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2017.07.19 오후 4:08
최종수정2017.07.19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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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처제를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이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불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배동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의 불륜을 비난하는 인터넷 악성댓글을 썼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일부 여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최 회장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들은 최 회장으로부터 최 회장과 그의 동거인 김모씨(42)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사람들 중 일부다. 반면 악성댓글은 사실상의 인격 살인에 가깝기 때문에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일처제를 지키기 위한 시민모임’(일지모)이라는 단체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부부와 가정의 소중함을 위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3대 재벌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본처와 이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륜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내연녀와 사이에서 낳은 딸까지 공개해 일부일처제라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지모는 최 회장의 회장직 사퇴와 김씨의 출국, 고소 취하 등을 요구했다. 정지영 일지모 공동대표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김씨와 SK그룹 간 불법적 거래에 대한 감시활동, 릴레이 1인 시위, SK그룹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피고소인 중 일부는 기자회견장에서 ‘조강지처 뿔났다’, ‘축첩은 천벌 받을 일이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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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한 여성들이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조강지처 뿔났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배동미 기자
앞서 최 회장은 2015년 말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혼외 관계를 공개했다. 당시 최 회장과 내연 관계에 있는 김씨가 SK 측의 지원 의혹이 있는 외국환거래와 관련한 금융감독원 조사에 자신의 어머니를 대리 출석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된 언론보도에는 최 회장과 김씨를 비난하는 악성댓글이 많이 달렸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지난 4월 아이디 51건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최 회장 측이 고소한 네티즌들이 단 6만여건의 댓글들은 최 회장과 가족, 지인들에 대한 욕설과 저주 등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도 지난해 12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경찰에 탄원서를 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지난달 19일 12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입건된 한 네티즌은 1년간 4000여건의 악플을 단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진·배동미 기자 yjle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