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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에 간 얘기

... 조회수 : 3,399
작성일 : 2016-12-25 11:19:26
를 읽고 보니 저에게도 비슷한 류의 얘기들이  있네요.

저희는 미국에 산지 10여 년이 되어서 그간 이런 저런 한국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었고, 다양한 유형의 삶의 방식을 접하게 되네요.
유학생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석박사과정 중인 젊은 부부들, 저희와 비슷한 또래의 가정들...

우선은 유학생들. 
 한 달에 한 번 정도 저희 집에 유학생들을 초대해 한국 음식을 나누어 먹곤 합니다. 한국 식당이 없는 곳이라서요. 
저희가 사는 도시가 작은 곳이라서 유학생들이 많지는 않아, 적게는 두세명에서 많게는 예닐곱  정도의 학생들이 와서 밥을 먹죠.
10년이 넘었으니 그간 만나고 헤어졌던 학생들의 수 만큼이나  참 많은 유형의 학생들을 보았네요. 

첫번째는, 그 아이들과의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 제 입가에 미소가 퍼지게 만드는 '예쁜 유형'의 학생들이 있지요.
학생이니까 빈손으로 와도 흉이 안된다고 거듭 말해도 꼭 음료수 몇 개라도 사가지고 오려 했던 아이들. 
이 아이들이 했던 말은 "아줌마가 힘들게 음식하셔서 초대해주시는 데 빈손으로 가면 절대 안된다고 저희 엄마가 말씀하세요."였지요.  
그 중 한 학생의 어머니는 저희 집에  품질 좋은 마른 오징어를  한 축 보내주시기도 했었고요. 
또 어떤 한 여학생은 밥을 먹고 재밌게 놀다 저희 집 현관문을 나서며 남 몰래 제 손에 10불짜리 한 장을 쥐어주며 "아줌마, 제가 급하게 오느라 빈 손으로 와서 죄송해요. 음식 준비 하시느라 돈 많이 쓰셨을텐데요..."라고 해 저희 부부를 웃음짓게 만들기도 했고요. 

두번째는 약간 저를 힘빠지게(?) 했던 몇몇 학생들.
기억나는 예로, 어느 주말에 우리가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에 볼 일이 있어 간다고 하니 남학생 두 명이 자기네도 볼 일이 있다고 해 같이 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는데, 그 학생들이 자기들이 먹은 밥값을 낼 생각을 전혀 안하는 모습을 보여 약간 얄미웠던(?) 경험. 물론 그애들이 "저희 껀 저희가 낼게요." 했더라도 "아냐, 학생이 뭔 돈이 있어. 괜찮아,우리가 같이 낼게." 했겠지만...

 그리고 한  여학생 이야기. 석사 과정 중 결혼을 해 외국인 남편과 함께 저희 집에 여러 번 왔었지요. 하루는 그 남편이 파전을 너무 맛있게 잘 먹어 몇 장 새로 만들어 큰 접시에 담아 주었지요. '내가 아끼는 접시이니 담에 올 때 꼭 챙겨오라'는 말과 함께요. 근데 결과적으로는 그 접시를 저에게 돌려주지 않고 작년에 다른 도시로 떠났네요. 그 접시가 꽤 특이하고 예뻐서 아무리 바쁘게 이삿짐을 쌌다 하더라도 '아, 이건 아줌마네 꺼네.'라는 생각을 했을텐데요. 4인용 디너 세트 중 디너용 큰 접시 하나가 없는 상태라 이제는 손님 초대시 그 세트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네요.





              

IP : 67.212.xxx.24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ㄴㄴㄴ
    '16.12.25 11:23 AM (223.62.xxx.104)

    그렇죠?
    그래서 아이 가정교육 신경써요

    원글님 좋은분이시네요

  • 2. 원글
    '16.12.25 11:28 AM (67.212.xxx.241)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이 글을 올리고 나니, 귀찮더라도 우리 아이에게 더 잔소리를 해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 3. 저는
    '16.12.25 11:28 AM (119.194.xxx.100) - 삭제된댓글

    얌체인 교포 친구가 저랑 싸웠는데 절교하자며 빌려줬던 책을 소포로 보내더라구요 근데 빌려간 제 버버리는 빼구요 ㅋ 택배붙이면서 분명 생각이 났을텐데요.

    반면 힘들게 사는 다른 교포친구는 초대에 가져올거 없으면 단무지무침이라도 들고왔었어요. 정말 사람들은 가지각색이에요.

  • 4. 천성
    '16.12.25 11:33 AM (175.223.xxx.48)

    가정교육과 천성의 합작품이겠죠.
    예쁘게 구는 애들만 초대하셨으면~^^

  • 5. 원글
    '16.12.25 11:33 AM (67.212.xxx.241)

    그렇죠?
    외국에 살다보니 각자의 삶의 모습들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아요.

  • 6. 부자
    '16.12.25 11:37 AM (116.37.xxx.157)

    마음이 부자시네요
    저도 타향살이 경험이 있는지라 그게 어려운 일임을 달 알아요.

    아이들은 잔소리라는 명녹으로 듣게되는 이런저런 얘기들
    제 경험으론....그게 삶의 지혜더라구요

  • 7. 원글
    '16.12.25 12:03 PM (67.212.xxx.241)

    마음이 부자라는 말씀 너무 듣기 좋아요.

    저희가 물질로 부자는 되지 못하겠지만,
    정말로 마음의 부자가 되도록 더욱 근신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 8. 공감백프로
    '16.12.25 9:08 PM (121.130.xxx.148)

    가정교육!
    이거 너무너무 중요해요. 한두번은 몰라도 진심으로 사랑하고사랑받을수있는 예절 매너 꼭 가르쳐야해요. 손님 십년 받아보니 님한테 공감 백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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