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와 윤종신
2017.06.08
검찰은 정유라를 기내에서부터 체포하여 압송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종편은 하루 종일 정유라의 귀국과 체포 소식을 전하는 수선을 떨었지만 정작 정유라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유를 보니 헛웃음만 나오더군요.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대 학사비리’ 혐의(업무방해)와 청담고 재학시절 허위 출석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을 범죄사실로 적시했습니다.
* 용어 설명 :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의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에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그 오인, 착각, 부지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상대방이 이에 따라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였다면 이 죄가 성립된다.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757219
저 사유를 가지고 아이 엄마인 20대 초반의 여성을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을 내린 한국 검찰(특검)에 대해 덴마크(검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덴마크는 한국은 범죄 없는 나라라서 저 정도의 사유가 되어도 중범죄로 생각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려 기필코 잡아 처벌하는 도덕성이 높은 나라라고 생각할까요?
아마 우리나라 뿐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적색수배를 내려 타국으로부터 범죄인을 인도 받고서 구속을 하지 못한 경우는 역사상 정유라가 처음일 것입니다.
검찰은 정유라가 대학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험도 대충 쳤는데도 불구하고 교수들에게 강요하거나 로비를 해서 학점을 받았고, 청담고 시절 출석도 하지 않았음에도 출석한 것으로 속여 졸업을 했기 때문에 업무방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라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지금 기소를 하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체육특기생들에게 대학들이 출석이나 시험과 상관없이 학점을 주는 것이나 중고교 체육 특기자들이 수업을 빼먹고 훈련이나 경기에 참가해도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잘못된 관행으로 시정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과 특혜는 구분해야 하며 해당 학생이나 교수(선생)들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을 할 경우에는 형평성과 비례성은 지켜져야 합니다.
모든 중고교 체육특기자들은 수업을 정상대로 받으면서 훈련과 시합에 참가해 오는데 정유라나 극히 일부 체육특기자만이 훈련과 경기를 이유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출석을 인정받았거나 모든 대학 체육특기생들이 일반 대학생들과 같이 정상적인 학사관리를 받지만 정유라와 극히 일부의 대학 특기생들만 출결성적이 나쁘거나 시험성적이 좋지 않아도 학점을 받는 특혜를 받았다면 정유라는 특혜를 받은 자로서 할 말이 없고 법적인 처벌도 정당하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유라 뿐아니라 대부분의 중고교 체육특기자들과 대학의 체육특기생들이 관행적으로 일반 학생들과 달리 학사관리를 받아왔는데도 유독 정유라만 처벌, 그것도 구속하고 형사처벌까지 하겠다는 것은 형평성과 비례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이런 처사는 법의 정당한 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김연아나 손연재, 박지성, LGPA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여자 골프 선수들 등 스포츠 스타들도 일반 학생들과 달리 정유라와 유사하게 중고교, 대학시절에 특별한 학사관리를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박지성의 경우는 일본 리그, 네덜란드 리그, 프리미어 리그에 활동하는 기간에 명지대 학사, 석사를 받았습니다. 중고교 시절 역시 훈련과 시합 참가로 수업에 참석한 날이 손가락으로 셀 정도이고 시험 역시 제대로 치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유라는 대학 때 시험도 치고 레포트라도 내기라도 했지만, 박지성은 시험이나 레포트는 커녕 수업에 참석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박지성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 글은 박지성을 디스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 여러분들도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검찰이나 특검의 논리라면 박지성, 김연아, 손연재, LPGA 골프 선수들이 고발당하면 검찰은 이들 모두를 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 수사해서 기소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들을 모두 구속 수사해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이들은 고발하거나 구속 수사해 처벌해서는 안 되지만 정유라는 구속 수사해 기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정유라든, 박지성이든, 김연아든, 손연재든, LPGA 골프 선수든 모두 잘못된 교육 관행(비정상적 학사관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체육특기자의 학사관리에 대해 국민들이 특이하게 인식하고 이런 관행에 관대했던 점과 선수들 자신이 이런 관행이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를 이유로 고발, 구속, 수사해 기소해서 형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법의 집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유라의 경우와 지금 청문회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비교해 볼까요?
강경화는 능력이나 자질 면에서도 문제가 많지만,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다운 계약서, 증여세 포탈 등 도덕적 결함이 심합니다.
이 중에서 위장 전입 부분은 검찰이 정유라를 구속 기소하려는 혐의와 유사합니다.
강경화는 장녀를 이화여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이화여고 관사에 위장 전입시켰습니다. 처음엔 친척집이라고 해명했다가 나중에 은사의 집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이화여고가 장기 임대해 쓰는 이화여고 관사였고, 이화여고 교장은 강경화 장녀 말고도 25건을 이 관사에 위장전입시켜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건 명백한 위법이며 상습적 조직적 업무방해에 해당합니다. 정유라의 잘못된 학사관리나 청담고 출결문제는 체육특기생들에게 관행적으로 전반적으로 일어난 일이지만 특정인들을 상습적이고 조직적으로 25회 위장 전입시킨 이런 사례는 일반적 일이거나 관행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정유라에게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려 한다면 강경화와 이화여고 교장도 구속 기소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강경화와 위장전입에 협조한 이화여고 교장의 행위는 정유라보다 오히려 악성입니다. 정유라는 중고 시절은 미성년자였고, 대학의 학사관리에도 직접 관계한 바도 없었던 것에 반해 강경화와 이화여고 교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사회적 지도층에다 교육자 신분이라는 점에서 비난과 처벌의 강도는 더 높아야 정상이겠지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금 문제 역시 정유라의 체육특기생 관행을 보는 시각과 유사하게 바라봅니다.
역대 정권(대통령)들이 대기업들의 협조를 받아 공익재단 기금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그 동안 국민들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인식하면서도 이를 도덕적으로 크게 문제를 삼거나 범죄시하지 않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검찰과 특검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금을 뇌물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하고 형사 처벌하려 합니다. 물론 대통령이 대기업의 돈으로 재단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역대 정권들은 미르나 K스포츠재단의 기금보다 훨씬 많은 재단 기금을 모금했음에도 이에 대해 형사 처벌하지 않으면서 유독 박 대통령만 구속해 형사 처벌하려는 것은 형평성을 결여한 것이죠.
박지성이 체육특기생들의 학사관리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해 특별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듯이 박 대통령 역시 재단 기금 조성이 법적으로 문제된다거나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더더구나 그것을 뇌물이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재단 기금은 재단에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 있고 박 대통령은 그 기금에 손을 댄 적도 없습니다.
혹자는 박 대통령이 재단을 만들어 퇴임 후에 그 기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착복하려 했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재단법인이 법과 정부에 의해 어떻게 관리되고 운영되는지 알지 못하는 무식한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역대 정권들이 세운 재단들이 지금도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재단들의 기금도 역대 정권의 대통령이나 그 실세들이 빼먹고 있다는 것인가요? 역대 정권들은 빼먹지 않지만 박 대통령은 재단 기금을 사적으로 빼내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이번 박 대통령의 탄핵사태를 보면서 진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역대 정권의 재단 기금 조성은 아무 문제 없지만 박 대통령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금은 뇌물로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인식이었습니다. 차라리 역대 정권들의 재단 기금도 뇌물임으로 모두 조사해 박 대통령과 함께 형사 처벌하자고 한다면 저는 동의까지는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주장의 형평성, 일관성은 인정해 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체육특기생의 학사관리 관행이나 대통령들의 재단 기금 조성보다 더 악성인 것은 우리 주변에 널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회의원들이 보좌관 급여를 기부금으로 내게 하거나 가족들을 보좌관으로 기용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행위들은 국민들도 이미 잘못된 악성 관행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보아왔고 또 위법입니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행위를 한 국회의원들이 수 없이 적발되었지만 형사처벌은 커녕 국회의원직을 내놓았다는 사람을 한번도 못 봤습니다.
저는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적폐는 청산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런 관행과 적폐의 청산대상이 특정 분야나 특정인에게만 적용하는 것은 더 큰 적폐라고 생각합니다. 관행 개선과 적폐 청산은 우리 사회 전 분야에 적용되어야 하며 일 개인에만 한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개선과 청산은 현실을 반영하고 비례성과 형평성을 유지하며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검찰은 정유라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재청구를 하려 했지만 이게 쉽지 않아 곤혹스러워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덴마크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때 그 사유로 앞서 말한 “업무 방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적시였기 때문에 위 혐의 외에 별 건으로 다시 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네요. 덴마크와 범죄인 인도 조건(협약)에 인도 요청 사유 외에 다른 이유를 들어 구속하거나 기소할 수 없다고 되어 있고 만약 별 건으로 구속, 기소하려면 덴마크 정부(검찰)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군요.
검찰은 이재용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영장을 재청구할 때에 첫 영장 청구 사유와 다른 별 건(외환관리법 위반)을 추가하여 결국 영장 발부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재용 사례와 같이 정유라에게 하려다 범죄인 인도 협약의 규정에 걸려 별 건으로 영장 청구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라 합니다. 아마 정유라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재판에서도 인신구속형은 선고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정유라가 신체 구속형의 선고를 받게 되면 우리나라의 체육계 스타들 중에 밤잠을 못 잘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어제 밤 MBC '라디오스타‘를 시청하는데 ’유라‘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문천식이 캐스트로 나왔는데 자신의 부인 이름이 ‘유라’라면서 자신에게 와 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노래로 부르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는데 뜬금없이 윤종신이 “오늘 유라가 왔다”는 멘트를 치더군요. 녹화 당일에 정유라가 귀국해 체포된 것을 상기시키려는 윤종신의 발언이었는데 문천식은 처음에 윤종신의 이 멘트가 무슨 말인지 몰라 혹시 자신이 부인을 거명한 것이 잘못된 것인가 어리둥절해 했습니다.
저는 윤종신의 저 멘트는 일종의 개인에 대한 인격 모독이라고 봅니다. 윤종신이 사적인 술자리에서 저런 말은 하는 것이야 누가 무어라 할 수 없겠지만 공중파 방송에서 개인(정유라)의 조롱을 담은 저런 멘트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종신은 이번 ‘유라’ 멘트 외에도 공중파에서 종종 정치성이 짙은 멘트(본인은 풍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를 많이 하며 마치 자신이 개념 있는 연예인 것처럼 행세합니다.
탄핵정국 초기에 자칭 진보진영과 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열심히 노력하면 우주의 기운이 도울 것이다“는 브라질비즈니스포럼과 어린이날에 한 발언은 주술적 세계관에서 나온 것으로 이것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정신적 지배를 받아 꼭두각시 노릇하는 증거라며 대대적인 정치공세를 했었죠.
이 즈음에 이 발언을 조롱하는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었습니다. 윤종신도 이 발언을 조롱하는 멘트를 공중파에서 날립니다.(당시 연예 프로그램의 PD나 MC들이 이 발언을 조롱하는 패러디를 많이 했습니다.)
저는 PD들이나 MC들이 이런 조롱 섞인 패러디로 낄낄대며 깐족거릴 때 저런 인간들은 자신의 무식에 대해 창피한 줄은 아는지 궁금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저 발언은 브라질의 유명 작가 파울로 코엘류가 쓴 ‘연금술사’에 나오는 이야기로 여행을 하는 한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희망을 잃지 말라며 격려하는 말입니다. 이 말을 박 대통령은 브라질 현지에서 있었던 브라질비지니스포럼에서 브라질 경제인을 대상으로 했고, 어린이날, 어린이들에게 노력하면 하늘도 도우니 희망을 잃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입니다. 브라질비즈니스 포럼이나 어린이날 발언으로서는 매우 적절한 것이며 저 발언을 주술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사실이 이럴진대 윤종신은 박 대통령을 주술적 세계관에 빠진 최순실의 꼭두각시로 몰아가려고 방송을 통해 저 딴 조롱을 해 댄 것이죠. 윤종신이 ‘연금술사’를 읽어 보았다면 저런 소리를 결코 할 수 없죠.
윤종신은 저런 발언만 한 게 아닙니다. 캐스트가 오방색이 들어 있는 의상을 입고 나오면 ‘오방낭’을 언급합니다. 윤종신의 이런 멘트의 의도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을 엮고 둘을 조롱하고자 하는 것이죠.
박 대통령 취임식 때 우리나라 전통 문양인 오방색깔의 ‘오방낭‘이 등장했는데 이게 최순실의 작품이며 최순실이 주술적 세계관에 빠져 ’오방낭‘을 대통령 취임식 때 등장시켰다고 일부 언론들이 매도했었죠. 윤종신은 자신이 이런 저열한 언론들의 무식한 선동에 놀아난 줄은 모릅니다.
윤종신은 어릴 때 설빔으로 때때옷(오방색)을 입고 좋아했던 것도 주술적 세계관에 빠진 것이고, 태극기도 빨강 파랑의 태극과 팔괘가 그려져 있으니 주술적인 것이니 국기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윤종신이 저러는 것은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박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우리나라가 전부 미쳐 날뛰었는데 윤종신만 온전할 수야 없었겠죠.
국회의원이라는 작자(민주당 이재정)가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국무총리(황교안) 면전에 오방색 끈을 내팽개치며 호통을 치는 것이 TV로 생생히 중계되어도 이재정의 행동을 비판하는 언론들은 하나도 없었으니 윤종신이 저러는 게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이재정은 문체부가 만든 오방색 끈을 소개한 달력을 보여주며 이 달력은 최순실이 지시해 만든 것이고 이 오방색 끈은 최순실의 주술적 세계관이 반영된 것이라고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단정하며 큰 소리로 황교안을 몰아세웠습니다.
최순실이 그런 지시를 문체부에 했다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장했을 뿐만아니라 문체부가 전통문화를 소개한 오방색 끈이 주술적이라고 자기 마음대로 규정하는 것도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이재정은 문재인이 2012년 18대 대선 때에 무당들이 문재인의 이름을 상에 다 올려놓고 당선을 기원하는 굿을 한 사실과 이 동영상을 당시 문재인 캠프 홈피에 올려놓았던 사실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할까요? 그리고 자칭 진보진영이 죽은 자의 영혼을 달랜다며 씻김굿 공연을 자주 한다는 것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씻김굿도 주술적 세계관에 빠진 것이고 어머님들이 자식의 성공과 건강을 빌며 새벽에 정한수를 떠 놓고 비는 것도 주술적인 것이니 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요?
전통문화를 자신이 믿는 신앙을 기준으로 폄하하고 자신의 신앙만이 절대적이며 옳은 것이라는 편협한 종교관으로 타인의 신앙을 부정하는 인간이 국회의원이랍시고 설칩니다. 이에 더해 이런 것을 정치적 공세로 활용하고 국민들을 호도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재정과 윤종신의 작태들이 불행하게도 국민들에게 먹히고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끌어 내었으니 기가 차지 않을 수 없지요.
사실 박 대통령의 탄핵은 사이비 교주이고 무당이며 마녀 같은 최태민과 최순실에게 육체적적, 정신적으로 지배당해 그들의 꼭두각시로 주술적 정치를 했다는 극히 잘못된 오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런 잘못된 오해는 전적으로 언론들의 거짓 보도에 의한 것이었고, 최순실과 엮이는 순간 박 대통령은 그 프레임에 갇혀 일방적으로 매도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민들 태반이 등을 돌린 이유도 이것이었죠.
그런데 박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지금, 그 동안 국민들이 오해했던 부분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순실이 박 대통령을 지배하기는 커녕 눈도 제대로 못 맞추는 일개 집사 수준이라는 것이고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호가호위로 박 대통령 몰래 자신의 사적 이익을 취한 것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고영태 일당들이 최순실을 이용하여 최순실 몰래 온갖 못된 짓을 한 것도 김수현 녹음 파일에서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주술적 세계관에 빠진 최순실의 아바타로 몰아붙였던 언론들 중에 자신들이 거짓으로 그렇게 몰아간 것에 대해 바로 잡거나 사과하는 언론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박 대통령을 그렇게 몰아붙였던 현 집권여당이나 자칭 진보세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박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멍청하고 무식한 대통령이라 생각하고 탄핵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국민들조차 이에 대해 말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전체가 인지부조화에 빠져 자신들의 잘못을 집단적으로 회피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을 희생시킴으로써 자신들의 과오를 묻어버리는 비열한 짓이 암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마녀사냥이 잘못되었음을 설파하고, 박 대통령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이런 마녀사냥으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탄핵정국 초기에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 대해 잘못 인식한 것은 이제라도 바로 잡는 것이 정도가 아니냐며 주변 분들에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는 후세에게 맡기자며 자신들이 잘못 오해한 것을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더군요.
차라리 당당히 내가 잘못 안 것이 아니라 실제 박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정신적으로 지배 당해 최순실에게 놀아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한다면 논쟁을 통해 누가 맞는지 확인하면 되는데, 대부분 자신들이 오해한 것은 속으로는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저런 식으로 후대의 평가에 맡기자며 사실관계 확인을 회피하려 듭니다.
저는 박 대통령 탄핵을 부당하게 생각하고 이에 대해 허탈해 하지만, 이것보다도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합리화 하려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상황을 끝내려는 것에 더 화가 납니다.
후대의 평가에 맡기자고 하지만 당대에 잘못 기술된 것이나 잘못된 인식이 바로잡아지지 않으면 그것이 고착화되고 집단기억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로 굳어지기 쉬워 후대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당대에 사실관계는 바로 잡아 놓고 후대에 객관적 평가를 기대해 보자고 한다면 얼마든지 동의할 수 있지만, 당대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후대의 평가’로 미루자고 하는 것은 저는 자신의 잘못을 묻어두고자 하는 떳떳하지 못한 짓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5.18. 세월호 사고,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는 바와 다른 글들을 자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당대에 잘못을 바로 잡아야 후대의 평가가 객관적일 수 있고 역사의 왜곡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