칼을 들고 찔러야 사람을 죽이는건 아니니까요
    현명하고 강단있는 원글님이 부러워서 댓글 한번 써봤어요
    저는 언제쯤 가족이라는 그들을 생각해도 무덤덤해질 날이 올까요

  • 21.
    '17.9.10 6:05 PM (178.191.xxx.82)

    가족도 별거 아니에요. 다 남입니다.
    님 소중히 여기시고 혹시라도 죄책감갖지 말고 행복하게 사세요.
    응원해요!

  • 22.
    '17.9.10 6:24 PM (211.36.xxx.115) - 삭제된댓글

    정말 현명한 선택을 하셨어요
    오롯이 본인의 행복만 생각하시고
    앞으로 더 행복한 일들만 많으시길 바래요

  • 23. ^^
    '17.9.10 6:48 PM (1.247.xxx.221)

    잘하셨어요 원글님은 존중받고 사랑받을 충분한 자격있는 사람입니다

  • 24. 미투
    '17.9.10 11:10 PM (218.154.xxx.119)

    엄마 같지도않은 엄마라는 여자가죽고 바로 친정언니와 여동생을 의절하고 산세월이 22년되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잘한일 같아요 그래도 엄마라는 여자죽기까지 기다렸어요 지금이 제일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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