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게시판을 통해 이제까지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한구석에 접어두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연일 학교폭력이 뉴스를 통해 나오고 있네요
뉴스에 나온 학교폭력이 발생한 지역중에 한곳에서 나서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고 자라 학교를 다니고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아이가 둘이 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때 집단폭력을 당했어요
잊고 살려고 애쓰던 일이라 글에 문맥이 안 맞거나 오타가 있어도 양해부탁드려요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라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공부는 중간보다는 잘하는 정도였어요
저는 모범생도 날라리도 아닌 그냥 두르두르 친한 성격이었고 10몇년전 고등학교때 이미 키가 170이
넘었으니 키 큰걸로만도 눈에 띄는 애였어요
좀 노는 애들과 어울려서 노래방에 갔다가 그 아이들이 아는 남자애들을 알게 됐고
그렇게 몇번 어울려 놀았는데 그중에 남자애 한명이 저를 맘에 들어했어요
그런데 같이 노는 무리중에 A라는 여자애가 그 남자애를 좋아했구요
한날은 제가 감기에 걸려서 아팠는데 학교로 감기약과 꽃바구니가 배달되어 왔고
그걸 그 남자애가 보냈다는걸 A가 알게되었고...
금요일밤. 다른 아이들을 시켜서 절 시내로 불러냈고 그렇게 끌려간 그곳엔
그 아이와 친한 복학생 언니들과 친구들이 있었죠
거기서 얼굴, 머리 , 몸 할것없이 집단 폭행을 당했어요
그 아이들 말에 의하면 제가 맞은 이유가 A가 그 남자애를 좋아하는걸 알면서 왜 꼬리를 쳤느냐 에요
전 관심도 없던 남자애인데 말이죠..
그렇게 한시간 넘게 맞고 무릎꿇고 ...
집에 돌아왔을때 이미 얼굴은 다 부어있고 저를 본 엄마는 누가 이랬냐며 신고한다고 길길이 날뛰셨는데
제가 바보같이 엄마를 말렸어요.. 친구들끼리 놀다가 그런거라고 엄마는 좀 가만히 있으라고
화를 내고 방에 들어가서 이불쓰고 울었던거 같아요
그땐 어린마음에 보복이 두려웠고 그 아이들을 신고하면 어차피 정학정도로 끝나고
졸업하기 전까지 내내 마주쳐야 한다는 무서움이 있었어요
그렇게 그 무리와 멀어지고 공부해서.. 학교에서 제일 빨리 취업나왔어요
연일 쏟아지는 기사에 그때 일이 생각나면서 몸이 부들부들 떨릴정도로 분노에 휩쌓일때가 있어요
왜 그때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을까 왜 그렇게 나약했을까
그때 그년들은 잘먹고 잘 살고 있을까
절대 용서하지 않을꺼다 이러고 있네요
그들은 잘 살고 있겠지만 전 아직도 십여년이 지났어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분노에 휩싸여요.
기사를 볼때마다 저 쳐죽일년들 나쁜년들 빌어먹을 년들 .. 하고 욕이 막 나와요.
정신이 어떻게 되어버린게 아닌가 할 정도로요.
그러면서 내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나 하는 고민도 커져만 갑니다.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마 그때 신고하지 못했던건 먹고살기 바빴떤 부모님이 끝까지 나를 지켜주지 못할 거란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인거 같아요
혹시라도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무조건 엄마는 네 편이라는 믿음을 주세요.
그때 그 아이들을 제대로 처벌 받게 하지 못해서 살아가는 내내 이렇게 생각날때마다 힘들어지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