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사나이 사이먼 피츠모리스의 자서전을 기반으로 한 아일랜드 다큐멘터리이다.
석양이 지는 풍광 이미지 다음에는 젊은 남자의 해맑은 얼굴과 아이를 안고 기뻐하는 가족 비디오, 그리고 무대 위 모습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는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한 촉망 받는 영화감독이자 행복한 가정 생활을 영위하던 한 사나이가 어느 날 온몸이 마비되고 모든 감각이 멈춰버린 후,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경험을 한다. 34세, 빛나는 젊음을 마음껏 영위하던 사이먼은 운동뉴런질환으로 인해 춤추고, 먹고, 마시고, 말하고, 만들고, 만지는 모든 일상적인 활동 을 멈추었다. 모든 감각과 움직임이 멈춰버린 자리에 어두움과 좌절, 그리고 절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끝없는 성원과 조력, 그리고 눈의 응시를 활용하여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특수 장비의 도움을 받아 사이먼은 가장이자 영화감독으로서의 새 삶을 개척한다. <신비한 동물사전>, <더 랍스터>, <토탈리콜> 등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스타 콜린 파렐이 1인칭 내레이션을 맡았다.
허구의 드라마보다도 더 극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 는 주인공이 영화감독이기에 예술 영화적인 요소들로 풍성하게 구성된다. 사이먼이 만든 영화 클립들이 배치되고, 그가 생전에 찍은 가족 비디오와 사진들이 삽입되며, 주변인들의 솔직한 경험 담이 인터뷰로 담긴다. 시적인 자기 고백과 1인칭 주관적 시점으로 구성된 쇼트들로 인해,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로서는 특이하게도 인물 동일화가 강하다.
주관화된 카메라는 죽음이라는 벼랑에 서 희망이라는 밧줄을 잡고 일어선 한 의지의 인간이 느낀 경험을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한다. (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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