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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께 가방 사드린다고 했더니 최고가 가방을 고르셨어요.

이상한 며느리? 조회수 : 9,726
작성일 : 2017-09-04 10:57:33
그리고 저보고는 원래 내려고 했던 금액만 다오, 하셨지요.

저도 좀 그래서 제가 좀 더 낼께요, 했지요.



예산보다 약간 더 초과되기는 했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었고

사치라고는 모르시던 분이 가방 하나에 그렇게 활짝 웃으시는 걸 보니 참 기쁘더군요.


그런데, 왜, 저는 예상했던 것만큼 기분이 100%만큼 기쁘지는 않은걸까요?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에 가깝게)하신 시어머니께 가방 사드린다는 것도 제 아이디어였는데도요.


돈쓸 시간없이 계속 병원에 계시다가 작년에 돌아가신 울 엄마한테 그 가방 못사드려서 그런건지

김생민 영수증 들으면서, 돈 더 잘버는 자식들은 절대 주머니를 안여는데, 나만 속없이 돈쓰는 거 같아서 그러는지

하여간 나도 내 마음 모르겠네요.ㅡ.ㅡ



일단 끄적거려봅니다. 

IP : 175.209.xxx.109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9.4 10:59 AM (121.160.xxx.103)

    저희 언니 시모인가...
    가을 쯤 어머님 옷 한벌 사드릴께요 하고 백화점에 가니 제일 비싼 겨울 외투를 고르시던....
    저희 친정 어머님같으면 힘들게 돈 번 자식 돈 아까워서 아이고 됬다 이러시는데 ㅠㅠ
    시짜들은 역시 어느 정도 뻔뻔해야 하나봐요.

  • 2. 두마음
    '17.9.4 10:59 AM (211.36.xxx.229)

    글속에 다 들어있네요

    님마음이


    가방사드린걸 끝으로
    더잘하려는 마음 끝내세요

  • 3. ...
    '17.9.4 11:00 AM (125.177.xxx.135) - 삭제된댓글

    내가 이만큼 마음을 냈으니 시어머니도 알아서 본인의 욕망을 적절히 조절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 기대가 무너져서 그렇겠죠
    그냥 남이 요구하지 않는 일에 나서지 않고 본인 욕망에 충실하게 살면 편해요

  • 4. ..
    '17.9.4 11:01 AM (124.111.xxx.201)

    친정엄마가 그랬어도 기분이 개운하진 않아요.

  • 5. 그러게요.
    '17.9.4 11:01 AM (175.209.xxx.109)

    남이 요구하지 않는 일에 나서서 좋은 사람이고팠나봅니다.

    내 한계를 알았으니, 나서지 않아야겠다 싶네요.

  • 6. 뭐든지
    '17.9.4 11:01 AM (223.62.xxx.98) - 삭제된댓글

    현금입니다 저는
    가방 사라고 드린 돈 딴데 쓰셔도 상관안해요
    드리면 그뿐
    깔끔하게 사세요 이런 저런 상념으로 심난해 마시고

  • 7. 음...
    '17.9.4 11:02 AM (116.127.xxx.144)

    아마
    원글님이 원글님 마음을 제일 잘 아실듯...
    그러나 끄집어 내기엔 껄끄럽기 때문일테고

    내돈이 아깝다
    시모에게 사준게 아깝다
    친모에게도 사주고 싶다
    나도 못사는걸...
    그돈이면 나도 여행을....등등...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생각나는데로 쭉쭉 적어가면 님의 저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흔들림의 정체를 알거예요

    제가 보기에도 그다지 잘했다..싶은 생각은 안드네요
    그넘의 가방이 뭐라고.

  • 8. 끄적거리기 시작했으니
    '17.9.4 11:10 AM (175.209.xxx.109)

    (나을리 없는 병으로) 투병생활 하시다 돌아가신 엄마는 다 나아서 백화점 가서 쫙 쇼핑하리라 계획세우셨고

    저는 뒤늦게 시어머니를 통해 그걸 실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럴 수 없다는 걸, 이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아마 무의식에는 있었을지도 모르구요.

    어차피 저는 일정금액만 내니까 상관없는데

    나머지 돈 내실 정도로 돈 있으신 분이 알뜰한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구요.


    여기까지만 하고 잊어버려야겠네요. ㅋ

    정말 내 욕망과 내 통장에만 충실해야겠네요.

  • 9. 나도시어머니
    '17.9.4 11:16 AM (119.196.xxx.171)

    우리며느리가 혹시 가방이라도 사준다고하면 나라면 절대로 안삽니다 너나사서 들고 다녀라
    내 보통예금 통장에 현금 4ㅡ5백은 가지고 다니지만 절대로 그런 고가의 사치는 안해요
    그런 명품가방 무거워서 싫어요 좋은 가방도 장속에있고 비닐가방 가벼운거 크로스백 메고다녀요
    내가젊어서 직장때문에 어쩔수없이 사치부려보고 살아서 다필요없고 편한게 최고

  • 10. 봉투
    '17.9.4 11:19 AM (121.140.xxx.232) - 삭제된댓글

    원래 사 드리려던 금액만 봉투에 넣어서 드리세요.
    한번 기 기분을 맛보면...앞으로 이거저거 한도 끝도 없습니다.
    가방, 옷, 의료기구, 건강 목걸이.팔찌, 가전제품, 집수리, 여행...등등 요구하실지도 몰라요.

  • 11. 자랑하려고
    '17.9.4 11:20 AM (223.38.xxx.237) - 삭제된댓글

    그러신거 같네요
    우리며느리가 누구할머니 가방보다 더 좋은거 사줬다

  • 12. ....
    '17.9.4 11:23 AM (1.227.xxx.251) - 삭제된댓글

    엄마 돌아가시고, 저도 시어머니에게서 엄마를 찾으려는 시도했었어요
    그리움 때문이겠죠...시어머니도 단칼에 잘라내주어 지금은 오롯이 엄마만 그리워합니다
    토닥토닥..

  • 13. ..
    '17.9.4 11:32 AM (115.22.xxx.207)

    돈드리고..생색내고싶었던 마음있었나봐요. 제눈엔 그리보이네요.
    그치만 어머니께는 못미치는 돈이었던거라 실망.

    그냥 어머니가 나보다 더 능력이 있으신걸 보고 실망하신거 아니예요?
    그러지마요..

  • 14. ...
    '17.9.4 11:32 AM (175.223.xxx.19)

    자발적으로 내가 먼저 천만원짜리 밍크 사드리겠다고 하고
    백화점 데려갔는데
    이천만원짜리 손에 들고 안놓는 시모덕에
    적금 해약하고 이천만원짜리 밍크 해준
    머저리, 여기 또하나요!
    그리고선
    니가 시집와서 한게 뭐 있느냐는
    거지깽깽이같은 소리 듣고요.

  • 15. 건강
    '17.9.4 11:35 AM (211.226.xxx.108)

    원래 사드리려고 생각한 가방가격과
    시어머니가 고른 가격을
    대충 써주시면 댓글 달기가 수월할듯 하네요

  • 16. 깨달음
    '17.9.4 11:41 AM (183.107.xxx.250)

    원글님 '한계'를 알았다는 대목에서
    저 자신의 한계도 찾은 것 같아요.

    저도 제 한계까지만 행동하기로...

  • 17. ..
    '17.9.4 11:49 AM (61.80.xxx.147)

    그니까 물품 사 주지 말고
    용돈만 주세요.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에요.
    아무리 서로 잘 해도....

  • 18. ㅇㅇ
    '17.9.4 11:52 AM (112.151.xxx.203)

    원래 금액에서 시어머니가 골랐으면 좀더 깔끔했을지 몰라요. 선물의 의미 퇴색하게 더 오바하시니 고까운 맘도 들고, 쥐가 고양이 생각했나 스스로 자괴감도 들고 그런 거 아닐까 싶네요.
    상대가 내 뜻 그대로 받아들여줘서 선의가 원형 그대로 고스란히 빛을 발할 때 돈값 했다 싶고 뿌듯할텐데, 니 돈 보태 내 돈 얹어 내가 원하는 거 살게... 이러면 뭔가 쪼굴시련 느낌. 저 가방은 내가 사준 것도 안 사준 것도 아니여... 돈은 돈대로 내고 생색은 100% 못 내고...
    기왕 사는 거 갖고 싶은 거 사는 게 합리적이긴 한데, 애초 사줄려던 사람 맘은 또 다르죠.

  • 19. ㅋㅋㅋ
    '17.9.4 12:08 PM (222.237.xxx.126)

    그러니까요...
    우리 시어머니는 애교셨네요.
    화장품 사드린다고하니 50만원짜리 크림을 요구.

    그 다음은 없는거죠. 다시는 화장품 사드린다고 말 안해요.

    본인이 딸이 없어서. 딸들이 화장품 챙겨주는 친구분들이 너무 부럽다고 노래를 하시길래
    좋은 마음으로 화장품 챙겨드릴까했드만. 쩝.

  • 20. ,,,
    '17.9.4 12:12 PM (121.167.xxx.212)

    그래도 시어머니가 솔직하고 용기 있네요.
    며느리가 제시한 가격에 맞춰 백 샀다가 마음에 안들어 안들게 되면
    더 아까울것 같은데요.
    어쨋든 원글님은 백 사는데 보탬이 됐으니까 그걸로 만족 하세요.

  • 21. 저도
    '17.9.4 12:14 PM (116.120.xxx.33) - 삭제된댓글

    한동안 무리해서 철마다 옷을 사드렸는데
    백화점 한매장에서 옷을 다섯개 고르시더군요
    손주 애들 셋이 졸업입학할때였는데 오로지 본인옷만 사시더니
    다음번에뵈니 지난번에산 조끼는 알록달록해서 단색 조끼가 필요하다하시길래
    옷사드리는거 조용히 끊었어요

  • 22. 고부간
    '17.9.4 12:18 PM (223.33.xxx.252) - 삭제된댓글

    허영심이 충돌한 거죠
    원글님도 자신 들여다 보면 그 근원이 허영심이었음을 알게 될 거예요
    경험자라 잘 알아요
    별나지 않은 나라는 인간 별나지 않게 남들처럼 살아요
    무리하지 말고 ㅋ

  • 23. 뱃살겅쥬
    '17.9.4 12:23 PM (210.94.xxx.89)

    "사치라고는 모르시던 분이 가방 하나에 그렇게 활짝 웃으시는 걸 보니 참 기쁘더군요. "

    딱 요기까지만 생각하시길.. :)
    덕 하나 쌓으셨네요.. 차곡~

  • 24. 사치 모르시던 분
    '17.9.4 12:28 PM (125.184.xxx.67)

    에게 가방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인데... 돈이 너무 아까워요.
    왜 평소 자신이 즐기지도 않는 아이템에 눈독을 들일까요. 남의 돈이라 쓰기 수월한 거죠..

  • 25. 그래도
    '17.9.4 1:34 PM (223.33.xxx.103)

    원글님 참 착하시네요^^
    저는 시아버지가 항상 그러시네요.
    생신 때 옷 사드린다고 백화점 가면 항상 예상 금액보다오바를...
    저랑 남편은 한번도 사 본 적 없는 가격의 옷.
    몇년 전부터는 남편이 밀착해서 비싼 옷 못 고르게 방어하는데;; 워낙 옷 좋아하시고 남한테 자랑하는 거 좋아하시는 분이라..
    심지어 저희 대출있는데도 그러셔서 저 나름대로 힘들었었죠. 이젠 용돈으로만 드리려구요.
    실망하셔도 어쩔 수 없죠.

  • 26. ...
    '17.9.4 2:05 PM (59.15.xxx.86)

    나도 50대 후반으로 환갑이 몇 년 안남았는데
    내가 벌어서 쓸 때는 내 돈으로 최고급은 아니라도
    명품이라는 소리 듣는 가방 사서 가지고 다녔지만
    퇴직 후에는 떨치고 갈데도 확 줄어든데다가
    가죽가방 무거워서 듣고 다닐 수도 없어요.
    그냥 면세점에서 롱샴이나 가벼운거만 한 둘 사서 다니거든요.
    아직 며느리도 안봤는데...며느리 보게 되면
    그런 가방이 들고 싶어지나요?
    남들 눈 때문에???
    진짜.다들 왜 그러는지...

  • 27. 무명
    '17.9.4 3:28 PM (211.177.xxx.71)

    원글님 진짜 좋은 며느리네요!!!! 칭찬 해드릴게요.
    그리고 저 상황이면 저도 뭐지???@@ 기분 안좋을거같아여.
    보통 상상한 그림은 가방하나를 온전히 사드리고... 거기에 기뻐하고... 좋아하는 모습으로 나도 기쁘고.. 가방을 볼때마다 뿌듯한거 그거잖아요.
    근데 가방의 2/3정도라니(추측하건데) 그건 내가 해드렸다고도 안해드렸다고도 볼수없는....정말 김새고 기분 나쁠거같아요.
    그걸 인정욕구라 부르든 허영심이라 부르든 자기만족이라 부르든 뭐든지요. 그런거 좀 있으면 안되나요? 좋은일 하고 두고두고 뿌듯하고... 이왕이면 남들도 좀 알아봐주면 좋겠는거.

    어머님이 깊게 생각 못하시고 진짜 오로지 가방! 물건!만 생각하신거같아여. 왜 물욕이 넘치고..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 갖고싶다는 욕심이 앞설때 있잖아요.
    김 새지만 시어머니가 정말 기뻐하고 그 가방을 무엇보다 아끼며 쓰실테니 그냥 그걸로 됐다 하세요. 이미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암튼 원글님, 좋은 며느리!!!

  • 28. ㅇㅇ
    '17.9.4 7:17 PM (119.69.xxx.60)

    우리 어머니도 물욕이 많으셔서 그려러니 하는데
    엄마 잃은 조카들 따뜻하고 좋은 옷 한벌씩 사주고 싶어서 비싼 브랜드라 남편도 한번 입어 본적 없는 아웃도어 매장에 갔는데 손자들 옷 고르기도 전에 본인 옷 고르고 계셨어요.
    결국 조카들 옷 보다 비싼 패딩 사셨는데 너무 길어서 불편 하시다고 불만이셨데요.
    롱패딩 유행전에 시대를 앞서 롱패딩으로 거금 70만원 주고사셨거든요.
    팔순이 넘었는데도 머리 염색 못해 (알러지 결막염으로 안과에서 못하게함)
    추래해 보여서 경로당 가기 싫다는 분인데 두 말하면 입아파요.

  • 29. 아이고 미쳐
    '17.9.4 10:02 PM (119.196.xxx.171)

    늙은이들이 자기정신이 아니네 정신이 돌아오면 죽는지 모르겠네요

  • 30. 글쓰면서
    '17.9.5 10:15 AM (175.209.xxx.109)

    제 마음을 들여다보니 좋네요.

    저는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역시 허영심도 있었을거고, 생색도 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정도면 좋은 며느리라고 하고 싶었을텐데,
    시어머니가 반 살짝 넘는 가격을 내시니 좀 어정쩡한 시추에이션이 된 것도 있구요.

    샤넬, 루이비통 아니고 디자이너브랜드라서 제가 백만원 내고 어머니가 120 정도 내셨습니다.
    원래 제일 흔하고 인기있는 모델은 80 정도라서 그거 사드린다고 했었던 거구요.

    머리로는 당신이 정말 마음에 드는 거 사셔서 좋다 싶은데
    마음은 그게 아니니까 여기에 글 올린 거구요.

    좋은 며느리로 인정받고 싶은 내 욕심에 이리 되었다 싶기도 하지만
    뭔가 시댁에 해드려야한다는 마음이 완전^^ 정리되어서 좋은 면도 있네요.

    예전에 82에다가 시어머니 가방 사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몇몇분이 더 비싼 거 사달라고 하실지도 모른다, 했을때 /나는 다를거야/ 한거 반성합니다.
    물론 제 돈 더나간 거 아니니 저 위에 적금께서 밍크 사드린 분에 비하면 별거아니지만요.

    좋은 시어머니 맞지만, 결국 고부관계의 어쩔수 없음을 이 나이 되어서야 깨닫네요.
    제가 할 수 없는 것에 연연해가면서 구차한 감정 가지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번에 확실히 제 한계를 알았어요.

    다들 답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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