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작은 아파트로 이사왔어요
이사오면서 얻어온 구피 세마리를 꼭 안고 왔지요
흔들리면 스트레스 받을까봐 조심조심..
물고기는 처음 키우는데 얘네가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네요
저를 알아보나봐요
밥주러가면 가까이와서 막 재롱부리면서 기다려요 ㅎㅎ
그리고 세마리인데 얼마나 콩알만한 애들이 이쁜지..(아니 크기는 콩의 1/10 도 안될거에요 ㅋㅋ )
막 자유롭게 세마리가 떼지어 다니는데 마치 날개달린 아이들처럼 막 일렬로 바람처럼 쌩 하며 이리저리 바람처럼 움직입니다. 그랬다가 셋이 모였다가 흩여졌다가.. 어느새보면 또 일렬로 날아다니고.. ㅎㅎ
가만히 보고있으면 막 셋이서 수다떠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아요
왜 우리 중고딩때 별일도 아닌말로 배꼽빠지게 웃고 그런시절 있었잖아요
왠지 딱 그때같이요
그런데 어느날 자고 일어났는데 한마리가 안보이는거예요
가슴이 덜컹.. 거리며 찾아보니.. 글쎄 한마리가 바깥 바닥애 나와 말라있었어요
ㅜㅠㅠㅠㅠㅠㅠㅠㅠ
어항도 제법 큰데 한 애가 아무래도 엄청 건강했는지 펄쩍 높에 튀어올라와서 바깥에 나와 떨어졌나봐요
근처 화단에 묻어주고 명복을 빌어주고 왔는데..
아 두마리 남은 얘네들이 움직임도 없고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저를 거들떠도 안보네요 ㅠㅠ
애네도 충격을 받았는지 확연히 달라졌어요
다시 활발해지기까지 한 2-3주는 걸린것 같아요
지금은 딱 두 마리가 되었는데요
이젠 둘이서 적응이 되었는지 정말 사이좋게 노네요
키싱구라미도 아닌데 둘이서 막 뽀뽀하고..
하나가 먹이먹을라치면 다른애가 그애 꼬리를 툭툭치면서 방해하고.. ㅋㅋ
얘네가 성별이 다른지 같은지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연인인것 같아요 ㅋㅋㅋ
어제는 안에다가 제법 이쁜 수초를 좀 넣어줬는데요
첨에 어색해하더니 이제는 수초뒤에도 들어가서 안보이고 그러네요
둘이 연애좀 찐하게 해보라고 넣어줬어요
사랑의 결실은 보게 될 지 궁금하네요 ㅎㅎ
사실 제가 엄청나게 우울증이 있었거든요
만성우울증에 불안 공포.. 뭐 온갖 그런게 있었는데요
얘네들을 바라볼때는 조금 행복해요
어제 수초사갖고 올때, 또 더 맛있는 먹이도 함께 사갖고 오는데
애네들이 좋아할 생각하니.. 아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잠시잠시 얘네들 보는 낙에 살아요
집에 식물하나, 이렇게 물고기 두마리.. 이렇게 키우는데요
식물은 분갈이하면서 친구한테 얻어온건데
우리집에온것은 엄청나게 튼튼하고 번성하고 있어요
원래 준 친구가 와서 깜짝 놀라더라구요
식물도 너무너무 튼튼해서 놀랐고
또 이게 꽃이 거의 피는게 아니라는데.
우리집에 온것은 와서 몇달 안되어서 꽃이 정말 10번이상 피었었어요
그친구는 몇년동안 꽃을 딱 한번 구경했대요
비결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식물보면서 제가 사랑해 사랑해 얘기도 해주고
가끔 뽀뽀도 한번씩 보내거든요 ㅎㅎ
가끔 뽀뽀도 한번씩 보내거든요 ㅎㅎ
암튼 뭣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식물도. 튼튼하고 물고기도 행복해보이고..
이제 저만 튼튼해지면 되겠어요
처음에는 제가 얘네들을 보살핀다고 생각했는데
가만보니까 얘네들이 저의 정서건강을 보살피고 있는것 같네요
암튼 우울하신분들..
이런 방법도 있다는거 아셨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