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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와 잘 지내기

작성일 : 2011-09-07 10:41:40

생각해 보면요...

어쩌면 시어머니와 잘 지내고 싶지 않았는 지도 모릅니다...

시어머니가 좀 서운한 말을 하거나 맘에 안들 땐 남편에게 직방 일렀었거든요.

또 어떤 때는 시어머니가 잘해 주실 적도 있어요 저를 생각해주는 행동을 보여주실 때도 있고...

요건 남편에게 고하기가 망설여지는 겁니다, 참....

저도 제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었지요...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고 제가 이만큼 나이를 먹으니...

이제는 좀 보이네요 제가 왜 그런건지, 뭐가 잘못하고 잘한건지...

 

지금 보니, 저는 저 자신을 너무 아낀 나머지, 시어머니와 친해지면 부과될지도 모를 모든 책임에서 자유롭고 싶었나봐요.

시어머니가 제가 좋다고 같이 살자면 어쩌나... 이뻐해주는 만큼 나도 보답을 해야 할텐데 엄청 귀찮겠군....등등.

그런데 살다보니 저도 아줌마가 되어 뱃짱이 두둑해 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 맘대로 하는게 답이라는 걸.

시어머니가 제게 바라는 게 뭣이던 간에 저는 저 하고싶은대로  합니다.

얼굴을 마주칠 땐 싹싹하고 친절하게 간을 빼 줄듯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 드려요. 뚱하고 있은 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러면 어머니도 웃으며 좋아하시니 저도 참 좋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를 투명인간 취급을 해라는 둥...그냥 네네 짧게만 대답하라는 둥... 그런 말들은 이상하게 들립니다.

다정히 말하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다만 기분 문젠데... 그건 저의 문제죠.

시어머니가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거나 심통을 부리는 걸 알게 될 때는 저도 심통을 부립니다.

전화도 안하고 뜸한 거죠.

그러면 시어머니가 전화를 하세요... 아마 뿔이 나셨겠죠.

그 땐 또 다정히 반갑게 전화를 받아서는 어쩌고 저쩌고 어머니~ 해가며 알랑방구를 뀝니다...이게 작전이 아니고 진심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최소한 웃는 얼굴에 침 뱉는 경우없는 할머니는 아니었어요.

그럼 또 그렇게 지나가고...

돈도 좀 여유있을 땐 더 보내고 그렇지 않을 때는 덜 쓰고... 담에 돈 많이 들어오면 어머니 호강 시켜 드릴께요~~~

이러면 좋아하시데요... 그 때가 언젠진 우리 서로 다 모르지만...

저도 아들이 나중에 엄마 잘 모시고 행복하게 해 드린다면 괜히 속절없이 좋은 것처럼요.

그냥 말로 효도를 대신 합니다.

시어머니가 싸 주시는 건 뭐든지 이렇게 귀한걸... 어쩌구 설레발을 치면서 가져옵니다. 일단 가져옵니다.

대단한 걸 주시는 것도 아니지만 주실게 그것 밖엔 없어서 그러려니 합니다.

시어머니에게 효도도 호강도 시켜드린게 없어요...

그러나 한가지 어머니가 전화하시거나 만나면,

언제나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살살 거려 드립니다.

저의 진심을 요사스러움이라고 생각하시는 지는 저는 몰라요. 그건 어머니 몫이죠.

앞으로도 제가 뭔 큰 효도를 할 지 말 지 모르고요... 아마도 딸이 더 하겠죠,효도는...

요즘 시어머니들이 며느리에게 바라는 효도는 활짝 웃어주는 거 말고 별거 없을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더 바라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못할 건 못해 드리는 거죠 뭐....어쩌나요?

시어머님이 싫어서 안 해 드리는 게 아니라 친정어머니도 못해드리는 건 못해 드리잖아요... 

 

저도 젊은 날 시집식구와 갈등도 많았었어요.

뚱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뭐라고 말을 해야 옳을지 몰라서 어리벙벙 하다고 하는게 더 비슷했지요.

눈치를 살피다가 피곤해져서 짜증이 나기도 하구요.

 

지금 아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저의 젊은 시절 명절이 훨씬 질이 좋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새댁님들 맘 편한 명절길 되세요~

 

 

 

IP : 218.153.xxx.2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많이
    '11.9.7 10:53 AM (211.208.xxx.201)

    공감합니다.
    저도 10년 넘어 꺽어지는 20년차되다보니 이제 보이네요.
    또 시부모님이 안스럽고 불쌍해 보이기도 하구요.
    저희도 많은 갈등이 있었고 결국에 작년 시누이에게 퍼붓고
    또 싫은 티 팍팍내면서 시어머님께 대들기도 하고 갈등을 격다보니
    착한척이 아닌 솔직하게 대하니 제 마음도 어머님 마음도 편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기 싫으면 안하고 싫다하고 또 하고 싶으면 열심히 하니
    제 진심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무조건 아무소리 안하는 것 도 정신적으로 문제고 적당한 선에서
    조율이 필요한듯해요.
    명절에 시댁가는거 이젠 큰 스트레스가 아니네요.
    예를 들어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일요일에 와도 된다는거
    아뇨~ 토요일에 일직 갈께요. 대신에 친정에서 일이 있어 아침만 먹고
    일찍 나오겠습니다. 하니 별 말씀 안하시고 그러라 하시네요.
    뚜렷하게 제 주장을 하니 말씀하시는 것도 정말 조심하시네요.
    막말 심하셨던 분이셨거든요.
    서로 배려하고 부담 안주는게 제일 좋은 것 같네요.

  • 2. 결혼 초
    '11.9.7 10:57 AM (123.212.xxx.170)

    제가 남편에게 얘기했었죠..

    난.. 잘하는 며느리는 될수도 없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하지만.... 어른들 서운하게 하는 며느리가 될생각도 전혀 없다고...
    제발.. 내 상식과 도리가 인정되어지면 좋겠다고...


    10년차.. 우여곡절이 없었다고는 못하지만....
    편하게 잘 지냅니다..

    신혼때... 매주 전화해라 ..매일 전화하셔서 뭐해먹었냐... 등등등...
    나중엔 돈 어디다 쓰는거냐... (저희 통장을 2년동안 저희몰래 출금내역확인;;;)
    아이 못낳으면 시체다... 피임하는거냐...등등..

    그때 확실히 깨닿고.... 남편에게도 보여주고...
    전 마구 화내거나... 싸우진 않았어요...
    단지... 제가 너무 슬프단걸... 힘들단걸 표현만 했지요....

    사건 한가지로 한바탕 난리를 치루고...

    그뒤로... 전화도 뜸.. 뵙는것도 뜸...
    하지만.. 뵐때는 언제나 방글방글.... 통화때도 방글방글...

    웃어가며 싫어요 못해요.. 하는 타입이예요... 할말은 하고 삽니다..

    처음엔 기쁘게 해드리려는 맘에 이것저것 챙기기도 했는데... 돌아오는건 상처..

    (저희 시어머니.. 좋은 분이십니다... 감사한분이죠... 그럼에도..;;;)

    뭐든 적당히...... 가 좋다는 생각입니다...

    저 혼자는 막나가는 며늘이라 말하지만.... 시어머니를 비롯.. 시댁식구도 불만 없고 잘 지내니..
    좋은게 좋은거지.... 싶습니다.

  • 3. 저도
    '11.9.7 11:16 AM (180.64.xxx.49)

    전 늘 제맘대로 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요.그러더라도 역경을 넘어야 가능하죠.
    예를 들면 5분 거리에 살 때 꼭 저 볼일있는 날만 전화해서 부르세요.싫다고 하고 싶지만 억지로 가거나 반항해서 열번에 한번 쯤 안가면 "네가 한게 뭐 있냐"란 소리나 듣죠.
    연세 생각하면 서글프고 짠하죠.
    그런데 본인이 감당 못할 일이면 벌려 놓지나 마시지 꼭 젊었을 때랑 같은 규모의 일을 벌려 놓으시고는 같이 나이 먹어 가는 며느리에게 다 떠넘깁니다.
    지난주에 가서 같이 장보고 저녁 사드리고 왔는데 토요일 아침 일찍 오라고...
    올 수 있겠니?이런 식의 말은 들어 보지도 못하고 그냥 본인 하고픈 말만,상대의 사정은 생각도 안합니다.
    일찍 오라해서 얘들 학교 보내고 헐레벌떡 가면 아침 설겆이 쌓아 놓고 tv보고 계십니다...

  • 4. wjsms
    '11.9.7 11:24 AM (218.55.xxx.132)

    저는 더이상 시어머니랑 잘 지내고 싶은 맘이 없어요 앞으로도 쭈욱이요.. 1년 안된 새댁인데요.. 이유 없이 홀시모에 외아들이라는 집에 시집와 성격파탄 시어머니 때문에 정말 죽고 싶을만큼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나아졌지만. 싫어요.. 노후도 책임지는것도 싫고 그 막말에 소리 지르는 미친 성격도 싫고요.. ..... 그저 바라는데.... 가끔은 서운하게 해도 가끔은 챙겨주고 그런 시어머니 시댁 만나보고 싶어요.. 시모란 사람 성격이 너무 막장이다 보니. 학을 다 뗏어요 처음 열심히 웃어드리고 뭐든지 정말 챙겨 드린 제 자신이 바보 같고 등신같고.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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