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17년차 40대초반예요
일찍 결혼했고 남편하고 8살차이, 고등아들 중딩 딸아이 있어요
부부싸움은 진짜 사소한 거에서 시작되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래서 조언좀 듣고싶어요
지근거리 시댁..힘들기만 했던 이젠 잠잠해져 우리 식구만 잘 살면 평온해요 그간 많이 힘들었고 외로웠지만
아시다시피 남자들이 와이프 편 안들어주잖아요
남편도 부모에게든 저에게든 다정함과는 거리가 먼 한국의 전형적인 장남이구요
싸움의 발단은 미숫가루예요
양 많은걸 샀었는데 안먹고 버려지길래 올해는 양 적은걸로 샀는데 아들이 기숙사에 있어서
주로 아들 우유에 타서 간식으로 갖다줘 다 먹고 여름지나니 더 주문안했구요..
남편은 두번 타줬구요 딸은 그다지 안좋아하고..
제가 공부하느라 애쓰는 아들에게 더 신경쓰는 부분이 많아진건 인정해요
한달에 두번오는 아들 일요일 저녁 밥먹고 보내야하는 상황인데 미숫가루 얘기가 나오게 돼
남편이 그렇게 자기는 갈증나서 시원한거 찾아도 안 타주냐고 해서
이번에 양적은거로 사서 아들 간식으로 타줬다 그랬어요
그런데 남편이 인상도 안좋게 기분 언짢게 하더라구요
순간 저도 나도 못 먹어봤고 자기 두어번 타주지않았냐고 다시 양 많은걸로 살께
나라고 뭐 누가 나를 챙겨주냐고 좀 크게 말했어요
남편챙기랴 애들챙기랴 정작 저도 넘 서러운거예요
순간 남편이 숟가락을 딱 소리내며 밥을 그만 먹는걸예요
제가 모른척했어야는데
아니 무슨 어린아이처럼 밥을 안먹고 그러냐고(이 말이 많이 거슬렸을까요 여러분)
그랬더니 남편이 제게
싸가지 없이 말한대요.그러면서 제가 고칠점도 얘기해요 제가 항상 제 위주로 남편이든 애들한테 대한다고....
아들앞에서( 그때 딸은 없었구요)
옆집 다 들리게 항상 크게...
이번에 욕한게 두번째네요 예전에 저보고 좆같다고(이런말 올리기조차 힘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남편에게 무시당하며 사는 여자는 전혀 아니구요
남편이 평소엔 화 잘 안내고 조용하고 술도 못하는데 정말 부부싸움 크게 하면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좋을때 더 없이 좋은데 저도 남편에게 쌓인게 정말 많긴 많아요
너무 제가 다 한거 같아요...시어머니까지 제가 너무 잘해줘서 그런다고
자식앞에서 이런말 들은게 너무 창피한거예요 저는..
시부모님도 욕을 잘하세요 그런 부모님아래 컸고 늘 대접받는 큰아들이었으니 싶다가도..
성격은 정말 많이 안맞았지만 많이 인내하며 그간 잘 버티며 살아온거 같은데 이렇게 싸우면 와르르 무너지는거 같아요
메일로 이번일 사과안하면 말안한다고 선전포고 보내놨더니 발신취소 하기전에 어제 읽어버려
더 본인께서 화가 나신듯하네요
저는 숱한 일로 이제는 평정심을 찾았지만 각오는 돼있어요 한달이 되도 말 안하려고요
제가 억세서 남편을 다루는 아내도 아니고 그저 저도 모르게 아들 챙기다보니 남편은 소원함을 예전부터 느끼더라구요
그려러고한게 아닌데 시기가 그렇지 않나요 한참 공부하는 고딩자녀 있는데...
저도 참 억울해요..
자식들은 장성하고 남편하고 좋은 동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는지 충고듣겠습니다.
현명한 부부사이 조언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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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정리가 안되었을때 메일 보낸게 좀 후회스럽긴 합니다.
욕을 들었다는게 수치스러워서 제 입장만 많이 생각한거 같아요
아들은 병치레가 잦았던 제겐 좀 신경쓰이는 자식일뿐이지 아들맘은 아닙니다
기숙사들어가면서 좀 더 신경쓰는부분이 많아졌을뿐이고
제가 요새 많이 지친게 쌓였던거같습니다.
시댁일로 우울증 치료도 받으며 일도 그만두고 그래도 제겐 편한 안식이 주어지진 않았고
잘 버텨온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제 자신을 격려하고 싶습니다.
남편은 마음만 있었고 제 편에서 어떤 액션도 취해주지 않았던게
제게는 슬픔이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니 제가 아줌마가 다 돼 언행이 높아진것 같습니다.
남편은 술한잔도 못 마셔서 쉽게 푸는 방법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자동 풀어져서 저는 그렇게 해결되는게 너무 싫었어서 이번에 용서를 받겠다고 했던것이구요
지난날은 잊고 앞으로 현명하게 살아야겠지요
좋은 충고 깊이 받아들여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