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가진 5·18 관련 기밀문서(체로키 파일)를 한국에 공개한 주역인 미국 언론인 팀 셔록(66)은 4일 오전 11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언급한 데 대해 “이는 자기 합리화일 뿐이며 어불성설이다”라고 일축했다.
팀 셔록은 “그는 12․12사태를 일으켰고 중앙정보부를 휘하에 뒀으며, 5·18 당시 군은 전두환 휘하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팀 셔록은 자신이 한국에 전해 공개한 자료에 대한 기밀문서를 앞으로 2개월 동안 5·18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89년 국회가 5·18 진상조사를 할 때 미국은 미 대사나 군 관계자가 증언하는 것을 막았다”면서 “이후 10~15년에 걸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 자료들을 입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선 “문서를 당시 한국의 관점에서 한국의 상황전개 과정과 연결해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 “입수 당시에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중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그 가운데 하나로 일본 자위대가 1980년 5월 미국이 요청해 한국 해안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 신군부가 군사력을 사용토록 누가 미국에서 승인했는지도 밝혀야 한다”면서 “미국이 신군부 군사력 사용을 인정함에 따라 광주인들이 협상할 여지를 막았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 대사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은 통제 불능이라는 위험한 상황으로 묘사했고, 미 정부는 5·18을 군사적 개입이 필요한 ‘내부로부터의 위협’으로 보고 있었다”며 “미국이 이런 입장을 갖는데 신군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윤장현 광주시장은 “팀 셔록은 인류사 속에서 처절했고 장엄했던 역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치열한 탐사정신으로 소중한 자료들을 발굴해 제공해줬다”면서 “의미있는 협업으로 5월 항쟁의 진실에 접근하고 발포 명령자를 비롯한 진실이 규명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구속되고, 세월호가 뜨고, 전일빌딩 탄흔이 헬기사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고, 체로키 파일을 광주에서 연구하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며 “새 정부에 분명한 시대적 요구가 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