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고학년 외동딸 키우는 엄마입니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파트타임으로만 일하며(오전시간만) 지내다가
아이가 이제 많이 자라서 얼마전 재취업했는데요.
파트타임으로 일할땐, 버스로 3-4정거장 거리 초등학교에 다른아이들은 버스 타고 다녀도
매일 등하교 시키구요.
인스턴트 잘 안먹고 빵 안먹는 아이라, 하교후 바로 학원이라도 가는 날엔
과일 잘라 도시락 만들고, 닭다리살 굽거나 메추리알 삶는 등 간식 만들어 차에서 먹였어요.
영어학원 단어 외우는거 힘들어 가면 영어학원 셔틀버스 안태우고
제 차에 태워서 영어학원 데려다주면서 영어단어 함께 외우기, 물어보고 답하기 해서 외울수 있게 했구요.
시력이 나빠져서 안경쓰게 되었는데, 시력에 좋다는 눈운동 하는 곳이 왕복 2시간 거리인데
매일 거기 데리고 다녔구요.(눈나쁜 다른 친구들은 엄마들이 힘들어서 안보냈던 곳이에요)
요즘 가수에 관심이 많아져서, 어제 해운대에 아이유가 온다더라구요(집이 부산이에요)
아이가 아이유 보고 싶어 해서 직장에서 반차 쓰고 거기 데리고 갔어요.
저녁 9시에 오는데 좋은 자리에서 가까이 보려면 일찍 가야할거 같아서 6시 좀 전에 해운대 도착해서
자리 잡고, 주변 치킨집에서 순살치킨 사와서 아이랑 나눠먹고, 9시가 되어 아이유가 나왔어요.
그런데 가까이서 잘보이는 자리였는데, 앞 사람들이 모두 핸드폰을 머리위에 올려 동영상을 찍어서
정작 아이는 남의 핸드폰으로 아이유를 보는 상황이 된거죠.
아이는 잘 안보이고 덥다면서 아이유 나온지 10분도 안되서 집에 가자더라구요.
사람이 만명도 더 와서 그 인파를 뚫고 중간에 갈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안된다고 끝날때까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너무 힘들다고 계속 그러고
정해진 노래 다 부르고 앵콜 하는 시간 사이에 또 집에 가자고 하고..
제가 직장이 멀어서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해서 회사가는데, 어제도 출근했지만 오늘도 출근해야 하니
사실 어제 그렇게 밤에 거기 가는게 엄청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아이가 아이유 좋아하니 간거였어요.
전업주부인 다른 친구 엄마들도 힘들어서 못간다고 했는데, 저는 데려간거거든요.
외동이라 그런지 조금의 어려움도 참지 못하고, 그런것이 너무 화가 나서
어제 집에 가면서 등짝 한번 후려치고
엄마가 얼마나 너를 생각해서 거기를 갔는데 힘들다고 계속 징징거리고 집에 가자고 하냐고 막 그랬어요.
아이는 제가 힘들게 거기 데려간건 생각안하고 혼난것만 기억하겠지요.
자식이 과연 뭘까요?
왜 이렇게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데도 원망을 들어야 하는지..
어제도 오래 기다리기 힘들거라, 계단쪽에 자리잡아서 앉아있게 해서
서있는 시간은 아이유 공연 시간 30분 외에 그전에 신나는 무대 시간 30분 이정도였어요.
더 어린 아이들도 가수 본다는 기대감에 더 오래 서있는것도 봤는데 말이에요.
남편은 정말 고생을 안해봐서 그런거니 힘든 캠프 이런데 보내서 고생을 해봐야한다고 하는데
정말 자식 키우기 너무 힘드네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