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칭찬 이야기 나오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어린 시절

... 조회수 : 370
작성일 : 2017-01-24 11:58:47
어린 시절 저희 엄마는 자식들에게 머리 좋다는 칭찬을 잘 했어요. 
엄마는 거의 무학인데도 나르시즘이 엄청 강한 사람이었고,
인정 욕구가 매우 강한데 가진 자산은 없고 그러나 별다른 노력은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발명된 칭찬이 머리 좋다, 꾀가 많다 같은 것들인데, 
커서 생각해보니 그 칭찬들이 매우 부적절하고 자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뿐더러
사실은 인정 욕구가 강하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자기자신을 향한 칭찬이었겠더구요.
자신이 사실 누구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면서 입에 발린 말이라도 들으면 깜빡 넘어갔거든요.
공부 잘 하는 자식을 앞세워서 학교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잘난 체 하길 좋아했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식들은 찬밥이거나 비난, 폭력의 대상이었어요.
도덕 관념이 올바로 서지 못해서 
'사람이 유두리가 있어야지' 라면서 공무원인 아빠에게 늘 한탕을 강요했고 
그것을 하지 않는 아빠를 가장으로서 빵점이며 쫄장부라며 늘 비난하고 자식들에게 험담했어요.
그리고 제가 주위 친구들이 다 컨닝했는데 혼자 컨닝하지 않았다고 학교에서 있던 일을 말하면 
바보 같이 왜 혼자 안 하냐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죠. 
약자에게 큰소리 치고 동정하는 척 갈구는 게 취미였고,
강아지를 장날에 사와서 집에서 키우다가 좀 크고 귀찮아지면 개장수에게 팔기를 반복했어요.
어릴 때 학교 갔다 와서 집에 개가 없어져서 울고 있으면
왜 우냐고 애가 이상하다고 혼냈으며 때로는 몽둥이까지 들었어요.
그리고 몇 달 혹은 일 년 뒤에 다시 새끼를 사왔죠.
안 크면 좋은데 왜저렇게 빨리 크냐며 아쉬워하고 크면 또 팔길 반복.
어릴 때 집에서 언제나 혼란스러웠어요. 
정말 머리 좋게 꾀가 많게, 도덕 관념이고 뭐고 컨닝이나 하면서 약삭바르게 살고
나랏돈은 눈먼 돈이니까 어떻게든 내 주머니에 채우고
키우던 개가 개장수에게 팔려가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면 그게 훌륭한 인간인가 하고요. 
저는 그러지 못했고 반항심이 강했어요,
그래서 늘 엄마에게 학대당하는 자식이었고 언제나 생각이 이상하다, 못됐다는 비난을 들었어요. 
엄마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 형제들,
그리고 자식이 맞든 말든 나몰라라 자신만 불행하다 생각하는 아빠에게조차 왕따였구요
가끔 생각해보는데, 어릴 때 제가 엄마에게 맞다가 죽었다면
성인으로서 뭔가를 혼자서 책임지거나 도모할 힘이 없는 사람이었던 아빠는 
투덜거리면서도 엄마가 시키는대로 제 시체를 갖다 몰래 묻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형제들은 엄마가 시키는대로 착하게 협조했겠죠.
매우 불행했던 저는
엄마의 가치관에 물들지 않고 자랐어요. 
그러나 다른 형제들을 보면 엄마와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끼칠 때가 많죠.
친분을 유지해야 할 높은 사람에게 새끼 개를 얻어다가 키우라고 부모님 집에 맡기고 
그 개가 일 년도 안 돼서 죽었는데
(제가 확인한 결과 양파 같은 걸 막 먹인 것 같던데 아무도 개가 양파 먹으면 안 된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더군요) 
그 몇 달 뒤에 다른 지인이 진돗개 새끼를 준다고 한다고 
받아다 또 부모님 집에 맡길 생각을 하고 있다거나. 
이런 식으로 정서가 마비된 거 같고
촌지 받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비리를 누구나 다 그렇다고 합리화하면서 저지르는 다른 형제들을 보면서 
왕따였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네요. 
비록 제 유년은 처참하게 얼룩졌고 
가족이란 것이 인생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에요. 
IP : 210.91.xxx.2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44037 입국시 면세품 한도에 대해 3 600불 2017/01/24 2,826
    644036 특검홧팅) 정시 오늘로 끝입니다~~~ 5 고3맘 2017/01/24 1,915
    644035 안민석도.....나쁜사람 6 재판중나온말.. 2017/01/24 2,103
    644034 친정 가족과 연을 끊고 싶어요. 3 후동 2017/01/24 3,497
    644033 저희 시어머니는 떡국을 40 설날 2017/01/24 6,368
    644032 어제mbc다큐 상길씨 보셨나요 3 상길 2017/01/24 1,876
    644031 한글 숫자, 조금 늦게 가르치면 안되는 걸까요..?? 13 .. 2017/01/24 1,964
    644030 카스테라.. 세상 쉽게 만드는 레시피 알고 싶습니다. 3 ㅎㅎ 2017/01/24 1,724
    644029 남편의 욕설 13 우울 2017/01/24 2,903
    644028 반기문, 박지원, 김종인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는 분.. 11 아싸라비아 2017/01/24 1,003
    644027 인테리어 최근에 하신 분들~ 몰딩, 방문 색상 뭘로 하셨나요? 3 인테리어 2017/01/24 2,870
    644026 집 살때 한번만 딱 보시나요? 12 2017/01/24 2,437
    644025 풀먹인 우유 저지방 보셨나요 1 밀키 2017/01/24 658
    644024 녹두껍질채로 하는게 맛이 낫네요 1 녹두전 2017/01/24 880
    644023 남 눈 의식 많이 하시는 분 중에 3 공주? 2017/01/24 1,576
    644022 온누리상품권사용한거 연말정산에서 공제받으려면 4 연말정산 2017/01/24 3,032
    644021 결혼 후 가장 좋았던 명절.. 3 ppp 2017/01/24 1,205
    644020 강연재는 앞으로 추미애처럼 되지 않을까요? 22 타슨 2017/01/24 1,257
    644019 안예쁠수록 꾸며야할까요??? 9 사랑스러움 2017/01/24 2,796
    644018 전 직장에서 4대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면 (근로자한테는 떼고요.. 고민 2017/01/24 1,294
    644017 엄마의 마음이 너무 궁금해요, 한마디씩만 거들어주세요, 감사해요.. 13 ... 2017/01/24 2,473
    644016 노무현 바라보는 문재인.ㅠ.ㅠ 9 ㅇㅇ 2017/01/24 2,872
    644015 중 3학년 2학기 수학 어렵지 않나요 3 베리 2017/01/24 1,332
    644014 요즘 애기엄마들은 기저귀 뭐 쓰나요? 21 loveah.. 2017/01/24 1,941
    644013 은행팀장한테 넣는거랑 일반 창구직원 에게 넣는거랑? 5 저축하기 2017/01/24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