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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그들은 왜 30년 동안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야당을 지켰나

작성일 : 2017-04-03 13:38:42

"그들은 왜 30년 동안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야당을 지켰나"


고일석


"기억하십니까? 동지 여러분! 영남에서 민주당 하며 설움받던 27년의 세월!
기억하십니까? 선거 때마다 지는 게 일이고, 지고 또 지면서도 민주당 깃발 놓지 않았던 27년의 아픔!
기억하십니까? 빨갱이 종북 소리 들어가며 김대중 노무현을 지켰던 27년 인고의 세월!
저는 기억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영남 땅에서 민주당 깃발 지켜온 동지라면 누구라도, 그 설움과 아픔,
가족들의 고통까지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겨냈습니다. 지역주의에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깃발을 지키고, 원칙을 지키고, 가치를
지켰습니다. 야당을 지키고, 사람을 지키고,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랬더니 기적이 벌어졌습니다. 아니!
영남이 기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부산 경선에서 문재인 대표의 연설은 보통의 선거 연설과는 달랐다. 영남 민주세력의 대표로서 그간의 가난과 고초를 이기고 이룬 성과와 포부를 당과 당원들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띠었다.
그 연설은 영남 민주세력 동지들에게 바치는 헌사(獻辭)로 시작했다. 부산에서 만나 본 원로 대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의 연설에 한껏 들떠 있었다. 무슨 말을 물어봐도 예외 없이 "30년 동안 빨갱이 소리 들으며 지켰던 야당"이란 말로 얘기를 시작했다. "요즘 어떠세요?"


"요즘같으면 살맛 나제. 30년을 빨갱이 소리 들어가마 살다가 요즘은 어데가도 어깨 피고 다닌다 아이가."
그런데 이 분들에게 "빨갱이 30년"은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 분들은 원래 김영삼 대통령을 지지하던 분들이었다. 3당 합당에 따라갔다면 국회의원을 할 수도 있었고, 최소한 지역 유지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던 분들이었다. 그것을 마다한 결과가 "30년 빨갱이"였다.


"편하게 사실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러셨어요?" "30년 빨갱이 와 했냐고? ㅎㅎ 안 하마 우얄낀데. 전두환이 따까리 할 수는 없는 거 아이가. 민주주의 해야 사람이 사는 기고. 노대통령 하고 문 대표한테 물어봐라. 와 그랬는지 ㅎㅎ"


이유는 단순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래야 되기 때문이었다는 것. 그래도 고생하다 보면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 사이에 있었던 민주정부 10년도 이들에게는 영광의 시간이 아니었다. 호남 정권 부역에 친노세력이라고 더 거세게 얻어터졌을 뿐이다.


"아이고, 말 하마 모하노. 여는 또 빨갱이에다가 김대중이 앞잡이에다가 김영삼 배신자 소리까지 듣고... 그래도 아마 내가 오늘 이 꼴 볼라꼬 그랬는갑다 싶다." "무슨 꼴요?"
"본선 가면 부산 경남에서 한 60은 해줄끼거든. 호남에서 아무리 못해도 6~70은 해줄 거 아이가. 영호남에서 동시에 지지받는 대통령이라는 기, 말이야 마이 했지만서도 그기 진짜로 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내가 아마 그거 볼라꼬 그동안 견뎠는갑다 싶다. 그리 되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엄꼬 김영삼 대통령도 좋아할끼다. 하늘에서."


부산 경남 대의원들의 표정은 모두들 힘에 넘쳐 있었다. 총선 부울경 11석 획득, 대선 후보 지지율 최고, 당 지지율은 가장 최근인 리얼미터 조사에서 전국 평균 50%에 부울경 지지율이 50.1%다. 국민의당 12.2%, 자유한국당 9.9%, 바른정당 6.2%, 정의당 6.1%로 부울경의 민주당 지지율은 전국 평균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당이 지금처럼만 해주마 앞으로도 문제 없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쌔가 빠지게 바닥 다져노마 선거 막판 가가 중앙당에서 똥물 끼얹었다 아이가. 요즘 부산 노인네들 다 그칸다. 노무현 때가 좋았다꼬. 이기 지금 사는 기 사는 기 아이라. 늙은이들도 마 이를 간다."


숨가쁘게 얘기를 쏟아내던 원로 대의원은 이제 투표할 차례가 됐다며 내 등을 토닥거리고 일어섰다. 부산 경선 64.7%, 대의원 투표 82.7%. 이것은 단순한 문재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었다. 30년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민주당을 지켜온 영남 민주세력의 포부와 희망, 그리고 결의를 담은 외침이었다.


내용 출처 : 고일석 기자 페이스북 https://goo.gl/7lqhD4



보통 대한민국의 민주화, 하면 광주와 호남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빨갱이' '김대중 앞잡이' 소리 들어가며 영남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었던 사람들
부산에 5.18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김대중을 계속 지지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노무현과 문재인 그리고 함께했던 영남의 민주화 세력들이 그들입니다.


지난 민주당 영남 경선에서의 문재인 연설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영호남을 갈라놓은 지역주의의 모습이 '정의'와 '상식' 앞에 초라하게
무너져 내리는 것을 목격합니다.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영호남을 따지지 않았듯
이 땅에 정의가 바로 서야한다는 상식 역시 영호남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노무현과 문재인이 걸어왔던 길은, 엄청난 용기와 인내가 있어야만 걸을 수 있던
길이었습니다. 이제 그 길을, 깨어난 시민들이 함께 걷는 역사를 볼 것입니다.


(※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그리고 문재인과 노무현 : https://goo.gl/vbpWoU
문재인 노무현은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사선에 섰던 사람들 https://goo.gl/Uv1v0O)


출처 : http://m.blog.naver.com/sunfull-movement/220973612127
IP : 175.223.xxx.20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적폐청산
    '17.4.3 1:39 PM (175.203.xxx.47)

    존경합니다 두분~~~~~~~~~~~~~~~

  • 2. 저도
    '17.4.3 1:50 PM (124.111.xxx.221)

    세월호사건으로 팔자에도 없던 빨갱이소리 들어봤네요.

    사실 경상도에서 야당지지하고 살기 더 힘들죠.
    다 떠나서
    변호사로 편히 사실 수 있던 분인데
    험한 길 가신 이유 하나만으로도 정말 존경할만하지 않나요?

  • 3. 영남에서
    '17.4.3 1:54 PM (207.244.xxx.210)

    세번, 네번 떨어지고 지역을 박박 기고 닦으면서 얻은 10석입니다.
    그 설움 말로 다 못해요. 명함주면 눈앞에서 침뱉어서 버리고 악수하려면 빨갱이 손을 왜 잡냐고 뿌리치고 가도 더 열심히 발로 뛰어서 얻은 소중한 의석이예요.

  • 4. 아침
    '17.4.3 2:27 PM (175.195.xxx.73)

    국민 85프로가 빨갱이 소리 듣는 세상인걸요.박사모한테.....

  • 5. 새누리 ,국물당 세력들은...
    '17.4.3 4:09 PM (211.188.xxx.12)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도 빨갱이...선동세력이라고 했어요.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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