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집 식구들이 좋은 이유

마파두부 조회수 : 2,643
작성일 : 2017-05-06 00:05:09
어떤 남자들은 아내들이 덮어놓고 그냥 시집 싫어한다. 어머니 보기 싫어한다. 내 동생이나 누나랑 사이가 안좋다. 이런 얘기 하면서 전혀 이유를 모르던데 정말 남자들은 공감기능이 상실 되어있는건가 싶을 때가 많아요.

물론 진짜 결혼생활과 시월드를 글로만 배워서 미리 지레 겁먹고 오버해서 거리두는 며느리들도 있을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전적으로 남편 책임이라고 봅니다.

저는 시집 방문하는거 엄청 좋아해요. 오래전에 시부모님 이혼하셔서 시모는 시외할머니랑 같이 사시고 시부는 재혼하셨어요. 위로 시누 둘 있고 밑에 시동생 하나 있지요.
남편 집안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놀고 하는걸 정말 좋아해서 페북에 사촌들 사돈들까지 있는 가족 그룹도 있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신기한게 뭔지 아세요? 주최하는 사람이나 초대받는 사람이나 아무도 누가 며느리고 누가 사위고 누가 아들이고 누가 딸인지 그런거 신경을 안써요.
예를 들어 시누가 자기 30세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고 사람들을 초대해요. 그러면 저와 저희 남편을 초대 할 때 남동생 올케를 초대한게 아니라 손님1 손님2를 초대한거에요.
뭐가 다르냐면, 남동생과 올케를 초대하고나서 올케가 안오면 왜 올케는 남편만 보내냐. 왜 와서 돕지도 않고 얼굴도 보이지 않냐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데요. 손님1 손님2로 초대하니까 남동생이 오던 올케가 오던 둘 다 오던 상관없어요. 그리고 손님 초대하는거라 음식 준비 다 해놓고 다 차려놓고 부릅니다.
시부모님들도 똑같고요.
저희 시부 재혼하신분이 공방을 하셔서 비누도 만들고 여러가지 하시는데 저희가 가면 제가 그런거에 관심있어하는걸 아니까 집에 딸린 공방데려가서 같이 만들자고 하십니다. 그럼 여자들은 비누만들고 크림만들고 하면서 노는데요. 그 시간에 남자들 (남편과 시부)는 정원관리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저녁도 만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시집 식구에게 초대가 왔을 때 남편은 일이나 다른 약속 때문에 못가더라도 저는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가면 맛있는거 먹고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가기 싫을땐 아무 이유 없이 안가도 뭐라고 안합니다. 뭐 사람사는데 뒷담 전혀 안한다 100퍼센트 보장 못하지요. 하지만 단 한번도 제게 나쁜말 들려온적이 없어요. 뒷담하더라도 남편이 막아주거나 남편이 막을껄 아니까 이쪽에 전혀 안들리게 하겠죠.

이렇다 보니 오히려 제가 더 나서서 시부모님을 집에 초대해서 저녁 차려드리고 시누부부 데이트도 좀 하라고 조카 베이비 시팅도 가끔 해주고 합니다.

며느리라고 시집이라고 무작정 다 싫은거 아녜요. 시집이 싫은게 아니라 나도 귀한 사람인데 날 호구처럼 취급하고 종년처럼 취급하는게 싫은거죠. 날 대우해주고 날 아껴주면 싫다고 해도 내가 가서 더 잘해드립니다. 이 간단한걸 왜 모르는지. 아니 모르는게 아니라 그렇게 바뀌려면 내 몸이 고달파지니 억지로 귀닫고 무시하는걸까요.
언제 쯤 서로 존중하고 서로 대우해주는 사회로 바뀔지 걱정이네요. 뭐 그래도 요즘 보면 전보다 많이 바뀌긴 한 것 같지만요.

참고로 항상 나오는 질문이라 미리 말씀드립니다.
맞벌이, 양가 부모 도움 없음, 월세 살다가 대출받아 서로 모은거 합쳐서 집구매. 예물 예단 꾸밈비 기타등등 없었음.
IP : 135.19.xxx.1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엔
    '17.5.6 12:10 AM (175.209.xxx.57)

    이상한 시부모도 많지만 황당한 며느리도 만만찮게 많아요.
    원글님이 아는 게 다가 아니랍니다.
    요즘 누가 그렇게 며느리를 종년으로 아나요. 아주 드문 경우죠.

  • 2. 마파두부
    '17.5.6 12:17 AM (135.19.xxx.18)

    많죠. 여기만해도 종종 올라오잖아요. 내가 아픈데 아님 애낳으러 들어가는데 당신 아들 밥 제대로 못먹을까 안절부절하신다고. 그게 뭐겠어요. 며느리를 당신 아들 종년으로 취급하는거죠.

  • 3. 대놓고
    '17.5.6 12:18 AM (223.38.xxx.242)

    종년취급하도 싶은 거 참고 그나마 대접(?)한 건데 그거갖고 부르르야...황당해...ㅎㅎㅎ
    이런 황당함?

  • 4. 서로가
    '17.5.6 12:20 AM (1.237.xxx.175)

    독립된 가정으로 살아가니 가능한 일이네요.
    그런데 며느리 일꾼. 하녀 취급하는 시댁 많긴해요.
    그래봐야 아들. 손자까지 얼굴 못보고 살텐데. 연 끊기고 나서
    이상한 며느리 들였다고 하겠지요 ㅍ

  • 5. 와우
    '17.5.6 4:28 AM (156.222.xxx.144)

    원글님 시댁같은 문화가 널리 전파되기를...
    각자 손님으로...부담주지 않는 건강한 관계.

    요즘에는 대놓고 종년취급은 못한다해도
    일단 며느리는 하대하는 경우 많죠.
    시댁가면 뭔가 해야하고 대접해야하고 받들어야좋아하잖아요.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4135 윤식당 의문. 튀김기 왜 따로따로 튀겨요? 13 왜? 2017/05/06 12,849
684134 “미국을 무조건 우방으로 생각하지 말라” 5 유길준 2017/05/06 614
684133 제주도에서 카카오택시 사용하는 것 어떨까요 5 June 2017/05/06 2,598
684132 정권교체 되는건 맞나요? 4 순이엄마 2017/05/06 510
684131 문재인님 프리허그 진짜 하시나요? 5 ... 2017/05/06 1,118
684130 자석한글 추천해주셔요. 선물해달라는데..^^ 저요저요 2017/05/06 236
684129 오늘 코엑스 유세는 언제 쯤 도착하면 될까요? 2 ... 2017/05/06 517
684128 국민탓 정치인 vs 국민존중 문재인. 누가 정의로운가 13 문재인을 지.. 2017/05/06 419
684127 문화예술인 420명, 문재인 지지선언..'미생' 윤태호 참여 1 샬랄라 2017/05/06 485
684126 고등학교 일반고 선택 6 학군 고민 2017/05/06 1,178
684125 안철수 문자 또 왔네요 7 ㅡㅡㅡ 2017/05/06 689
684124 안철수와 문재인의 차이점 중 오늘 느낀것! 34 ... 2017/05/06 2,625
684123 19) 남자분들 궁금한데요 9 궁금해요 2017/05/06 10,642
684122 남편은 시댁가고 애들은 학원가고 3 행복 2017/05/06 1,599
684121 스카이 갈 사람은 어떻게든 4 ㅇㅇ 2017/05/06 1,502
684120 수개표와 횃불이 필요할수 있어요 3 해보자 2017/05/06 331
684119 문재인 암살글 올린 20대 자수 31 자수했네요 2017/05/06 3,170
684118 비싼청바지는 핏이 확실히 다른가요? 9 스키니진 2017/05/06 3,418
684117 엄지척 문재인 코엑스 남문 앞 총유세 있네요. 2 오늘 2017/05/06 729
684116 왠만하면 당일투표하세요.너무허술해요 2 ㅅㅈ 2017/05/06 998
684115 공기청정기 렌탈 vs 구매 중 어느것이 나을까요 2 미세먼지 2017/05/06 2,376
684114 인연이란 게 있다고 믿으세요? 10 ha 2017/05/06 4,234
684113 아이가 문콕을 해서 5 보험 2017/05/06 2,180
684112 알콜의존증에서 술 끊어보신분. 4 알콜 2017/05/06 1,407
684111 프로듀스101보시는분 ~~ 22 큐큐 2017/05/06 2,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