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도리스 래싱 책 추천해주신 분 감사해요.

d 조회수 : 1,735
작성일 : 2017-08-01 22:39:06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 이런 작가가 존재하는 지 조차 몰랐던 사람이에요.
얼마전에 이혼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살다가 
어제 올라간 글을 보고 바로 이북으로 주문해서 읽었어요. 

시대적 배경이나 인종 모든 것이 저와 전혀 다른데 
어쩌면 이러 비슷할까 놀라며 빠져들어 3시간만에 완독했습니다.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 지 생각하며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진정 원하는 지 조금의 고찰도 없이
나도 나를 모르고 상대방도 자신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리석은 아이처럼 결혼했던 
저의 과거를 제 3자의 느낌으로 보는 것 같았어요.

나라는 사람이 정말 단단하지 못했구나 
결혼하기전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조금 달랐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정신 이상자였던 시어머니와 그 집을 떠나고자 이혼소송을 걸고 
마무리 된지 이제 5달정도 되어가요.
하루하루 지날 수록 
떠나려고 결심했을 때의 굳은 다짐과 미래에 대한 핑크빛 희망이 많이 옅어지고 
내가 실수한 걸까 저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조금씩 후회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차였어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그 감옥을 깨고 나오지 않았다면 
도망갔다 다시 돌아온 메리가 맞이하는 최후처럼
내 인생도 그렇게 망가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제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고마워요! 
가끔 날카로운 댓글 무서운 글들도 올라오는 이 곳이지만
때로 이렇게 좋은 글들로 내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이 곳이 저는 참 소중합니다. 

아직 안읽으신 분들 꼭 읽어보세요. 

아마 제 상황에 빗대어 읽어서 더 그렇겠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렇게 깊은 울림이 오는 건 처음이네요. 

감사합니다. 
IP : 223.62.xxx.6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8.1 10:54 PM (110.15.xxx.56)

    책이 위로가 될 때가 있죠.
    도리스레싱 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읽어 본 적이 없네요.
    제목이 뭔지 궁금합니다

  • 2.
    '17.8.1 10:55 PM (14.138.xxx.96)

    하셨어요 당시 영국 생활상에 애 생각하라고 돌아가라는 부모도 많았답니다 이혼도 맘대로 못 하니 우울증에 시달리다 투신하기도 하고...
    무사히 끝나셨다면 터널을 지나오신거죠

  • 3. 올온
    '17.8.1 10:57 PM (175.197.xxx.46)

    풀잎을 노래하다 읽으신 건가 봐요. 저도 다섯째 아이 읽고 충격받은 후 그 분의 소설을 좀더 찾아 읽게 됐어요. 저도 풀잎을 노래하다 감명 깊게 읽었답니다. 괜히 노벨상 수상 작가가 아니더라구요.

  • 4. 책이름
    '17.8.1 10:58 PM (121.186.xxx.158)

    풀잎은 노래한다. 인거 같은데요.

  • 5. 전에
    '17.8.1 11:03 PM (223.62.xxx.67)

    이혼한 친구한테 권했던 책이에요 읽고나서 먼저 읽었으면 그런 결혼하지않았을까라고 저한테 묻길래 아니라했어요 그 결혼이 레싱의 책을 더 절절하게 읽게 한 거죠 미리 읽었다면 조금 더 숙고했겠지만...
    그래도 제 친구도 여주보다 나은 결과였다 생각해요

  • 6. 꽁이 엄마
    '17.8.1 11:11 PM (183.103.xxx.123)

    Grass is singing 읽으셨나 봅니다
    도리스 레싱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죠. 그녀의 불행했던 삶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는 책이고 레싱은 노벨문학상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대학원생들(영문학과 계통)의 수업에 교과서로도 많이 쓰이는 책입니다.

  • 7. 따라쟁이
    '17.8.1 11:12 PM (221.145.xxx.83)

    도리스 래싱 책 (풀잎은 노래하다, 다섯째 아이)...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 8. 저예용 ^^
    '17.8.1 11:37 PM (175.223.xxx.208)

    어머낫 도움되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원글님 마음 잡아드리려고 그날 제가 글 쓰게 되었나봐요
    이제 아픈 과거 떠나보내시고 행복한 생기있는 나날들 맞이하게되길 바랄께요
    원글님의 아름다운 자아를 위하여..
    항상 화이팅입니다!

  • 9. 놀지말자
    '17.8.2 12:55 AM (182.222.xxx.108)

    참고할게요^^

  • 10. ...
    '17.8.2 9:11 AM (121.140.xxx.100)

    어멋 저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댓글에 미혼여성들에게 책을 권한다던 분께 감사글을 올릴까 말까 생각했었는데 이글을 보니 반갑네요
    읽는 내내 내 신경을 긁는 묘사에 원글님 말씀대로 시대도 인종도 다른데 어떻게 지금 내가 느끼는걸 작가가 썼을까 감탄했어요
    그런데 궁금한게 흑인노예와 주인공은 관계를 가진거예요 아니면 정신적으로만 속박을 받은건가요
    관계가졌다고는 안나오는데 흑인의 육체를 묘사하는데 공을 들이고 뭔가 야릇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17913 변호사 문재인의 또다른 감동적인 이야기 13 ㅇㅇㅇ 2017/08/12 2,422
717912 넋두리... 하하 2017/08/12 583
717911 여자 혼자 물놀이 하러가고 싶은데요 10 ㅇㅇ 2017/08/12 2,710
717910 영업하는 분은 좀 다르긴 했어요 1 ㅡㅡ 2017/08/12 1,154
717909 런지 동작 오늘 첨 해봤는데 4 .. 2017/08/12 2,017
717908 50살 생애첫집이라도 2억밖에 없으면 2 .. 2017/08/12 3,009
717907 타인의 기분 나쁜 말 별로 신경 안 쓰는 분 있나요 11 ... 2017/08/12 3,444
717906 식당에서 울타리 치고 밥 먹던 아기 엄마들 14 ... 2017/08/12 6,863
717905 제주 명진전복 돌아기가 먹을만할까요? 6 딱이 2017/08/12 1,905
717904 치밀유방이면 엑스레이 찍을 필요 없나요? 11 건강 2017/08/12 4,445
717903 다주택자 이렇게 많았나..11채 이상 3만 6,000명 14 샬랄라 2017/08/12 2,777
717902 급...군대신검할때 기흉수술 2번이면 7 ... 2017/08/12 1,894
717901 안나오는 볼펜 1 까치밥 2017/08/12 1,104
717900 금팔찌한 남자어때요? 22 2017/08/12 9,418
717899 실내체육센터 수영복 4 .... 2017/08/12 1,650
717898 82에서 스크랩은 어떻게 하는거에요? 2 rainy1.. 2017/08/12 585
717897 맥도널드 아메리카노 먹을만한가요? 5 ㅇㅇ 2017/08/12 1,742
717896 영어 질문이요 3 ... 2017/08/12 528
717895 휴대폰 살때 팁ㅡ사라졌네요;;; 18 2017/08/12 3,983
717894 고등딸아이 방 깨끗한가요? 9 아휴 2017/08/12 1,869
717893 선수관리금 정산 궁금해요. 3 이사 2017/08/12 966
717892 싱가폴 잘 아시는 분 6 휴가중 2017/08/12 1,516
717891 대상포진 걸렸는데 어지럽고 토할것 같데요 4 걱정 2017/08/12 2,585
717890 투어 없는1주일 태국여행 12 000 2017/08/12 2,777
717889 얼굴에 칼로 베었거든요 5 ... 2017/08/12 1,7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