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께 가방 사드린다고 했더니 최고가 가방을 고르셨어요.
1. ---
'17.9.4 10:59 AM (121.160.xxx.103)저희 언니 시모인가...
가을 쯤 어머님 옷 한벌 사드릴께요 하고 백화점에 가니 제일 비싼 겨울 외투를 고르시던....
저희 친정 어머님같으면 힘들게 돈 번 자식 돈 아까워서 아이고 됬다 이러시는데 ㅠㅠ
시짜들은 역시 어느 정도 뻔뻔해야 하나봐요.2. 두마음
'17.9.4 10:59 AM (211.36.xxx.229)글속에 다 들어있네요
님마음이
가방사드린걸 끝으로
더잘하려는 마음 끝내세요3. ...
'17.9.4 11:00 AM (125.177.xxx.135) - 삭제된댓글내가 이만큼 마음을 냈으니 시어머니도 알아서 본인의 욕망을 적절히 조절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 기대가 무너져서 그렇겠죠
그냥 남이 요구하지 않는 일에 나서지 않고 본인 욕망에 충실하게 살면 편해요4. ..
'17.9.4 11:01 AM (124.111.xxx.201)친정엄마가 그랬어도 기분이 개운하진 않아요.
5. 그러게요.
'17.9.4 11:01 AM (175.209.xxx.109)남이 요구하지 않는 일에 나서서 좋은 사람이고팠나봅니다.
내 한계를 알았으니, 나서지 않아야겠다 싶네요.6. 뭐든지
'17.9.4 11:01 AM (223.62.xxx.98) - 삭제된댓글현금입니다 저는
가방 사라고 드린 돈 딴데 쓰셔도 상관안해요
드리면 그뿐
깔끔하게 사세요 이런 저런 상념으로 심난해 마시고7. 음...
'17.9.4 11:02 AM (116.127.xxx.144)아마
원글님이 원글님 마음을 제일 잘 아실듯...
그러나 끄집어 내기엔 껄끄럽기 때문일테고
내돈이 아깝다
시모에게 사준게 아깝다
친모에게도 사주고 싶다
나도 못사는걸...
그돈이면 나도 여행을....등등...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생각나는데로 쭉쭉 적어가면 님의 저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흔들림의 정체를 알거예요
제가 보기에도 그다지 잘했다..싶은 생각은 안드네요
그넘의 가방이 뭐라고.8. 끄적거리기 시작했으니
'17.9.4 11:10 AM (175.209.xxx.109)(나을리 없는 병으로) 투병생활 하시다 돌아가신 엄마는 다 나아서 백화점 가서 쫙 쇼핑하리라 계획세우셨고
저는 뒤늦게 시어머니를 통해 그걸 실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럴 수 없다는 걸, 이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아마 무의식에는 있었을지도 모르구요.
어차피 저는 일정금액만 내니까 상관없는데
나머지 돈 내실 정도로 돈 있으신 분이 알뜰한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구요.
여기까지만 하고 잊어버려야겠네요. ㅋ
정말 내 욕망과 내 통장에만 충실해야겠네요.9. 나도시어머니
'17.9.4 11:16 AM (119.196.xxx.171)우리며느리가 혹시 가방이라도 사준다고하면 나라면 절대로 안삽니다 너나사서 들고 다녀라
내 보통예금 통장에 현금 4ㅡ5백은 가지고 다니지만 절대로 그런 고가의 사치는 안해요
그런 명품가방 무거워서 싫어요 좋은 가방도 장속에있고 비닐가방 가벼운거 크로스백 메고다녀요
내가젊어서 직장때문에 어쩔수없이 사치부려보고 살아서 다필요없고 편한게 최고10. 봉투
'17.9.4 11:19 AM (121.140.xxx.232) - 삭제된댓글원래 사 드리려던 금액만 봉투에 넣어서 드리세요.
한번 기 기분을 맛보면...앞으로 이거저거 한도 끝도 없습니다.
가방, 옷, 의료기구, 건강 목걸이.팔찌, 가전제품, 집수리, 여행...등등 요구하실지도 몰라요.11. 자랑하려고
'17.9.4 11:20 AM (223.38.xxx.237) - 삭제된댓글그러신거 같네요
우리며느리가 누구할머니 가방보다 더 좋은거 사줬다12. ....
'17.9.4 11:23 AM (1.227.xxx.251) - 삭제된댓글엄마 돌아가시고, 저도 시어머니에게서 엄마를 찾으려는 시도했었어요
그리움 때문이겠죠...시어머니도 단칼에 잘라내주어 지금은 오롯이 엄마만 그리워합니다
토닥토닥..13. ..
'17.9.4 11:32 AM (115.22.xxx.207)돈드리고..생색내고싶었던 마음있었나봐요. 제눈엔 그리보이네요.
그치만 어머니께는 못미치는 돈이었던거라 실망.
그냥 어머니가 나보다 더 능력이 있으신걸 보고 실망하신거 아니예요?
그러지마요..14. ...
'17.9.4 11:32 AM (175.223.xxx.19)자발적으로 내가 먼저 천만원짜리 밍크 사드리겠다고 하고
백화점 데려갔는데
이천만원짜리 손에 들고 안놓는 시모덕에
적금 해약하고 이천만원짜리 밍크 해준
머저리, 여기 또하나요!
그리고선
니가 시집와서 한게 뭐 있느냐는
거지깽깽이같은 소리 듣고요.15. 건강
'17.9.4 11:35 AM (211.226.xxx.108)원래 사드리려고 생각한 가방가격과
시어머니가 고른 가격을
대충 써주시면 댓글 달기가 수월할듯 하네요16. 깨달음
'17.9.4 11:41 AM (183.107.xxx.250)원글님 '한계'를 알았다는 대목에서
저 자신의 한계도 찾은 것 같아요.
저도 제 한계까지만 행동하기로...17. ..
'17.9.4 11:49 AM (61.80.xxx.147)그니까 물품 사 주지 말고
용돈만 주세요.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에요.
아무리 서로 잘 해도....18. ㅇㅇ
'17.9.4 11:52 AM (112.151.xxx.203)원래 금액에서 시어머니가 골랐으면 좀더 깔끔했을지 몰라요. 선물의 의미 퇴색하게 더 오바하시니 고까운 맘도 들고, 쥐가 고양이 생각했나 스스로 자괴감도 들고 그런 거 아닐까 싶네요.
상대가 내 뜻 그대로 받아들여줘서 선의가 원형 그대로 고스란히 빛을 발할 때 돈값 했다 싶고 뿌듯할텐데, 니 돈 보태 내 돈 얹어 내가 원하는 거 살게... 이러면 뭔가 쪼굴시련 느낌. 저 가방은 내가 사준 것도 안 사준 것도 아니여... 돈은 돈대로 내고 생색은 100% 못 내고...
기왕 사는 거 갖고 싶은 거 사는 게 합리적이긴 한데, 애초 사줄려던 사람 맘은 또 다르죠.19. ㅋㅋㅋ
'17.9.4 12:08 PM (222.237.xxx.126)그러니까요...
우리 시어머니는 애교셨네요.
화장품 사드린다고하니 50만원짜리 크림을 요구.
그 다음은 없는거죠. 다시는 화장품 사드린다고 말 안해요.
본인이 딸이 없어서. 딸들이 화장품 챙겨주는 친구분들이 너무 부럽다고 노래를 하시길래
좋은 마음으로 화장품 챙겨드릴까했드만. 쩝.20. ,,,
'17.9.4 12:12 PM (121.167.xxx.212)그래도 시어머니가 솔직하고 용기 있네요.
며느리가 제시한 가격에 맞춰 백 샀다가 마음에 안들어 안들게 되면
더 아까울것 같은데요.
어쨋든 원글님은 백 사는데 보탬이 됐으니까 그걸로 만족 하세요.21. 저도
'17.9.4 12:14 PM (116.120.xxx.33) - 삭제된댓글한동안 무리해서 철마다 옷을 사드렸는데
백화점 한매장에서 옷을 다섯개 고르시더군요
손주 애들 셋이 졸업입학할때였는데 오로지 본인옷만 사시더니
다음번에뵈니 지난번에산 조끼는 알록달록해서 단색 조끼가 필요하다하시길래
옷사드리는거 조용히 끊었어요22. 고부간
'17.9.4 12:18 PM (223.33.xxx.252) - 삭제된댓글허영심이 충돌한 거죠
원글님도 자신 들여다 보면 그 근원이 허영심이었음을 알게 될 거예요
경험자라 잘 알아요
별나지 않은 나라는 인간 별나지 않게 남들처럼 살아요
무리하지 말고 ㅋ23. 뱃살겅쥬
'17.9.4 12:23 PM (210.94.xxx.89)"사치라고는 모르시던 분이 가방 하나에 그렇게 활짝 웃으시는 걸 보니 참 기쁘더군요. "
딱 요기까지만 생각하시길.. :)
덕 하나 쌓으셨네요.. 차곡~24. 사치 모르시던 분
'17.9.4 12:28 PM (125.184.xxx.67)에게 가방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인데... 돈이 너무 아까워요.
왜 평소 자신이 즐기지도 않는 아이템에 눈독을 들일까요. 남의 돈이라 쓰기 수월한 거죠..25. 그래도
'17.9.4 1:34 PM (223.33.xxx.103)원글님 참 착하시네요^^
저는 시아버지가 항상 그러시네요.
생신 때 옷 사드린다고 백화점 가면 항상 예상 금액보다오바를...
저랑 남편은 한번도 사 본 적 없는 가격의 옷.
몇년 전부터는 남편이 밀착해서 비싼 옷 못 고르게 방어하는데;; 워낙 옷 좋아하시고 남한테 자랑하는 거 좋아하시는 분이라..
심지어 저희 대출있는데도 그러셔서 저 나름대로 힘들었었죠. 이젠 용돈으로만 드리려구요.
실망하셔도 어쩔 수 없죠.26. ...
'17.9.4 2:05 PM (59.15.xxx.86)나도 50대 후반으로 환갑이 몇 년 안남았는데
내가 벌어서 쓸 때는 내 돈으로 최고급은 아니라도
명품이라는 소리 듣는 가방 사서 가지고 다녔지만
퇴직 후에는 떨치고 갈데도 확 줄어든데다가
가죽가방 무거워서 듣고 다닐 수도 없어요.
그냥 면세점에서 롱샴이나 가벼운거만 한 둘 사서 다니거든요.
아직 며느리도 안봤는데...며느리 보게 되면
그런 가방이 들고 싶어지나요?
남들 눈 때문에???
진짜.다들 왜 그러는지...27. 무명
'17.9.4 3:28 PM (211.177.xxx.71)원글님 진짜 좋은 며느리네요!!!! 칭찬 해드릴게요.
그리고 저 상황이면 저도 뭐지???@@ 기분 안좋을거같아여.
보통 상상한 그림은 가방하나를 온전히 사드리고... 거기에 기뻐하고... 좋아하는 모습으로 나도 기쁘고.. 가방을 볼때마다 뿌듯한거 그거잖아요.
근데 가방의 2/3정도라니(추측하건데) 그건 내가 해드렸다고도 안해드렸다고도 볼수없는....정말 김새고 기분 나쁠거같아요.
그걸 인정욕구라 부르든 허영심이라 부르든 자기만족이라 부르든 뭐든지요. 그런거 좀 있으면 안되나요? 좋은일 하고 두고두고 뿌듯하고... 이왕이면 남들도 좀 알아봐주면 좋겠는거.
어머님이 깊게 생각 못하시고 진짜 오로지 가방! 물건!만 생각하신거같아여. 왜 물욕이 넘치고..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 갖고싶다는 욕심이 앞설때 있잖아요.
김 새지만 시어머니가 정말 기뻐하고 그 가방을 무엇보다 아끼며 쓰실테니 그냥 그걸로 됐다 하세요. 이미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암튼 원글님, 좋은 며느리!!!28. ㅇㅇ
'17.9.4 7:17 PM (119.69.xxx.60)우리 어머니도 물욕이 많으셔서 그려러니 하는데
엄마 잃은 조카들 따뜻하고 좋은 옷 한벌씩 사주고 싶어서 비싼 브랜드라 남편도 한번 입어 본적 없는 아웃도어 매장에 갔는데 손자들 옷 고르기도 전에 본인 옷 고르고 계셨어요.
결국 조카들 옷 보다 비싼 패딩 사셨는데 너무 길어서 불편 하시다고 불만이셨데요.
롱패딩 유행전에 시대를 앞서 롱패딩으로 거금 70만원 주고사셨거든요.
팔순이 넘었는데도 머리 염색 못해 (알러지 결막염으로 안과에서 못하게함)
추래해 보여서 경로당 가기 싫다는 분인데 두 말하면 입아파요.29. 아이고 미쳐
'17.9.4 10:02 PM (119.196.xxx.171)늙은이들이 자기정신이 아니네 정신이 돌아오면 죽는지 모르겠네요
30. 글쓰면서
'17.9.5 10:15 AM (175.209.xxx.109)제 마음을 들여다보니 좋네요.
저는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역시 허영심도 있었을거고, 생색도 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정도면 좋은 며느리라고 하고 싶었을텐데,
시어머니가 반 살짝 넘는 가격을 내시니 좀 어정쩡한 시추에이션이 된 것도 있구요.
샤넬, 루이비통 아니고 디자이너브랜드라서 제가 백만원 내고 어머니가 120 정도 내셨습니다.
원래 제일 흔하고 인기있는 모델은 80 정도라서 그거 사드린다고 했었던 거구요.
머리로는 당신이 정말 마음에 드는 거 사셔서 좋다 싶은데
마음은 그게 아니니까 여기에 글 올린 거구요.
좋은 며느리로 인정받고 싶은 내 욕심에 이리 되었다 싶기도 하지만
뭔가 시댁에 해드려야한다는 마음이 완전^^ 정리되어서 좋은 면도 있네요.
예전에 82에다가 시어머니 가방 사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몇몇분이 더 비싼 거 사달라고 하실지도 모른다, 했을때 /나는 다를거야/ 한거 반성합니다.
물론 제 돈 더나간 거 아니니 저 위에 적금께서 밍크 사드린 분에 비하면 별거아니지만요.
좋은 시어머니 맞지만, 결국 고부관계의 어쩔수 없음을 이 나이 되어서야 깨닫네요.
제가 할 수 없는 것에 연연해가면서 구차한 감정 가지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번에 확실히 제 한계를 알았어요.
다들 답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